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웹툰 '메치스틱 트웬티'의 한 장면. 칼라일의 영웅결정론 설명 끝ㅋㅋㅋ)
"역사란 누가 만드는가? - 신" 이전편입니다.
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kind=&ask_time=&search_table_name=&table=phil&no=2811&page=1&keyfield=&keyword=&mn=&nk=&ouscrap_keyword=&ouscrap_no=&s_no=2811&member_kind= 역사를 만드는 제1요소가 영웅이라는 주장은 분명 직관적으로 다가옵니다.
이러한 역사 영웅결정론은 꽤 오랜기간 동안 우리를 사로잡아 왔고, 아직도 강력한 프레임으로서 우리의 세계관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역사책을 보면서 이런저런 인물이 좀 더 오래살았다면, 혹은 좀 빨리 죽어버렸다면 역사가 좀 더 좋은 방향으로 흘렀을텐데하며 망상해보는 것도 영웅결정론의 영향일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영웅결정론은 호소성이 짙다는 이야기겠지요.
그렇다면 왜 우리는 영웅결정론을 그만큼 자연스럽게 옳은 것으로 받아드리고 있을까요?
그 이유는 이 영웅결정론이 일반적인 우리의 바람과 일치하는 역사관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우리에게는 영웅결정론을 '믿고 싶게' 만들어주는 두 가지 믿음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인간 스스로 역사를 결정한다는 믿음.
두번째는, 누군가 우리를 구원해줄 것이라는 믿음.
어쩌면 상출될지도 모르는 이 두 가지 믿음이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만들어낸 것이 '영웅'의 존재입니다.
인간이지만 우리를 구원해줄 수 있는 존재, 그것이 영웅이 갖는 의미일 것입니다. 영웅결정론은 이러한 영웅이 역사를 바꾼다는 역사관이겠고요.
물론 이러한 영웅결정론 안에서도 수많은 논쟁거리들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그렇다면 바로 누가 영웅인가?라는 질문이겠지요. 혹자는 영웅을 천재라고 말했고, 혹자는 군주로도 말했습니다. 만약 동양의 유교였다면 군자라고 말하지 않았을까요? 이렇듯 영웅결정론은 이 대답에 따라서 하부 주장들로 다양하게 나뉘어지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칼라일이 말한 '천재결정론'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뭐...... 개인적으로 영웅결정론의 시작을 칼라일로 여는 것은 충분히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분명 고개를 끄덕이게 될 만큼 설득력이 있으니까요. 보편적이고 일반적입니다. 아마 대부분이 잘은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암묵적으로 모호하게나마 따르고 있는 주장일 겁니다.
칼라일은 영웅을 천재로 설정합니다.
즉, 쉽게 말해서 그의 세계관에서는 "천재=영웅=역사를 결정하는 자"입니다.
약간 비약해서 말하는 감이 있지만(분명 그는 큰 천재와 작은 천재를 구별해서 이야기했으니까요.) 그의 말대로라면 우리가 사는 세계는 천재들의 놀이터입니다. 역사라는 거대한 물줄기를 오직 천재들만이 바꿀 수 있습니다. 글 맨 위의 만화가 말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그는 매우 단순한 명제를 전제로 삼아서 논리를 전개합니다.
"인간의 능력은 평등하지 않다."
실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분명 인간의 능력은 평등하지 않습니다. 당연하다고까지 말할 수 있겠네요. 그 능력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이든, 후천적으로 획득한 것이든 말이지요. 칼라일은 여기서부터 날카롭게 시작합니다. 마치 토대가 잘 닦여진 지대에 건물을 짓는것처럼 안전하고 단단한 주장입니다.
인간의 능력이 평등하지 않다는 의미는 분명 누군가 잘난 사람이 있고, 못난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마치 분표곡선과 같은 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떤 능력 부분에 있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간에 밀집되어 절대다수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 평범한 사람들 양 끝에 소수의 특출난 사람들이 있습니다. 특출나게 못났거나 혹은 특출나게 잘났거나.
아마 거의 모든 능력 분야가 그럴겁니다. 예를 들어 음악 능력 같은 부분을 말할 수 있겠네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음악 능력을 그럭저럭 평균치에 가깝게 가지고 있을 겁니다. 물론 노래방에서 잘 부르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탬버린만 잘 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아마 그저그런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음정도 대충이나마 알 수 있고 기분 좋을 때 한 곡 정도는 뽑을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합시다.
이 사람들과 다르게 특출난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처럼 음치에다 박치라서 노래를 굉장히 이상하게 편곡해서 부르는 특출나게 못 부르는 사람들이 극단이겠고, 요즘 tv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진짜 노래를 부르기만 하면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특출나게 잘 부르는 사람들이 또 다른 극단이겠지요.
그런데 좋은 쪽으로 극단인 사람들을 다시 따로 모아두고 그 중에 다시 극단을 뽑아봅시다. 그리고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해봅시다. 그러면 아마 맨 마지막 한 두명은 정말 평범한 인간은 상상조차 하지 못할 영역에 도달한 사람들일 겁니다. 다른 이들과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특별한 사람들. 이들이 바로 천재입니다.
이 천재들이 바로 영웅으로 불릴 겁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역사를 끊임없는 확장의 과정으로 본다면 그 경계선을 좀 더 밖으로 밀어낼 수 있는 사람은 그 부분에 특별한 사람들일 수 밖에 없을테니까요.
대표적으로 미켈란젤로. 과연 그의 특별한 미술 능력이 없었다면 인류는 천지창조라는 그림을 볼 수가 있었을까요? 또 다른 예로 나폴레옹. 만약 프랑스에 그의 특별한 전술 능력이 없었다면 유럽의 세력 판도는 그렇게 흘러갈 수 있었을까요? 아닐겁니다.
천재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누구나 그렇습니다. 다윈, 칸트, 헤겔, 레오나르도 다 빈치, 세종대왕, 소크라테스 카이사르, 아리스토텔레스, 아이슈타인, 이순신, 공자, 라부지에, 심지어 예수까지 말이지요.
(천재라고 그냥 머릿속에서 생각나는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치니까 철학자가 많네요ㅋㅋㅋ)
그렇기에 칼라인은 이렇게 정의내립니다. 역사란 곧 천재들의 역사다.
천재들의 삶이 곧 그 시대이며, 이 세상은 천재들의 놀이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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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감기걸려서 힘들어서 더 이상 못 쓰겠네요;;;
천재편은 두개로 나눠서 다음 편에는 이 칼라일에 대한 비판을 써야겠습니다.
아, 주말 전에는 써야될텐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