동산-동산-동산-사과나무가 가득찬 동산.

      트와일라잇과 스파이크는 산을 끼고 끝도없이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걷고 또 걸었다. 초여름의 따끈한 태양이 둘의 몸을 기분 좋게 달구고 있었다. 스파이크는 개구리를 요리할 때는 센불로 물을 끓이면 냄비를 박차고 도망가기 때문에 약한불로 살살 끓여줍니다 같은 기분이었다.

      포니빌 대지주인 애플 패밀리의 토지 규모는 산맥을 이룰 정도다. 농담입니다.

      그래도 얼마나 크고 넓을지 금방 이해가 될 것이다. 동생 데리고 친구네 집에 놀러갈 뿐인데도 트와일라잇은 천축을 찾아 떠나는 삼장법사를 태운 백마가 된 기분이었다.

      저 멀리 길이 한 차례 굽이치는 언덕이 보이고, 그 위에 걸린 거대한 사과가 둘의 시야에 들어왔다.

      "아, 애플네 집이다."

      그 거대한 사과는 애플잭과 그 가족들이 오순도순 살아가는 붉은 집의 꼭대기에 장식된 풍향계였던 것이다.

      "그러네. 이제 한 삼십분만 더 걸어가면 되려나......"

      말을 하는 와중에 사과는 완전한 모습을 드러냈고, 그 왼쪽으로 당근이 슬며시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포니의 걸음걸이로 한참을 더 걷자 이제 하얗게 페인트칠을 한 울타리가 보였다. 이쯤이면 소개를 하기 딱 좋은 시점인 것 같다.

      한복판에 보이는 사과같은 붉은 색으로 페인트칠을 한 나무집이 바로 애플 패밀리의 스윗홈. 대문이 있는 쪽이 농기구와 각종 짐을 쌓아놓는 공방이자 창고고, 그 정면에는 손님용 객실이자 외양간이나 돼지 축사로도 쓰이는 작은 집들이 자리잡고 있다. 떡잎식물류를 기르는 밭이 잘 경작된 채 오른편을 장식하고 있었고, 그 뒤로 보이는 것은 다시 끝도 없이 이어지는 사과밭과 사과밭으로 뒤덮힌 동산들이었다.

      "언제 봐도 참 끝이 없어."

      "일일이 챙겨주지 않아도 나무가 알아서 건강한 열매를 맺어주니 망정이지."

      스윗홈의 왼편으로는 농작물들을 따로 보관하는 창고가 보였는데, 아까 본 당근장식은 이 창고의 굴뚝장식이었나 보다.

      창고 주위에는 창고로 들어갈 당근과 홍당무를 기르는 밭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휑댕그레한 밭은 눈에도 들어오지 않을 법했다.

      "와아! 옥수수를 심고 있네?"

      애플잭의 농장 입구부터 이렇게 키 큰 옥수수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으니 말이다.

      아무래도 토양조건을 맞추는 것인지 집 뒤편으로는 주로 당근이나 상추처럼 쌍떡잎식물을 기르는 밭을 배치하고, 앞쪽으로는 옥수수밭을 배치해 놓은 모습이 무척 본격적이었다. 그리고 문제의 옥수수밭에는, 애플잭과 빅 매킨토시가 어느 정도 자란 옥수수들을 어디선가 옮겨와서 본격적으로 심고 있었다.

      사과 사업에 관해서는 가주이신 스미스 할머니가 젊은 시절 직접 개량한 사과를 아무렇게나 방치해 뒀다가 익으면 딸 뿐인 애플 가족들이지만, 그렇다고 애플잭이 한가한 것은 결코 아닌 것이다.

      "아, 스파이크 왔나! 트왈라 간마이네!"

      예쁘게 장식된 대문을 지나는 트와이크 남매를 알아보고 애플잭이 먼저 아는척을 해 왔다. 활기찬 사투리가 긔욤터진다 하앙<3

      "그러게. 요새 바쁜가 봐?"

      "맞다. 옥시시 파종 시즌였어서. 옥시시는 추위를 마이 타 가, 한이불 덮고 같이 자면서 키운다 아이가."

      <[*]> ..  <[*]>

      트와이크가 애플잭의 개드립에 더러운 시선을 던졌다. 하지만 애플잭은 당황하지도 않고 쿨하게 지껄여나갔다.

      "농담이데이. 아무튼 이제 날도 따신끼네 여따 심어노코 수확때까지 기르는기라. 전문용어로 아주심기라고 한다. 이땜에 바빠서 느그들이랑 놀도 못했다 아이가."

      "전문용어도 있어?"

      "유니콘만 마법의 말이 있는 게 아이다. 어스포니만 아는 기제."

      "이-엽."

      묵묵히 일하던 빅 맥킨토시가 푸르륵 웃으며 동의했다. 미스터 스마티팬츠의 원수... 트와일라잇은 당장 덤벼들고 싶었지만 지금 급한 건 그게 아니었다.

      트와일라잇은 스파이크에게 눈짓을 해서 노트와 펜을 건네받으며 탐문을 시작했다.

      "안 그래도 어스포니만 아는 일 때문에 찾아왔어."

      "우리만 아는 일? 그게 뭔데?"

      애플잭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트와일라잇이 판단하기에 애플잭이 무슨 얘기냐며 부정하지 않는 걸 보아 대답해줄 가능성이 높았다.

      게다가 어떤 거 말이냐며 되묻지도 않는 것으로 보아 생각보다 어스포니의 비밀이 그리 많지는 않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아니면 애플잭이 그만큼 통신보안을 잘 받았든지...... 

      "요새 마을이 포투리수 패왕전 이야기로 시끌시끌하거든."

      "헉! 니가 그걸 우예 아노!"

      그럴 린 없나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