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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많이 창피합니다. 이런 글에서 제 성적과 입시 결과 같은 사생활 정보를 공개한다는 것이요.
익명으로 글을 작성할까도 많이 고민했지만, 진실성이 느껴지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원래 쓰던 오유 닉네임으로 글 올립니다.
실은 그 동안 이런 글을 꼭 써야하는지 순간 의문이 들었지만 저도 논술 공부를 할 때에 선배들이 썼던 자세한 후기가 큰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후기를 씁니다.
올해이든 내년이든 어떤 후배님이 이 글을 봐서 도움이 되면 참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여기서 제 소개를 하자면, 저는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12학번 신입생입니다.
입시에 관한 프라이버시들을 더 공개하자면......(벌써 모두 가물가물하네요.)
수능 성적은 언어 1등급, 수리 4등급, 외국어 4등급, 사탐 1등급으로 평균 2.5등급이었고
내신은 4.8등급이었습니다.
(내신과 수능성적의 차이는 저희 지역이 비평준화 고등학교이기 때문입니다.)
경쟁율은 1:128이었고, 수능 성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우선선발이 아니라 일반선발이었습니다.
제 기억에는 일반선발의 논술 성적과 내신 성적간의 비중이 5:5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학교 내 수시를 쓴 학생 중에서는 제일 성공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뭐, 비평준화 고등학교이기 때문에 수시를 거의 기대하지 않는 학교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모교에 가보니 후배들이 미라클이라는 별명으로 절 부르더군요.
논술 학원은 한번도 다닌 적이 없고,(정확히 말하면 고등학교 이후로는 학원 자체를 다닌적이 없습니다.)
고3때 2주일에 한 번씩 방과후수업을 들은 것이 유일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수시에서 잿팟이 터진 케이스라고 말하고 저도 한때 그렇게 느꼈습니다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글쎄요.
만약 저랑 똑같은 성적을 가진 친구가 방과후 수업만 듣고 논술 시험을 봐서 대학을 가겠다고 말한다면 저는 말리고 싶습니다.
물론 지금 논술로 뽑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논술을 아예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논술을 약간은 준비를 해야겠지만 그래도 중심은 수능 공부에 맞춰서 열심히 하는 것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제 고3이 되어서 논술을 부랴부랴 시작한 친구라면요.
만약 아직 고등학교 1,2학년이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고 기초부터 닦아가면 되겠지만 3학년부터 하기에는 많이 늦습니다.
서울에 올라와보니 강남의 몇몇 학원들에서는 수능 끝나고 빡세게 논술 준비하면 연고대도 척척 붙여준다는 곳이 있던데 진짜 그게 가능한지는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 정도는 해줘야 할 눈 돌아갈 가격이기는 했습니다만.
일단 원래 이렇게 말하는건 약간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어느 정도 국어에는 기본이 되어있었습니다.
원래 독서는 취미로 갖고 있었는데, 흔히 다른 애들이 "취미는 독서에요."라고 말하는 것과 다른 의미입니다.
지역 도서관에는 거의 매주 갔고, 학교 도서관에는 매 점심 저녁 시간마다 갔습니다.
고2 때는 하루에 3권 정도의 책을 읽었고 하루는 학교를 땡땡이치고 도서관으로 놀러갔던 적도 있습니다.
읽는 책의 종류는 소설과 수필, 사회 서적과 과학 서적 심지어 기능 전문 서적까지 다양했습니다.
그렇기에 고등학교 3년 동안 언어 문제는 단 한문제도 푼 적이 없었지만, 모의고사나 수능에서까지 계속 언어 1등급을 유지했고요.
독서가 논술에서 차지하는게 크다는 말이 이게 그냥 하는 말 같지만 논술은 정말 기본적인 독서량이 좌우하는게 큽니다.
가장 단순하게 생각해도 우선적으로 다른 친구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맞춤법에서 독서량이 기본이 되어있다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또한 사용하는 어휘나 기본지식이 다른 친구들과 사용가능한 범위가 다를테고 이는 논술글에서 곧바로 실력으로 나타납니다.
이런 점 때문에 이미 고2때는 전국 독서 논술 토론대회에서 문화부장관상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그 때까지 저는 역시 논술이나 토론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었습니다.
아무리 독서량이 뛰어나고 글 실력이 뛰어나도 논술이라는 형식을 공부할 필요가 있는데 저는 그 점에서 개인적으로 1주일에 한번씩은 반드시 논술 문제를 풀어보았습니다.
초반에는 요약형 문제만 풀다가 후반에는 요약형과 심화형 각각 한 문제씩이요.
어쩌면 가장 논술의 왕도입니다. 많은 연습과 첨삭.
아무리 아는 것이 많더라도 논술 문제가 무엇을 얘기하는지 모르고 무엇을 나타내는지 모르고 무엇을 물어보는지 모르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논술이라는 '시험'의 형식에 익숙하기 위해서라도 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 날 시험이든 몸이 아프든 저는 매주 금요일에 반드시 논술 문제를 풀었습니다.
어쩌면 저에게 독서라는 기본보다 이런 1주일에 한번씩 논술을 직접해보는 것이 더 큰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하려는 말은 그러니까.... 저 같은 사례를 일반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례는 드문데다가 보편적이지 않습니다.
논술은 한방에 내신과 수능을 뒤엎는 기적의 복권이 아닙니다.
그저 대학에서 학생들이 자기들 수업을 청취하고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평가하는 한가지 방법일 뿐입니다.
흔히 논술이 입시에서 변별력을 가지지 못한다는 이야기들이 적지않게 나오는데 이는 그냥 생각해보면 당연히 내신과 수능이 좋은 학생이 각 대학의 수준에 맞는 학생일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입니다.
논술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도구일 뿐이지 기회 자체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수업을 열심히 듣고 내신과 수능 실력을 쌓고 거기에 논술로 화룡정점을 찍어야지. 논술로 전체 그림을 그린다는 마음을 먹어서는 안 됩니다.
언제나 기본에 충실한 사람이 이깁니다.
뭐, 읽어주신 분이 있다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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