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일단 철학게에서 놀다가 어떤 게시글을 작성 중에 이게 약간 그냥 철학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학적인 고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여기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일단 제곧내로 "한반도가 패권국(인류 역사 대부분에서 패권국은 제국이었지요. 미국이나 기타 등등의 예외를 제외하고)의 변방으로 기능했던 때가 있나요?"
 이 질문이 왜 나왔냐고 하면 요즘 꽤나 재밌게 읽고 있는 책 중에서 제국의 탄생(war, peace, and war)이라는 책이 있는데 그 책에서 이야기하는 가설은 쉽게 말해서 '모든 제국은 변방에서 시작되었다.'입니다.
 단순히 경험론적으로 어떤 강대한 패권국이 몰락했을 때 일정한 혼란기가 지나고 새로운 패권국이 등장하잖습니까? 그런데 그 신흥국의 지리학적 위치는 언제나 이전 제국의 변방이었다는 거죠. 이전 제국의 변방에서(보통 문명의 충돌 지역)에서 외적의 침략이나 제국 중심으로부터의 착취라는 강한 압력을 받은 민족만이 강력한 협동심과 동질 의식을 가지고 새로운 제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주장인데요.
 이 가설을 기존의 역사적 팩트들과 결합해보면 분명 설득력 있게 느껴집니다. 특히 로마 이후 서양쪽 역사는 거의 완벽하게 들어맞더군요.

 그런데 제가 이걸 동양사로, 특히 우리나라 국사로 연결해보면 매끄럽지 못하게 느껴집니다.
 패권국으로서의 중국 제국들과 그 외의 변방들의 관계는 대충 들어맞는다고 해도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우선 고구려 시대를 제외하고는 제국이었던적이 없으니까 패스한다고 해도, 패권국의 변방으로 기능한 적이 있었나요?
 대표적으로 조선이라는 국가를 분명 우리나라는 중국의 조공을 바치는 변방이라고 봐야하는데, 명나라가 붕괴할 때에 신흥국으로 나타난 국가는 오히려 또다른 변방인 일본과 아예 제국 너머의 만주족이었잖습니까?
 이게 제가 단순하게 국가간 권력구조를 제국과 변방으로 이원화해서 생기는 문제인지 검토받고 싶습니다. 조선을 비롯한 우리 한반도의 국가들을 제국의 중심지와 변경 사이에 존재하는 중간적인 국가로 생각해야하나요? 아니면 문명의 충돌 지역에서의 변방 국가로 봐야하나요?
 조선이야 대충 정보도 많고 아는 배경지식도 좀 있으니까 저 혼자 검토해 볼수라도 있지만 조선 이전의 고려, 발해, 신라, 고조선 같은 국가들은 뭣도 몰라서요ㅠㅠ

좋은 대답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