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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9151
    작성자 : 초왕사자
    추천 : 19
    조회수 : 1363
    IP : 115.93.***.242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6/07/11 16:02:52
    http://todayhumor.com/?panic_89151 모바일
    [단편]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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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매

     
     
     
     
    요즘 신종 열매가 열풍이다.

    물컹한 껍질에 속에 단단한 씨앗 같은 막이 있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과육이 대박이다.
    물컹한 식감과 과즙이 뚝뚝 떨어지는 게 어휴, 지금도 침이 막 고인다.

    아마도 딱딱한 씨앗 같은 층이 그 안의 과육을 신선하게 보관하는 역할을 하나보다.

     
     
    근데 이게 더 대박인건 어느 순간 발견됐고,
    황당하게도 도심에서 자란다는 것이다.

    길에서도 자라고, 산에도 드문드문 자라지만.

    주로 집안에서 갑자기 자라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열매에 맛을 들인 사람들은
    열매를 얻기 위해 남의 집을 몰래 들어가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염치없는 사람들."

    아무리 열매가 맛있긴 해도, 어떻게 남의 집에 들어갈 생각을 하지?
    난 지금도 열매를 얻기 위해 몰래몰래 다른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골목이나,
    산지를 찾고 있다.

    나처럼 조금만 발품 팔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데 말이지.

     
    심한경우 사람들끼리 열매 하나를 놓고 싸우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말세야."

    혼잣말을 하던 내 앞에 드디어 찾아 헤매던 열매를 발견했다.
    작은 열매 하나와 큰 열매 하나가 나를 군침 돌게 했다.

    일단 주변에 다른 사람이 없는지 둘러보곤 곧바로 큰 열매를 뽑아들었다.
    줄기까지 뽑혀 나와 수액이 땅에 떨어진다.

    요즘은 열매뿐 아니라 줄기에도 맛을 들인 참이다.

    큰 열매 줄기를 입에 물자 향긋한 수액의 향기와 촉촉한 줄기가
    입에 들어온다.
     

    "아~항~. "

    콧소리가 절로 날만큼 짜릿한 맛이다.
    줄기의 맛을 모르는 다른 사람들이 불쌍하게 여겨졌다.
     
     

    큰 열매를 맛보는 동안 작은 열매가 안보였다.
     
    사실 큰 열매보단 작은 열매가 덜 딱딱하고 훨씬 맛있는 편이라.
    아껴 두었던 건데…….

    손에 들고 있던 열매 줄기를 팽개치고, 작은 열매부터 찾아보았다.
     
     
     
     
     
    뒤를 돌아본 순간.

    또 다른 큰 열매가, 작은 열매를 줄기로 얽고 있었다.

    빼앗길세라 얼른 작은 열매를 따기 위해 손을 뻗는 순간.
    큰 열매의 가지에 난 긴 가시가 내 몸을 파고든다.

    "어라?"

    이 열매에게 가시가 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움찔하는 동안 가시는 곧 내 머리를 파고든다.
     
     
     
     
     
     
    반쯤 흘러내린 안구의 틈을 통해 머리에 가시가 박힌다.

    오래된 신문 조각이 바람에 날려 흐릿해지는 시야를 덮었다.
    빛바래 하얗게 변색된 신문의 헤드라인은 이렇게 적혀 있었다.
     
     
     
     
     

    '좀비 바이러스 발견!'

    초왕사자의 꼬릿말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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