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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무적카레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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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_26041
    작성자 : 정무적카레
    추천 : 1
    조회수 : 342
    IP : 114.246.***.209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7/04/05 00:13:55
    http://todayhumor.com/?love_26041 모바일
    다시 두근거리고 싶다
    저는 굉장히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랐어요

    그래서 그런지 중학교때까지는 여자한테 관심이 없다싶이 하고
    어렸을 때 부터 운동을 굉장히 좋아해서 운동부에서 남자애들이랑만 운동만했습니다

    중2때는 ㄱㅂ고등학교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적도 있었지만
    할아버지는 저희집안을 학자집안으로 만들고 싶다며 예체능 계열로 빠지는 것을 싫어하셨고
    저는 결국 대학을 목적으로 하는 특목고로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원래 꿈을 잃은 상실감 때문이었을까요
    이전에는 여자에 관심도 없었던 저는 
    입학하자마자 한 여자아이와 썸을 타게됩니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죠. 정말 강렬했습니다.
    그 아이만 쳐다봐도 너무 행복했고
    혹시라도 가까이 붙어서 얘기라도 할라면 심장이 폭발할듯 뛰었습니다.

    한 번은 같은 반 아이들이 모두 뛰쳐나가 급식판 쟁탈전을 버릴 때 교실이 빌때는 노려
    같이 남아서 따로 얘기를 하기로했습니다.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아마 썸을 탄지 10일만에 처음으로 해보는 소소한 교실 데이트 였을 겁니다.
    둘 다 집안이 엄해서 주말에 따로 만날 엄두를 내지 못한나머지 저희가 찾은 방법이었죠.

    그때 난생 처음으로 여자와 작은 공간에 같이 있게된 것 같네요.
    그아이와 문자도 잘 주고 받고 장난도 잘 쳤었지만, 첫 데이트라는 생각에 너무 긴장하고 기뻤던 탓일까요
    머리가 굉장히 어지럽고, 얼굴이 굉장히 뜨겁고 빨개지고, 귀에서는 삐-소리가 계속 들렸습니다.
    그 아이의 얼굴도 저와 마찬가지로 굉장히 빨가졌고 둘은 서로를 마주보지도 못한채 계속 실실 거리면서 웃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그 아이가 제 무릎위에 있던 손위에 자기 손을 어색하게 얹어 놓았습니다.
    아마도 그 아이는 손을 잡고 싶었지만 어색하고 경직된 제 모습에 손을 잡을 수 없자 그렇게라도 잡고 싶었나 봅니다

    심장이 더 빨리 뛰기 시작했습니다. 
    손에 닿은 부위가 굉장히 찌릿찌릿했습니다.
    분명 전정기는 아닌데, 처음 느껴보는 느낌 좋은 찌릿함에 더욱 당황하자 얼굴이 더 뜨거워 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찌 할 줄 모르다, 에라 모르겠다
    이윽고 제가 용기를 내서 그 아이의 손을 잡고 깍지를 꼈는데,
    키는 160을 갓 넘고 굉장히 호리호리한 작은 체구의 아이의 말랐지만 또 길쭉하고 신생아 같이 부드럽던 손길
    부들부들한 수란의 촉감
    처음에는 좀 당황하듯 하더니 이윽고 저를 바라보면서 
    평소 컴플렉스였던 치아교정기를 보이지 않으려고 입을 꽉 다물며 어색하지만 수줍게 웃던 그 눈짓
    저는 아직도 그 때 그 설렘을 기억하고있고,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나중에 그 아이가 말해주더라구요, 
    그 때 제 심장소리가 너무 빨리서 반 애들이 벌써 먹고 교실돌아오는 발소리인 줄 알았다고(반농담)

    하지만 그 뒤로 저의 바보같은 잘못으로 인해 3개월을 채 넘기지 못하고 끝이 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부드럽고 착하던 아이가 어떻게 저에게 그렇게 짜릿하고 자극적인 경험을 줄 수 있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너무 신기하네요.

    그 뒤로 학업에 매진하고 대학을 와서는 부모님의 간섭이 거의 없다시피 했고
    항상 친구들에게 혼전순결론을 주장하고, 원나잇을 죄악시하며, 그런 저에게 너는 40살 까지 연애를 못 할 거란 말을 들었던 저도
    많은 생각이 바뀌었고
    감사하고 운 좋게도 4년 동안여러 여자들을 만나볼 수 있게 되었고 3명의 여성과 진지한 연애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 그 아이가 저에게 준 엄청난 느낌 때문일까요.
    그 이후에는 좋아하는 감정은 있어도, 두근 거리는 느낌을 느낀 적이 없었습니다

    그 때 그 봄꽃같던 추억이 가끔 생각나도, 그 사람은 잊고 산지 오래인데
    언젠가는 새로운 두근대는 설렘을 꼭 느끼고 싶습니다.



    정무적카레의 꼬릿말입니다
    행복해지고 싶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7/04/05 08:41:45  203.100.***.37  서은광여친  564499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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