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한 방안 시계 초침시간만이 귓바퀴를 두드릴 시간
새벽 세시..(호주)
숨쉬기만으로도 버거운 폭염속에 잠이 들어갈때쯤
그녀석의 소리가 나의 소름으로 전해져 등장을 알렸다...
(푸드득)
??!!?
(푸드득)
...??
분명 그놈의 날개짓 소리였다....
23년간 그놈과 같은 부류의 놈들 소리를 들어보았다...
하지만 내 기억속에 있던 소리중 방금 들려온 두번의
날개짓은 들어보지 못했다.. 분명 이놈의 비행을 목격한자는
있다고한다.. 이놈의 비행으로 피해를 본자들도 존재하니말이다
하지만 난 보지 못했다...
소문만 자상하던 이놈의 비행을 내 방안의 어둠이 삼켰지만
소리로 전해진 나의 공포감은 삼키지 못한 모양이다...
사람들은 가끔 착각한다... 시각적인 요소가 뇌에 엄청난
공포감을 준다고...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착각이다
방금 내가인간이 느낄수 있는 오감중
청각이라는 감각만으로 말로는 설명하지못할 공포감이
날 집어삼켰으니 말이다...
하지만 난 그 공포감에 감사하고 감사해야했다...
핸드폰으로 소리가 나는 곳으로 그놈을 비추었을때
나는 그 '비.행.'을 보지 못했음을 목숨과 같이 여기게 되었으니말이다
그렇다 그놈의 정체는 바로!!!!!!!!!!!
대!왕!바!퀴!벌!레!!!!!!!!!!!!!!!!
뭔 바퀴벌레에 호들갑이냐고 하신다면 할말이 없지만
난 나의 중지와 맞먹는 그놈의 신장 엄지와 같은 두께
마지막으로 내 짧은 머리카락의 약 두배는 되보이는 더듬이 한쌍..
살아오며 많은 바퀴를 보았지만 그렇게 컷던 바퀴는
난생 처음 접하였던 것이었다.. 그리고 나서 머릿속에 그려지는
그놈의 비행... 그리고 더욱더 절망적인 공포감을 선사하는
차후의 비행...
만약 내가 그 비행을 보았다면 난 이 놈과 맞서있을수 있었을까?
아냐 그 공포감에 내가 먹혔을지부터 생각해야하는게 먼저일까??
이 새벽의 폭염속 내방안의 후덥지근한 공기조차 내게는
차게만 느껴졌다.. 빛을 비춘지 얼마나 지났을까..
내내 더듬이만 징그럽게 움직이던 놈이 그 큰 몸뚱아리로
날렵하게 내 옷 거치대에 올라 탔다.. 무서웠다
한번도 보지못한 그놈의 비행과 기존 한국에서 봐왔던
약먹은 바퀴벌레들은 상대가 안될 날렵함
나는 오직 핸드폰의 불빛에만 의존하며 보고싶지 않은
그놈의 몸뚱이를 사지를 떨며 눈한번 깜빡이지않고
바라볼수밖에없었다... 그리고 백지가된 머릿속은 이놈과 맞설
무기를 찾고있었다.. 마침내 혼란속 나의 쪼리(슬리퍼)가
내 오른손에 쥐어졌다.. 왼손에 쥔 불빛은 그놈의 날렵함을
쫓고 있었다.. 마침내 기회가 왔다... 내 바람막이에 그놈이
멈췄다... 난 갈등했다... 그 바람막이를 사기위해 모았던
그동안의 내 용돈과의사투....
추위속 칼바람을 나를위해 거침없이
대신 맞아주던 나와 바람막이와의 추억...
모든 추억이 주마등처럼 흘러갔다.. 난 차마 그놈을 내려쳐나온
그놈의 더러운 피로 바람막이를 더럽힐순 없었다..
그렇다 난 그렇게 왼손의 불빛으로 그놈을 내리쬐는 짓밖에
할순 없었다.. 그렇게 그놈은 천천히 바람막이를 탐닉했다..
비참했다.. 뭐라 말할수 없는 자괴감과 분노가 머릿속을
뒤집는듯 했다... 난 기다렸다 바람막이가 느꼈을 수치심과
토할듯한 울분... 고스란히 난 느낄수 있었다..
그리고 기다렸다 이마엔 송골송골 땀이 맺히고... 방안의 공기도
숨쉬기 힘들정도로 적막하고 무거웠다..
시계의 초침 소리가 다시 귓가를 울리기 시작해
이내 내 방안을 울렸다.. 사실 분간이 가질 않았다...
내 심장 박동소리에 청각이 뭍혀버린것만 같았다
그리고 난 그순간 머릿속엔 온통 평평한곳으로 와라
괴물자식아 라는 말만 되뇌였다...
얼마간의 시간일까 일초가 일년이라는 말이 이런말일까..
하지만 그 길었던 인내의 끝에 기회는 왔다..
드디어 온것이다.. 기회는 한번뿐이었다 미스가 나는 순간
그놈은 반듯이 손이 닿지 않는 구역으로 뛰어들어갈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군대에 있을때 마지막 한발로 포상 휴가가 결정되는
그런 생각이 문뜩 들었다.. 그러다 문뜩 나도몰래 실소가 나왔다....
이런상황에서도 이런 생각을 할수 있다는게 웃겼다...
그리고 마지막 한발은 비껴갔다.. 군대에선...
친한 선후임들은 놀려댔었다... 그래서 나도 웃었다 그냥...
그때는 웃을수 있었는데 빗나가더라도 말야....
잘들 지낼까 그녀석들.... 난 다시 나의 쪼리와 오른손 그리고
왼손의 빛을 한곳으로 집중했다... 추억이 끝나기도 전에
녀석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빌었다.. 분명히 빌었다 신은 믿지 않지만...
초등학교때 수업시간에 대변이 마려워 신께 잠시
영혼을 비롯해서 기도할때보다 더욱더 헌신하며 기도했다...
데~엥!!!! 방을 벗어나 소리가 집전체를 울리는듯 했다...
쓰러졌다 녀석이.... 미칠것 같았다..!!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울분을 마음껏 토하고 싶었다... 쪼리로 쳤던 옷 거치대가
반동으로 아직 울리는것 같이 느껴졌다.. 아니 울리고 있었다
적어도 아직 내 심장에선.... 녀석은 숨이 끊기니 별것 아니었다..
면봉으로 집어 녀석을 처리했다... 마음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너무나 평안했다... 마치 어머니 뱃속에 다시 들어간다면
이런 포근한 감정일까라고 생각이 들었다... 다시 누워 눈을 감았다
마치 아무일 없었던것 처럼... 하지만 난 뒤늦게 깨닳았다..
아주 뒤늦게... 그놈은 나에게 진것이 아니었다....
그녀석은 .....
내 잠을 앗아갔다....
낼 아니 오늘 출근이야 바퀴벌레 ㅅㅂㄹ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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