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나는 태권도 선수 출신이다.</div> <div><br></div> <div>운동은 좋아하시는 아버지 덕분에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태권도 도장에 다녔고</div> <div><br></div> <div>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태권도 선수를 했다.</div> <div><br></div> <div>덕분에 12년 동안 태권도를 연마를 하고 지금은 그 경력을 바탕으로</div> <div><br></div> <div>남자 간호사를 하고 있다....</div> <div><br></div> <div>때는 십여년 전....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이다.</div> <div><br></div> <div>여느때처럼 학교에 등교를 했는데 체육선생님이 함께 운동을 하던 친구 몇놈과 선배 몇명을 부르더니</div> <div><br></div> <div>"이번에 우리 시에서 고등학교 머시기 축제를 열기로 했다. 그리고 각 학교마다 장기자랑을 하기로 했는데</div> <div><br></div> <div>우리 학교는 태권도 시범을 하기로 했다. 너그들 다들 잘할 수 있제? 너그만 믿는다~ 아직 연습할 시간 많으니까</div> <div><br></div> <div>너그 담임한테 이야기 해서 시간 빼 줄테니 축제 준비해라!"</div> <div><br></div> <div>이렇게 이야길 하셨다.</div> <div><br></div> <div>음.......태권도 시범이라....뭐 할게 있나??</div> <div><br></div> <div>역시 태권도의 꽃이라 하면 화려한 발차기로 송판을 파바박!! </div> <div><br></div> <div>바로 벽파!!!였다~</div> <div><br></div> <div>발차기야 늘상 하던 것이고 송판이란 것이 발로 툭 치기만 해도 박살이 나는 것이었기 때문에</div> <div><br></div> <div>우리는 어떤 발차기를 간지나가 할 것인지 서로 상의를 했다.</div> <div><br></div> <div>날쌘돌이 친구는 540도 회전 발차기를</div> <div><br></div> <div>점프력이 좋은 선배는 달려와서 덤블링을 하며 어깨에 올라탄 놈이 들고 있는 송판을 날려버리고~</div> <div><br></div> <div>자세가 좋은 선배와 친구는 품세 시범을 보이는 것이고~</div> <div><br></div> <div>당시 186에 85킬로가 나가는 나는 여러장의 송판을 대고 주먹으로 송판을 박살내고~</div> <div><br></div> <div>발차기를 잘하는 친구놈은 사방에서 송판을 들고 있으면 마치 액션배우 마냥 사방의 송판을 격파하는 것이었다~</div> <div><br></div> <div>말로만 계획을 다 짜고~</div> <div><br></div> <div>열심히 공부를 하는것이 학생의 본문이었건만.....</div> <div><br></div> <div>모범생도 아니고 운동만 하던 우리로써는 수업시간을 빼준다는 것 자체가 꿀이었다~ ㅎㅎㅎ</div> <div><br></div> <div>해서 수업시간에 빠져나온 우리는 학교 체육관 뒤에 매트를 깔아놓고 대애충 발차기 몇번 품세 몇번 하고는...</div> <div><br></div> <div>걍 잤다..........;;;</div> <div><br></div> <div>모든것을 우리 스스로 하도록 일임을 해놓으신 체육 선생님도 그닥 우리에게 신경을 써주는 눈치는 아니었고....</div> <div><br></div> <div>무튼 축제 당일까지 탱자탱자 놀고만 있던 우리는 한가지를 까먹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바로.......</div> <div><br></div> <div>송판!!!</div> <div><br></div> <div>질 좋은 송판을 구입해야 되는데 모두들 신경도 안쓰고 있었기에 한놈에게 알아서 송판을 구입해오라고 한뒤</div> <div><br></div> <div>축제 당일!!!</div> <div><br></div> <div>이 미친놈한테 시키는 것이 아니었는데.........</div> <div><br></div> <div>이 미친놈은 격파용 송판을 구해온 것이 아니라</div> <div><br></div> <div>제재소에 가서 방금 구운 따끈따끈하고 촉촉한 소나무를 썰어서 온 것이었다........</div> <div><br></div> <div>송판이란 것이 바짝 마르고 결대로 만들어 놓은 것이라서 손으로 살짝 구부리기만 해도 팍! 소리를 내며 부러져야 하는데...</div> <div><br></div> <div>아직 마르지도 않은 송판은......정말 굵은 소나무를 잘라 온 것이었다...</div> <div><br></div> <div>게다가 중간중간 옹이까지 박혀있어 박살내는 것은 꿈도 못꿀뿐더러.....</div> <div><br></div> <div>더 우리를 경악하게 만든것은.......이 미친놈이 송판을 사서 어디에 잘 보관한게 아니라 그냥 창고 밖에다가 내놨고</div> <div><br></div> <div>축제 전날 비까지 내려 수분을 듬뿜 머금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무겁고 옹이가 박히고 물까지 머금고..격파용 송판도 아니라서 단면이 그냥 톱으로 썰어온 것마냥 사포같았다....</div> <div><br></div> <div>갯수도 넉넉하지 않아서 연습조차 불가했다...</div> <div><br></div> <div>이 사태를 수습은 이미 불가....축제 당일 축제 장소에서 송판을 봤으니......</div> <div><br></div> <div>저 멀리서 체육 선생님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너희만 믿고 있다고.....잘하라고.......학교 망신 시키면 뒤진다고......</div> <div><br></div> <div>하아......누구의 잘못이라 할 수 있겠는가.......우리가 신경을 안쓴 것인데....</div> <div><br></div> <div>우리 차례가 되고.......되기도 전에 우리는 망했다는 생각과 예상보다 축제 규모가 커서 우리 시의 전 학교 말고도 다른 시의</div> <div><br></div> <div>학생들이 바글바글 했기에 이미 땀에 흠뻑 젖어있었다.......</div> <div><br></div> <div>우리의 차례가 되고.......</div> <div><br></div> <div>먼저 540도의 주인공이 관객들을 휘어잡기 위해 나갔다!!</div> <div><br></div> <div>새하얀 태권도복을 입고 우렁찬 기합을 똭!!! 지르자~</div> <div><br></div> <div>엄청난 호응이었다. 대충 나와서 안무만 하다가 들어간 놈들....노래한곡 대충 부르고 간 학교...</div> <div><br></div> <div>지루하던 찰나에 화끈한 격파시범이 나온 것이었다!!</div> <div><br></div> <div>풋풋한 여고생들의 환호에 우리의 마음은 더욱 찌질해져가며....</div> <div><br></div> <div>일단 어쩌겠는가~ 이미 싸질러 놓은 오줌인걸....</div> <div><br></div> <div>친구놈은 멋지게 휙휙휙 돌아서 송팍에 발차기를 내리 꽂았다!!</div> <div><br></div> <div>휙휙휙~~휘리릭 팍!!!</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어라...........송판이 멀쩡하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우우우우우~~야유가 쏟아지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발차기를 한놈은 송판을 잡고 있는 놈에게 찡긋~ 했다 ㅎㅎㅎ</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다시 할테니 안부러지면 부탁한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원래 격파라는게 송판이 정확히 맞지 않아도 송판을 잡고 있는 사람이 손으로 부러뜨리는 경우가 많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리하여 다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휙휙휙~~휘리릭 팍!!! </div> <div><br></div> <div>역시 새로 썰어온 따끈한 놈이라 그런지 멀쩡하다...</div> <div><br></div> <div>그래서 잡고 있는 놈이 송판을 손으로 부러뜨리려 송판을 꺽었는데!!!</div> <div><br></div> <div>이 송판으로는 활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div> <div><br></div> <div>살짝 구부렸는데 안부러지자 이놈은 힘을 다해서 송판을 꺾었고.........</div> <div><br></div> <div>물먹은 송판은 C 자 모양으로 구부러졌다가</div> <div><br></div> <div>마치 형상기억합금이라도 되는 것마냥......원래의 모양을 되찾았다.</div> <div><br></div> <div>ㅠㅠ</div> <div><br></div> <div>좀전의 그 환호는 온데간데 없고.......야유와 웃음만이 끊이지 않았다....</div> <div><br></div> <div>발차기는 이미 한참전에 끝났건만......</div> <div><br></div> <div>쏘닉붐마냥 발차기는 이미 지나갔지만 송판은 한참뒤에 구부러졌다;;;;</div> <div><br></div> <div>근처에서는 체육선생님의 이글거리는 눈동자와 어찌할줄 모르겠다는 얼굴로 우릴 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왜 부끄러움은 나의 몫인가라는 표정으로....</div> <div><br></div> <div>결국은 손으로 송판을 구부려 부러뜨리고 고개숙인 1번 주자가 들어왔다...</div> <div><br></div> <div>우리는 다같이 모여 이 미친놈에게 욕설을 퍼부었다.....</div> <div><br></div> <div>액션 배우처럼 송판을 격파하기로 한놈도 멋지게 발차기를 했지만</div> <div><br></div> <div>액션은 송판이 헐리우드액션만을 펼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모두 멘붕이 와버렸다...</div> <div><br></div> <div>멋진 품세를 하기로 한 두사람도 멘붕이 와버려 중간에 머리가 백지 상태가 되어 멍하니 서 있다가 욕만 먹다가 들어오고...</div> <div><br></div> <div>어느센가 우리 근처에는 체육선생님마져 보이지 않았다.....</div> <div><br></div> <div>그 부끄러움의 현장에는 우리만 덩그러니 남아 관객들에게 웃음꽃을 피워주고...</div> <div><br></div> <div>드디어 마지막인 나의 차례가 돌아왔다....</div> <div><br></div> <div>6~7장을 겹친 송판을 주먹으로 박살을 내는 것이 나의 역할이었지만</div> <div><br></div> <div>힘좋은 고삐리가 꺾어도 잘 부러지지 않는 송판......과연 내가 할 수 있을 것인가.....</div> <div><br></div> <div>공연팀의 격려와 응원속에 무대로 나갔다....</div> <div><br></div> <div>친구놈이 두꺼운 송판을 겹쳐서 들고 날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봤다.....</div> <div><br></div> <div>이 쒜리야 불안한건 나야..........ㅠㅠ</div> <div><br></div> <div>으랴아아아압!!!!</div> <div><br></div> <div>자세를 잡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div> <div><br></div> <div>보통 두꺼운 격파는 바닥에 내려놓고 주먹으로 내려치지만</div> <div><br></div> <div>우린 겨우....송판이기에 주먹으로 들고 있는 것을 때려 박살을 내는 컨셉이었기에....</div> <div><br></div> <div>송판은 나의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아무리 송판을 뚫이지게 쳐다본들 자신감이 생기지 않았다..</div> <div><br></div> <div>저건 송판이 아니라 마치 도마 같았다....</div> <div><br></div> <div>도끼로 내리쳐도 쪼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div> <div><br></div> <div>그래....일단 가자!!!</div> <div><br></div> <div>이야아아아압!!!!</div> <div><br></div> <div>달려가서 송판에 조먹을 내리 꽂고</div> <div><br></div> <div>팍!!!!</div> <div><br></div> <div>끝!!!!</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 아니었다.</div> <div><br></div> <div>송판은 멀쩡하다.</div> <div><br></div> <div>아프다.........내손이 너무나 아프다. </div> <div><br></div> <div>난 아픈데...................</div> <div><br></div> <div>난 마이 아픈데................</div> <div><br></div> <div>관객들은 다시 웃음꽃이 피었다.......</div> <div><br></div> <div>대충 만져보니 부러지진 않은 것 같다......</div> <div><br></div> <div>이런 미친.........이대로 내려갈 순 없다!!!</div> <div><br></div> <div>그래도 내가 마지막인데 ㅠㅠ</div> <div><br></div> <div>송판을 들고있는 친구에게 머리 위도 송판을 잡도록 지시했다.</div> <div><br></div> <div>만화책에서 필살기를 쓰면 손이 버티지 못하듯이.......나의 손도 그지경이 됐다....</div> <div><br></div> <div>방법은 이것 뿐이다!!</div> <div><br></div> <div>당수!!!</div> <div><br></div> <div>당수치기로 저 송판을 잘라내듯 박살내겠어!!!</div> <div><br></div> <div>이제 아픈것도 잊었다.</div> <div><br></div> <div>오로지 저 송판을 박살내는 것만이 머리에 들어있다.</div> <div><br></div> <div>이야야야압!!!!</div> <div><br></div> <div>팍!!!!!</div> <div><br></div> <div>우와아아아아!!!!</div> <div><br></div> <div>송판은 박살 났다!!</div> <div><br></div> <div>다행이다.</div> <div><br></div> <div>따끈하다.</div> <div><br></div> <div>눈에서 땀이 난다.</div> <div><br></div> <div>팔에선 피가 난다.</div> <div><br></div> <div>손이 찢어졌다.</div> <div><br></div> <div>새하얀 도복이 젖어온다.</div> <div><br></div> <div>내 눈도 젖어온다.</div> <div><br></div> <div>관객들이 알아차리기 전에 인사를 하고 후다닥 들어왔다.</div> <div><br></div> <div>내 오른손은 만신창이었다.</div> <div><br></div> <div>주먹을 바라봤다.</div> <div><br></div> <div>도라에몽이다.</div> <div><br></div> <div>팔뚝을 바라봤다.</div> <div><br></div> <div>찢어져 피가 멈추지 않는다.</div> <div><br></div> <div>피흘리는 도라에몽의 손을 가지고 집으로 도망치듯 축제장을 빠져나와 집으로 갔다....</div> <div><br></div> <div>끝...................</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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