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해지라는데

독해져야 한다는데

아니야

나 그러고 싶지 않아...........

손해보더라도 정직하게 살고싶고

비웃음 당하더라도 규칙 지키면서 살고 싶고

성적 좀 안나오더라도 매 쉬는시간 같이 놀 친구 있으면 그걸로 되고

돈 좀 덜 벌더라도 이야기 할 친구 있으면 그걸로 족하고

나보다 힘들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슬퍼하면서 살고 싶단 말이야

월급이 쥐꼬리만해도 조금씩 떼어서 정기적으로 기부하고싶고 봉사도 매 주말마다 꼬박꼬박 가고

도서관 가서 책도 많이 읽고 잡지식도 많이 쌓고싶고

내 나이대가 아닌 꼬맹이나 할아버지 할머니와 이야기하더라도 즐겁게 이야기할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런거면 족하는데............

엄마아빠가 나에게 그랬잖아

내 삶을 살라고

모르겠어......... 모르겠어

내가 살고싶은대로 살면 나만 행복할것 같아서

이렇게 내 생각만 하면서 살면 엄마아빠 노후준비할때 아무런 도움도 못될것 같아서

다른 친척들은 전교 1~2등 하고 고려대 가고 그러는데......

사실 난 서울 생각도 없어 그냥 다른애들처럼 평범하게 전남대 가고싶어..

그런데 그러고 나면 나뿐만아니라 엄마아빠도 명절때 눈치볼거같아서

무능한 딸 가진 부모라는 소리 듣게 하고싶지 않아 내가 다 챙겨주고싶은데

그냥 내 삶을 살고싶은데......모르겠어

내 행동이 다른사람들에게도 어떻게든 영향을 끼친다면 다른 사람 입장도 생각하면서 행동해야 될텐데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는게 엄마아빠를 진짜 행복하게 해줄수 있는건지 모르겠어.....

그런데 나는 그렇게 머리가 좋지도 않고 성실하지도 않으니까

친구와 성적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수가 없어

선택을 해야 하는데

선택..선택

1학년때에 고등학교 친구들과 노느라고 성적이 3등급에서 계속 머물러있다가 내가 먼저 연락을 끊었어

수능 볼때까지만 친구 없이 살자고 생각하고 독하게 마음먹어서 오는애들 다 밀어내고 공부했어

1등급 2등급이 보이니까 엄마아빠가 좋아해서 나도 좋았어 뿌듯했어

모르겠어 그런데 이건 내가 원하는 삶은 아닌것같아

어느 부류로 가든지간에 사람은 사귈 수 있다고 하는데, 나는 노는걸 자제를 못하니까 이젠 누굴 봐도 거리를 두게 됐어

내 성실함과 성적은 다른 친구와의 우정과 맞바꾼다는 게.......... 반년 전까지만 해도 당연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몰라

그런데 이제 곧 고3이 되니까, 고2 1년동안을 친구없이 지내고 보니까

이건 ...이건 아닌거같아

공부도 잘하면서 친구관계도 좋은 그런 사람은 정말 축복받은 사람이고, 난 한쪽에 치우치게 되니까 그럴수는 없는데

만약 공부 못해도 진정한 친구 2명이 있던지 혹은 진짜 친구가 없지만 성적이 좋은지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고민이야 조금 되겠지만 난 전자를 선택할거 같아

나에겐 사람관계가 가장 소중하니까

그런데 그러면 성적이 안나오고 성적이 안나오면 좋은 대학을 못가고

그러면 가뜩이나 이과생도 취직이 안되는 판인데 대학 졸업하고나서까지 엄마아빠한테 의지해야 할거고....

18년 키워주신것만으로도 은혜가 차고 넘쳐요 더이상 힘들게 하고싶지 않아요

다만 그러자면 내 삶이 조금 허전해질것같아서 그래요

금전적으로 확실히 안정됐을 그 순간 내 속마음을 언제든 터놓을 수 있는 친구가 없을것 같아서 그래요

지금 나에게 있는 두명의 소울메이트..................도 잃어버릴까봐 겁나요

모르겠어요 모든게 불확실해...

또 이런 말 엄마아빠한테 하면 예전처럼 '너가 하고 싶은 걸 해라' 라고 할것 같아서 그게 더 속상하다

부모님 미래가 조금 힘들어지면서 내가 얻는 행복이라는게 얼마나 가치가 있는 걸지

미리 한번 인생을 살아보고 비교해보면 편할텐데

고2한테 이런 선택은 조금..조금 가혹한것같아서 눈물이 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