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나는 선천적으로 160대의 훤칠한 키에, 그에 못지않은 70대의 슬림한 체형과, 머리는 조금 큰 편으로 갭을 유발하는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로서</div> <div><br></div> <div>이곳에 대부분 상주하는 오징어와는 다르게 연애경험이 제법 있는 편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런 나에게도 12월은 이상하리만치 잔혹한 계절이다.</div> <div><br></div> <div>이유는 크리스마스 때문인데,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기 보다는 예상치 못한 일이 자주 일어나는 편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1.</div> <div><br></div> <div>대학교에 처음 와서 겪는 크리스마스는 그 누구보다도 설레던 계절이다.</div> <div><br></div> <div>젊은이들 사이에선 '썸'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던데, 그때의 내가 그랬다.</div> <div><br></div> <div>동기였던 여자아이와 매일 만나서 이야기하고, 술도 자주 마시고, 이런저런 에피소드로 당장 결혼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사이였다.</div> <div><br></div> <div>그렇게 내가 손주 이름을 고민하고 있을 즈음 크리스마스가 점점 다가오고, 나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맞춰 이벤트를 준비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다니던 알바에 차질이 생겨, 크리스마스 이브에 땜빵을 서야 했다. 나 역시 시간이 맞지 않다고 이야기했지만 당장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사장의 얼굴을 마주하고 나니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다.</div> <div><br></div> <div>그렇게 만나자던 약속을 크리스마스 당일로 미루고, 당장 내일 있을 이벤트에 대한 생각으로 뇌내망상을 풀가동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크리스마스 당일, 그녀는 어제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만날 수 없다고 연락이 왔다.</div> <div><br></div> <div>아무래도 내가 부담스러워 일부러 거짓말을 했던 것 같다.</div> <div><br></div> <div><br></div> <div>2.</div> <div><br></div> <div>그 다음 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입대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3.</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1년 후 일병 시절. 100일휴가 이후 한번도 외출을 하지 못했던 터라 매우 신경을 날카로웠지만, 운이 좋게도 크리스마스 이브에 휴가를 나갈 수 있었고, 입</span><span style="font-size:9pt;">대 전까지 친하게 지내던 여자 선배와 약속을 잡을 수 있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이야기를 들어보니 자신도 남자친구와 헤어진지 얼마 안되었다는 이야기에 또 다시 좋은 예감이 들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크리스마스 이브, 밤 10시에 홍대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아놓고, 밤 8시부터 도착하여 심신을 가다듬었다.</div> <div><br></div> <div>그렇게 나는 다음 날 5시 40분 첫차가 올 때 까지 와우 신종족을 플레이했다.</div> <div><br></div> <div>소문에 의하면 남친과 재결합을 했다곤 하는데, 아마도 근거없는 헛소문이리라 생각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4.</div> <div><br></div> <div>전역 후 알바를 하던 곳에서 우연치않게 만남이 찾아왔다. 매우 귀여운 알바 후임이 들어왔기 때문인데, 때마침 찾아온 크리스마스 시즌이기도 하고 나 역시 갓 전역한 민간인 신분이었기에 의욕이 샘솟았다.</div> <div><br></div> <div>그 동생은 표정연기를 매우 잘했는데, 나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최대한 피하려는지 나를 볼 때 마다 표정이 매우 좋지 않았다.</div> <div><br></div> <div>나 역시 그 표정에 깜빡 속아넘어갈 뻔 했으나, 명석한 두뇌로 그것이 연기라는 것을 파악하고 나를 좋아한다는 것을 눈치챘다는 것을 모른척하기 위해 일부러 거리를 두었다.</div> <div><br></div> <div>대망의 크리스마스 이브. 기다린다는 메세지를 보내놓고 그녀가 올 때 까지 기다렸다.</div> <div><br></div> <div>나는 또다시 크리스마스 아침바람을 맞으며 집에 들어와야 했다.</div> <div><br></div> <div>그 다음 주, 출근했더니 그녀는 온데간데 없었다. 사장에게 물어보니 어제부로 못다니겠다고 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연기를 잘했던 그녀는 그렇게 연기처럼 사라졌다.</div> <div><br></div> <div><br></div> <div>5.</div> <div><br></div> <div>그 다다음 해, CC로 만나던 여자친구와 크게 싸움이 났다. 학비 따위 등으로 아르바이트로 정신이 없었기에 잘 챙겨주지 못했고, 나는 싸움에도 슬슬 지쳐갔다.</div> <div><br></div> <div>결국 크리스마스 당일 날도 만나서 크게 싸우고, 그대로 헤어졌다.</div> <div><br></div> <div>물론 그녀쪽에서 먼저 바람을 피웠던지라 크게 미련도 없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녀를 험담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지라 그냥 조용히 묻어가려 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한달 뒤, 나는 외로운 여자친구를 방치하여 다른 사람에게 눈이 돌아갈 수 밖에 없었으며 신경조차 쓰지 않는 쓰레기가 되어 아싸 딱지를 받고 동기 여자애들이 모두 졸업 할 때 까지 휴학을 할 수 밖에 없었다.</div> <div><br></div> <div>아무래도 내가 학교생활과 알바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어보였던 것을 배려해준게 아닌가 싶다.</div> <div><br></div> <div><font size="1"><strike>씨발....</strike></font></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지금에 와서 크리스마스에 드는 생각은,</div> <div><br></div> <div>그저 무사히 지나가길 기도 할 뿐이다.</div>
<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12/1387354376Xy3fnx6zrB3f.png" alt="1387354376Xy3fnx6zrB3f.png"><img_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09/1380201973iNoQFyNMmL84JOuj8aCixuzaVD8S.jpg" alt="1380201973iNoQFyNMmL84JOuj8aCixuzaVD8S.j"><img_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10/b848133e9db96a2a1e73deb86e22f34c.jpg" alt="b848133e9db96a2a1e73deb86e22f34c.jpg"><img_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10/1380691942LlDg3HJHmdZoBm21R.jpg" alt="1380691942LlDg3HJHmdZoBm21R.jpg"><img_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10/1381814714kJf353eJr8Pohft.png" alt="1381814714kJf353eJr8Pohft.png"><img_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10/1383123862222.jpg" alt="1383123862222.jpg"><img_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11/1383296299157.png" alt="1383296299157.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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