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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3145
    작성자 : 블루펜
    추천 : 1
    조회수 : 681
    IP : 218.236.***.176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2/06/14 21:5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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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론 제1권 독일어 제2판 후기 (마르크스, 역자: 김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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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어 제 2 판 후기 (마르크스, 1873)
    Afterword to the Second German Edition (Marx, 1873)


    나는 우선 제1판의 독자들에게 제2판에 가한 변경에 대하여 말해야 하겠다. 언뜻 보아도 분명한 바와 같이, 편과 장의 구성이 한층 더 알기 쉽게 되어 있다. 추가한 주(註)는 모두 제2판에의 주라고 명시하였다. 본문 자체에 관하여 말한다면, 가장 중요한 점은 다음과 같은 점들이다.


    제1장 제1절에서는 교환가치가 표현되는 등식의 분석을 통하여 가치를 이끌어내는 것이 과학적으로 한층 더 엄밀하게 진행되었으며, 또 제1판에서는 간단히 언급한 데 지나지 않았던, 가치의 실체와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에 의한 가치 크기 결정 사이의 관련이 명백하게 강조되었다. 제1장 제3절(가치형태)은 완전히 개정되었다. 이것은 제1판에서는 서술이 이중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필요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그 이중적 서술은 나의 벗인 하노바의 쿠겔만의 권고에 따라 그렇게 한 것이다. 1867년 봄 내가 그를 방문하였을 때에 함부르크로부터 초교지가 도착하였는데, 그때 그는 대다수 독자를 위해서 가치형태의 보충적인, 한층 더 강의식으로 된 해설이 필요하다고 나를 설득시켰던 것이다. 제1장의 마지막 절 “상품의 물신숭배성...”은 대부분 개정하였다. 제3장 제1절(가치척도)은 면밀하게 수정되었다. 그 이유는, 제1판에서 이 절은 산만하게 서술되었고 독자들에게는 ‘정치경제학 비판’(베를린, 1859년)에 있는 설명을 참조하라고 하였던 까닭이다. 제7장, 특히 제2절은 많이 개작하였다.


    때로는 순전히 문체만 고친 곳도 군데군데 있는데, 이러한 수정을 일일이 다 지적하는 것은 쓸데없는 일일 것이다. 이러한 수정은 전권에 걸쳐 어디에나 다 있다. 그렇지만 나는 지금 파리에서 발간되고 있는 프랑스어판을 교열하면서 독일어 원본의 많은 부분을 어떤 곳은 근본적으로 개작해야 하며, 또 어떤 곳은 문장을 고치거나 우연한 착오를 하나하나 제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이렇게 할 시간이 나에게는 없었다. 왜냐하면, 책이 다 팔려서 1872년 1월에는 재판 인쇄를 시작해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그때는 내가 다른 긴급한 일을 하고 있었던 1871년 가을이었기 때문이다.


    『자본론』이 독일 노동계급의 광범위한 층에서 이처럼 빨리 평가받게 된 것이야말로 나의 노력에 대한 최대의 보상이다. 경제문제에서는 부르주아적 입장에 서 있는 사람인 빈의 공장주 마이어씨는 보불전쟁 시에 발간된 어떤 소책자에서, 독일인의 세습재산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이론적 사색이라는 탁월한 재능이 독일의 소위 식자층에서는 완전히 소멸하였으나, 독일의 노동계급 속에서 부활하고 있다고 아주 바른말을 한 바 있다.


    독일에서는 경제학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외국의 학문으로 되어 있다. 구스타프 폰 귀리히는 자기의 저서 『상공업과 농업의 역사적 서술』에서, 특히 1830년에 발간된 이 책의 첫 두 권에서, 독일에서의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발전, 그리고 그에 이어진 현대적 자본주의 사회의 발전을 저해한 역사적 사정을 대부분 이미 해명하였다. 이와 같이 정치경제학이 육성될 수 있는 토양이 없었다.사족1) 경제학은 영국과 프랑스로부터 기성품의 형태로 수입될 수밖에 없었고 독일의 교수들은 항상 학생이었다. 외국 현실의 이론적 표현을 그들은 자기 주위의 소부르주아적 세계의 정신으로 해석하여(즉 곡해하여) 하나의 교리집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들은 자기의 학문적 무능력에 대한 도저히 억제할 수 없는 감정과 사실상 자신들이 서투른 분야에서 교사 노릇을 해야 한다는 불안한 의식을 엄폐하려고 애쓴 나머지, 문헌사적 박식으로써 허풍을 떨거나 또는 소위 관방학(잡다한 지식)에서 빌어온 전혀 관계없는 자료들을 혼합하는 것을 일삼아 왔다. 희망에 넘치는 독일 관리후보자들은 이러한 잡다한 지식의 시련을 견뎌내야 하였던 것이다.


    1848년 이래 자본주의적 생산은 독일에서 급속히 발전하였고 현재는 벌써 투기와 협잡이 성행하는 시기에 들어섰다. 그러나 운명의 여신은 우리 경제학 교수들에게 아직도 미소를 짓지 않고 있다. 그들이 편견 없이 경제학을 연구할 수 있었을 때에는 독일의 현실에 현대적 경제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러한 관계가 나타났을 때에는, 부르주아적인 시야의 한계 안에서 그것을 편견 없이 연구하는 것을 더는 허용하지 않는 그러한 환경이 이미 조성되어 버렸다. 경제학이 부르주아적인 것인 한에는, 즉 그것이 자본주의 제도를 사회적 생산의 과도적인 역사적 발전단계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절대적·최종적인 형태로 보는 한에는, 그것은 계급투쟁이 아직 잠재적 상태에 있거나 오직 고립적이고 불규칙한 현상으로 나타나는 동안만 과학적으로 존속할 수 있다.해설1)


    영국을 예로 들어 보자. 고전파 경제학은 계급투쟁이 아직 발전하지 않았던 시기의 것이다. 고전파 경제학 최후의 위대한 대표자 리카도는 결국 의식적으로 계급적 이해관계의 대립, 즉 임금과 이윤 사이의, 그리고 이윤과 지대 사이의 대립을 자기 연구의 출발점으로 삼았지만, 그는 소박하게도 계급적 이해관계의 대립을 자연에 의해 강요된 사회법칙으로 보았다. 그러나 리카도의 공헌을 마지막으로 부르주아 경제학은 넘을 수 없는 한계에 부딪혔다. 리카도가 살아있을 때에 벌써 그에 대립하여 시스몽디라는 인물을 통하여 부르주아 경제학의 비판이 나타났다.주1)


    다음 시기인 1820~1830년은 영국에서는 경제학 분야에서 활기찬 학문적 활동이 눈에 뜨인다. 이 시기는 리카도이론이 속류화되고 보급된 시기인 동시에 그의 이론이 종래의 학파와 투쟁한 시기였다. 볼만한 편싸움이 벌어졌다. 이 시기 논쟁의 내용은 유럽 대륙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논쟁은 대부분 잡지, 임시간행물, 소책자 등에서 분산적으로 전개되었기 때문이다. 이 논쟁의 공평무사한 성격은 - 비록 예외적으로 리카도의 이론이 그때 벌써 부르주아 경제에 대한 공격의 무기로 이용되었지만 - 그 당시의 사정에 의해 설명된다. 한편으로 대공업 자체는 겨우 유년기를 벗어난 데 불과하였는데, 이것은 1825년의 공황 때문에 비로소 대공업이 주기적 순환이라는 자기의 현대적 생애를 개시하게 된다는 사실만 보아도 명백하다. 다른 한편, 자본과 노동 사이의 계급투쟁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다. 왜냐하면, 정치 분야에서는 신성동맹의 주위에 뭉친 정부들과 봉건영주들을 한편으로 하고 부르주아지가 지도하는 국민 대중을 다른 한편으로 하는 양자 사이의 반목 때문이었다. 이 후자의 반목은 프랑스에서는 분할지소유와 대토지소유 사이의 이해대립의 배후에 숨어 있었으나, 영국에서는 곡물법의 실시 이래 공개적으로 폭발하였다. 이 시대의 영국의 경제학 문헌들은 케네의 사망 후 프랑스에서 있었던 경제학적 질풍노도의 시기를 상기시키지만, 그것은 오직 초겨울의 따뜻한 날씨가 봄을 상기시키는 것과 같은 의미에서이다. 1830년에는 최종적인 결정적 위기가 닥쳐왔다.


    프랑스와 영국에서는 부르주아지가 정권을 쟁취하였다. 이 순간부터 계급투쟁은 실천적으로나 이론적으로나 더욱더 공개적이고 위협적인 형태를 취하였다. 그와 더불어 과학적인 부르주아 경제학은 조종을 울렸다. 그 뒤부터는 벌써 어떤 이론이 옳은지 옳지 않은지가 아니라, 자본에 유익한지 유해한지, 편리한지 불편한지, 정치적으로 위험한지 아닌지가 문제가 되었다. 객관적인 학자들 대신에 고용된 앞잡이들이 나타났으며, 진정한 과학적 연구 대신에 비양심적인 사악한 변호론이 나타났다. 그러나 공장주 콥덴과 브라이트를 선두로 한 곡물법 반대동맹이 세상에 내놓은 건방진 글들로, 그것이 지주 귀족을 반대하여 논쟁을 걸었다는 점에서 비록 과학적인 흥미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일정한 역사적인 흥미는 끌었다. 로버트 필 이래의 자유무역 입법은 이 최후의 자극조차 속류 경제학에서 제거해 버렸다.


    1848년의 대륙혁명은 영국에서도 반응을 일으켰다. 아직도 약간의 과학적 명성을 얻고 있으며 지배계급의 단순한 궤변가 또는 아첨꾼으로 되는 데 만족하지 않고 있던 사람들은 자본의 경제학을, 이제 더는 무시할 수 없게 된 프롤레타리아트의 요구와 조화시키려고 하였다. 이로부터 존 스튜어트 밀을 제일 뚜렷한 대표자로 하는 천박한 절충론이 나왔다. 이것은 러시아의 위대한 학자이며 평론가인 체르니세브스키가 벌써 그의 저서 ‘밀의 정치경제학 개요’에서 훌륭하게 해명한 바와 같이, 부르주아 경제학의 파산선고였다.


    이처럼 프랑스와 영국에서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가지고 있는 적대적 성격이 역사적인 소란스러운 투쟁을 통하여 나타난 뒤에야, 독일에서는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겨우 성숙단계에 접어들었으며, 독일 프롤레타리아트는 벌써 독일 부르주아지보다 훨씬 더 이론적으로 명확한 계급의식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부르주아 경제학이 독일에서 가능할 것 같이 보이자마자, 불가능하게 되어버렸다.


    이와 같은 사정하에서 부르주아 경제학의 대변자들은 두 진영으로 분열되었다. 한편에는 총명한 실무가들, 돈벌이 꾼들이 속류 경제학적 변호론의 가장 천박하며, 따라서 가장 성공적인 대표자 바스티아의 깃발 아래에 뭉쳤다. 다른 한편에는 교수인 체하며 자기들의 학문적 위신을 자랑하는 인간들은 타협 불가능한 것을 타협시키려고 존 스튜어트 밀의 뒤를 따라갔다. 독일 사람들은 부르주아 경제학의 몰락 시기에도 그 고전적인 시기에서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외국인의 단순한 학생, 맹종자, 모방자, 외국의 대상사 제품의 소행상인으로 남아 있었다.


    이처럼 독일사회의 역사적 발전의 특수성은 이 나라에서 부르주아 경제학의 그 어떤 독창적인 발전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비판까지 불가능하게 한 것은 아니다. 그와 같은 비판이 하나의 계급을 대변하고 있는 한, 그것은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타도와 모든 계급의 최종적 철폐를 자기의 역사적 사명으로 하는 계급, 즉 프롤레타리아트만을 대변할 수 있을 뿐이다.


    독일 부르주아지의 대변자들은 학자이든 아니든 간에, 그들이 나의 저작에 대하여, 그렇게 해서 성공한 것처럼, 『자본론』을 우선 뭉개버리려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전술이 벌써 시대의 정세에 적합하지 않게 되자, 그들은 나의 책을 비판한다는 구실 하에 “부르주아 의식을 진정시키기 위한” 처방들을 써냈다.주2) 그러나, 그들은 노동자 신문에서 유력한 반대자들을 만나게 되었는데(예컨대 ‘인민국가’지의 요제프 디츠겐의 논문을 보라), 지금까지 이들에게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자본론』의 훌륭한 러시아어 번역이 1872년 봄에 페테르부르크에서 나왔다. 3,000부가 발간되었으나 현재 벌써 거의 다 팔렸다. 이미 1871년에 키예프 대학 경제학 교수 지베르는 자기의 저서 ‘리카도의 가치이론과 자본이론’에서 나의 가치, 화폐 및 자본에 관한 이론이 그 기본적인 점에서 스미스-리카도 학설의 필연적인 발전임을 증명하였다. 그의 가치 있는 책을 읽고 서유럽 사람들이 놀라는 것은 순수이론적인 입장이 철저하게 관철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자본론』에서 적용한 방법은, 그에 대한 상호모순적인 해석에서도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잘 이해되고 있지 않다.


    예컨대 파리의 ‘실증주의 철학비판’은 한편으로는 내가 경제학을 형이상학적으로 고찰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또 한편으로는 - 무엇인지 추측해 보라! - 내가 주어진 사실의 비판적 분석에 국한하고 미래의 음식점을 위한 요리법(콩트류의?)을 저술하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있다. 형이상학적이라는 비난에 대하여 지베르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실제의 이론이 문제가 되는 한, 마르크스의 방법은 영국 학파 전체가 사용하는 연역적 방법인데, 이 방법의 결점과 장점은 가장 우수한 이론경제학자에게 공통되는 것이다.”


    블로크는 논문 『독일의 사회주의 이론가』(‘경제학자 잡지’, 1872년 7월 및 8월호)에서 나의 방법이 분석적 방법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마르크스는 이 저작으로 가장 탁월한 분석적 재능이 있는 사람 중 하나가 되었다.”


    독일 평론가들은 물론 헤겔식의 궤변이라고 떠들고 있다. 페테르부르크의 ‘유럽통신’은 『자본론』의 방법만을 취급한 논문(1872년 5월호, pp.427~436)에서 나의 방법은 엄격히 실재론적이지만 서술방법은 불행하게도 독일 변증법적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있다. 필자(카우츠기만)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만약 서술의 외적 형식에 의하여 판단한다면 일견 마르크스는 일대 관념적 철학자, 그것도 이 말의 독일적 의미(즉, 나쁜 의미)에서의 관념론 철학자인 듯하다. 그러나 사실은 그는 경제적 비판에서는 그의 모든 선행자들보다 무한히 더 실재론자이다. 도저히 그를 관념론자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이 필자 자신의 비판으로부터 약간 발췌하는 것이 그에 대한 가장 훌륭한 대답이 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 발췌는 러시아어 원문을 입수할 수 없는 많은 독자에게 흥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내가 나의 방법의 유물론적 기초를 설명한 『정치경제학 비판』(베를린, 1859) 서문 4~7페이지에서 하나를 인용한 다음, 필자는 계속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마르크스에게 있어서 중요한 오직 하나는 그가 연구하고 있는 현상의 법칙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현상의 일정한 형태가 일정한 역사적 시기와 상호관계가 있는 한에서 그 현상들을 지배하는 법칙뿐만이 아니다. 그에게 있어서 무엇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현상의 변화 법칙, 현상의 발전 법칙, 즉 한 형태로부터 다른 형태로의 이행의 법칙, 상호관계의 한 질서로부터 다른 질서로의 이행의 법칙이다. 그는 일단 이 법칙을 발견하자 이 법칙이 사회생활에 발견되는 그 결과들을 상세하게 연구한다. 그 결과 마르크스는 오직 다음 하나에만 전념한다. 즉, 정밀한 과학적 연구로 사회관계의 일정한 계기적 질서의 필연성을 증명하며, 그의 출발점과 거점으로 되는 사실들을 될수록 완전무결하게 확인하는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는 현재 질서의 필연성을 증명하고 동시에 이 질서가 반드시(즉 사람들이 이것을 믿든 안 믿든, 의식하든 말든 상관없이) 이행하지 않을 수 없는 다른 질서의 필연성을 증명하면 그만이다.


    마르크스는 사회운동을 법칙 - 인간의 의지, 의식 및 의도와는 독립하여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자체가 인간의 의지, 의식 및 의도를 결정하는 그러한 법칙 - 에 의해 지배되는 하나의 자연사적 과정이라고 본다. 만약 의식적 요소가 문화사에서 그러한 종속적인 역할을 한다면, 문화 자체를 대상으로 하는 비판이 의식의 어떤 형태나 어떤 결과를 자기의 기초로 삼을 수는 도저히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다시 말하면, 비판의 출발점으로 될 수 있는 것은 관념이 아니고 오직 외부적 현상뿐이다.사족2) 이와 같은 비판은 한 사실을 관념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실과 비교하고 대조하는 데 있을 것이다. 비판에서 중요한 것은 다만 두 개의 사실을 가능한 한 정확하게 연구하는 것이며, 그리고 실제로 그것들은 서로 다른 발전의 요소들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다른 발전단계들이 나타나는 순서, 순차성 및 관련을 그에 못지않게 정확하게 연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경제생활의 일반적 법칙들은 같은 것이며, 그것을 현재에 적용하든 과거에 적용하든 마찬가지라고. 바로 이것을 마르크스는 부인한다. 그에 의하면, 그와 같은 추상적인 법칙은 존재하지 않으며, 반대로 각각의 역사적 시기는 각각 자신의 법칙을 가지고 있다. 생활이 일정한 발전시기를 경과하면 일정한 단계로부터 이행하자마자, 그것은 벌써 다른 법칙에 지배받기 시작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경제생활은 생물학이라는 다른 분야에서의 진화의 역사와 비슷한 현상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종래의 경제학자들은 경제법칙을 물리학 및 화학의 법칙과 동일시함으로써 경제법칙의 성질을 잘못 이해하였던 것이다.


    현상을 더욱 깊이 분석하면, 사회적 유기체들도 식물 및 동물과 마찬가지로 그들 사이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나의 같은 현상이라도 이 유기체들의 다른 총체적 구조, 그것들 개개 기관의 다양성, 기관이 기능하는 조건들의 차이 등등으로 말미암아 전혀 다른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마르크스는 예컨대 인구법칙이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나 같다는 것을 부인한다. 그는 반대로 각각의 발전단계는 자기 자신의 인구법칙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생활력 발전수준의 차이에 따라 사회적 관계들과 그것들을 규제하는 법칙들도 달라진다. 이 관점에서 자본주의적 경제제도를 연구하고 해명할 목적을 내세운 마르크스는 경제생활의 정확한 연구가 반드시 가져야 할 목표를 엄밀히 과학적으로 정식화하였을 따름이다. 이와 같은 연구의 과학적 가치는 일정한 사회유기체의 발생, 생존, 발전, 사멸과 다른 보다 높은 사회유기체에 의한 그 교체를 규제하는 특수법칙들을 해명하는 데 있다. 또 이러한 가치를 마르크스의 책은 실지로 가지고 있다.”


    이 필자는 그가 나의 실재론적 방법이라고 부른 것을 아주 정확하게 묘사하였고, 또 그 방법을 적용하는 나의 개인적 수법을 아주 호의적으로 묘사함으로써 바로 다름 아닌 변증법적 방법을 묘사한 것이다.


    물론 발표(서술)방법은 형식의 면에서 조사(탐구)방법과 다르지 않을 수 없다. 조사는 마땅히 세밀하게 소재를 파악하고, 소재의 다른 발전형태들을 분석하고, 이 형태들의 내적 관련을 구명(究明)해야 한다.해설2) 이 작업이 끝난 뒤에라야 비로소 현실의 운동을 적절하게 발표(서술)할 수 있다. 이것이 잘 되어 자료의 생명이 거울에 반영되듯이 관념에 반영되면, 그것은 마치 우리가 선험적 구조물을 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나의 변증법적 방법은 헤겔의 그것과 근본적으로 다를 뿐만 아니라 그것과는 정반대의 것이다.해설3) 헤겔에게 있어서는, 그가 이념(Idea)이라는 명칭하에 자립적인 주체로까지 전환시키고 있는 사고과정은 현실세계의 창조자이고, 현실세계는 사고과정의 외적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나에게 있어서는, 반대로, 관념적인 것은 물질적인 것이 인간의 두뇌에 반영되어 거기에서 사고의 형태로 변형된 것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약 30년 전에 헤겔 변증법이 아직 유행하고 있던 그 당시에 헤겔 변증법의 신비화된 측면을 비판하였다. 그러나 내가 『자본론』 제1권을 저술하고 있던 때에는, 독일의 지식인들 사이에서 활개치는 불평 많고 거만하며 형편없기까지 한 아류가, 일찍이 레싱 시대에 용감한 모제스 멘델스존이 스피노자를 대하듯이, 헤겔을 바로 “죽은 개”로서 취급하는 것을 기쁨으로 삼기 시작하였다. 그러므로 나는 자신을 이 위대한 사상가의 제자라고 공언하고 가치론에 관한 장에서는 군데군데 헤겔의 특유한 표현방식을 흉내 내기까지 하였다. 변증법이 헤겔의 수중에서 신비화되기는 하였지만, 그러나 다름 아닌 헤겔이 처음으로 변증법의 일반적 운동형태를 포괄적으로 또 의식적으로 서술하였던 것이다. 헤겔에게 있어서는 변증법이 거꾸로 서 있다. 신비한 껍질 속에 들어 있는 합리적인 알맹이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그것을 바로 세워야 한다.


    변증법은 그 신비화된 형태로 독일에서 유행하였다. 왜냐하면, 변증법이 현존하는 것을 찬미하는 듯이 보였기 때문이다. 변증법은 그 합리적 형태에서는 부르주아지와 그 이론적 대변자들에게 분노와 공포를 자아낼 뿐이다. 왜냐하면, 변증법은 현존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이해하면서도 동시에 그것의 부정(곧, 그것의 불가피한 파멸)을 인정하기 때문이며, 또 변증법은 모든 역사에서 전개된 형태들을 유동상태·운동상태에 있다고 간주함으로써 그것들의 일시적 측면들을 동시에 파악하기 때문이며, 또한 변증법은 본질상 비판적, 혁명적이어서 어떤 것에 의해서도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진행이 모순들로 꽉 차 있다는 사실은 산업활동의 주기적 순환(이것의 봉우리가 일반적 공황이다)을 통하여 실무적인 부르주아지에 매우 분명히 알려졌다. 이 일반적 공황은 비록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또다시 박두하고 있으며, 또 그것은 그 영향권의 다면성과 그 작용의 강도에 의해서 새 신성 프로시아-독일 제국 졸부들의 머릿속에까지 변증법을 새겨 넣을 것이다.사족3)


    카를 마르크스
    런던
    1873년 1월 24일


    주1) 나의 책, 『정치경제학 비판』 (베를린, 1859년), p.39를 보라. (영역판, Ryazanskaya, London,1971, p.61)

    주2) 독일 속류 경제학의 서투른 수다쟁이들은 나의 책의 문체를 비판한다. 『자본론』의 문장의 결함은 나 자신이 누구보다도 더 잘 안다. 그러나 이 신자들과 그들의 독자층의 편의와 기쁨을 위하여 나는 여기에 영국인의 의견과 러시아인의 의견을 하나씩 인용하려 한다. 나의 견해에 철두철미 적대하는 『세터데이 리뷰』는 독일어판 제1판에 대한 그 서평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서술은 가장 무미건조한 경제문제까지도 독특한 매력을 주고 있다.” ‘싼크트 페테르부르그스케 베드모스치’는 1872년 4월 20일 자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그의 서술은 너무나 전문적인 약간의 부분을 제외하면 평이하고 명료하며, 그리고 그 대상이 과학적으로 복잡한 문제임에도 비상한 생동감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점에 있어서 저자는...보통의 사람을 골치 아프게 하는 그러한 모호하고 무미건조한 말로써 자기의 책을 쓰는...독일의 대다수 학자를 전혀 닮지 않았다.”

    해설1) 독일어 제1판 서문(6-7쪽)에서도 마르크스는 다음과 같이 지적한 바 있다. “경제학이 취급하는 문제의 독특한 성격 때문에, 사람의 마음 중에서 가장 맹렬하고 가장 저열하며 가장 추악한 감정--즉 사리사욕이라는 복수의 여신--이 자유로운 과학적 연구를 저지하는 투쟁 마당에 들어오게 된다.” 다시 말해 부르주아지의 사리사욕 추구를 저지하는 계급투쟁이 일어나면 부르주아 경제학의 과학성은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과학성이 훼손되는 형태는 첫째로 자본주의에 대한 ‘사악한 변호론’이다. 12쪽에서 마르크스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노자 간의 계급투쟁이 격화하면, 부르주아 경제학자들은 어떤 이론이 옳은가 옳지 않은가를 문제 삼지 않고 그것이 자본에 유리한지 불리한지, 정치적으로 위험한가를 문제로 삼기 때문에, 객관적인 학자들 대신 고용된 앞잡이들이 나타나고, 진정한 과학적 연구 대신 비양심적인 사악한 변호론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둘째는 ‘천박한 절충주의’이다. 13쪽에서 마르크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직도 약간의 과학적 명성을 얻고 있으며 지배계급의 단순한 궤변가나 아첨꾼이 되는 데 만족하지 않던 사람들은 자본의 경제학을 이제 더는 무시할 수 없게 된 프롤레타리아의 요구와 조화시키려고 하였다. 이로부터 존 스튜어트 밀을 대표자로 하는 천박한 절충주의가 나왔다.”


    그렇다면 계급투쟁이 격화하는 과정에서 ‘경제학의 과학성’은 어떻게 확보될 수 있는가? 경제학이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타도와 모든 계급의 최종적 철폐를 자기의 역사적 사명으로 하는…프롤레타리아’(14쪽)를 대변할 때 가능하다고 마르크스는 본다. 그러나 이러한 ‘선언’은 19쪽에서 부연 설명되고 있는데, 경제학이 ‘현존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이해하면서도 동시에 그것의 부정(즉 그것의 불가피한 파멸)’을 인정해야 하며, ‘역사적으로 전개되는 모든 형태를 유동상태·운동상태에 있다고 간주함으로써 그것들의 일시적 측면을 동시에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 김수행 교수님 자본론 강의노트 2권 중에서

    해설2) 복잡한 현실(또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모사’ 또는 ‘반영’하더라도 그 현실을 ‘이해’할 수가 없다. 따라서 복잡한 현실을 ‘이론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복잡한 현실에 대한 ‘지식’을 생산해야 한다. 지식을 생산하는 데도 노동수단(또는 조사수단)이 필요한데, 지금까지 우리가 물려받은 지식 또는 이론이 조사수단으로 사용될 것이다. 마르크스는 기존의 이론을 논리적 일관성과 현실적 타당성의 관점에서 ‘비판’하면서 자기 자신의 이론을 정립한 것이다.


    물론 복잡한 현실 중에서 자기가 해명하려는 대상을 선택해야 하고, 그 조사대상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분리하여 개념들을 생산하고 그들 상호 간의 연관을 분석해야 할 것이다. 이리하여 조사대상을 완전히 머릿속에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조사방법이고 이른바 구체로부터 추상으로 나아가는 ‘하향법’이다.


    그다음으로 간단한 개념들을 꿰매고 관련시키면서 복잡한 현상들을 재구성하여 논리정연하게 발표 또는 서술하게 된다. 이것이 이른바 추상으로부터 구체(사유 속의 구체)로 나아가는 ‘상향법’이다.


    『자본론』은 마르크스가 이미 조사 또는 탐구한 것을 발표 또는 서술한 책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상향법을 따르고 있다. 예를 들면 상품으로부터 시작하여 화폐와 자본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곳곳에서 어떤 개념이나 사물들의 관련을 도출하기 위해서 하향법에 따른 조사도 하고 있다. 상품의 ‘가치’, ‘가치의 실체’ ‘가치의 형태’라는 개념을 도출하기 위해 상품들 사이의 관계를 조사하는 것은 그 한 예이다.


    -- 김수행 교수님 자본론 강의노트 2권 중에서

    해설3) 마르크스의 법증법이 헤겔의 그것과 어떻게 다른가는 매우 큰 철학적 과제로 남아 있다. ‘정반대’라는 것을 지적하기 위해, 헤겔은 ‘관념이 현실을 창조한다’고 말했지만, 마르크스는 ‘현실이 관념을 창조한다’고 말했다는 점을 흔히들 강조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마르크스를 포이에르바하와 같은 ‘기계론적 유물론자’로 간주하고 있을 뿐이다.


    『자본론』은 마르크스가 이미 조사 또는 탐구한 것을 발표 또는 서술한 책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상향법을 따르고 있다. 예를 들면 상품으로부터 시작하여 화폐와 자본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곳곳에서 어떤 개념이나 사물들의 관련을 도출하기 위해서 하향법에 따른 조사도 하고 있다. 상품의 ‘가치’, ‘가치의 실체’ ‘가치의 형태’라는 개념을 도출하기 위해 상품들 사이의 관계를 조사하는 것은 그 한 예이다.


    헤겔은 모든 현상을 설명하면서 그 현상들이 하나의 본질 또는 하나의 이념의 외적 표현이라고 본다. 다시 말해 모든 현상을 본질 또는 이념으로 환원시킨다. 이것을 흔히들 이성(Logos) 중심주의라고 부른다. 그런데 만약 마르크스가 모든 사회현상(예: 정치·문화·법률적 현상)을 경제적 원인으로 환원시키는 경제중심주의(또는 경제주의 또는 경제적 결정론)에 빠져 있었다면, 마르크스는 결코 헤겔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또한, 헤겔은 역사가 절대이성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면서 프러시아국가에서 종결한다는 ‘목적론’과 ‘종말론’을 제시하였는데, 만약 마르크스가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공산주의의 방향으로 발전하면서 역사는 공산주의에서 종결한다는 ‘목적론’과 ‘종말론’을 주장했다면, 헤겔이나 마르크스는 같은 오류를 범한 것이다.


    마르크스가 사회의 토대와 상부구조를 구분한 것과, 『자본론』에서 경제를 중심으로 연구하면서 법률과 이데올로기를 논의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마르크스가 경제주의에 빠졌다고 비판하는 것은 지나치다. ‘토대가 궁극적으로 상부구조를 규정한다’는 말은 헤겔의 관념론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마르크스는 경제·정치·사상의 상대적 자율성을 인정하면서 교호작용(reciprocal action, 서로 좋은 관계 또는 서로에게 이익이 되도록 유지하는 작용)에 관심을 쏟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자본론』은 경제라는 창구(entry point)를 통해 사회 전체를 파악하려고 한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서 논의되는 법률(예: 공장법)이나 이데올로기(예: 자본은 평균이윤을 낳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당연히 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를 타도하고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가 없는 사회를 앞당기기 위해 이론·정치적으로 실천했기 때문에, 공산주의의 도래를 전망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제2인터내셔날의 자본주의 자동붕괴론자들과는 달리 자본주의는 공황(또는 경제적 위기)을 겪으면서 재편성을 거듭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다시 말해 자본주의는 정세변화에 따라 온갖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으며, 역사는 항상 끝없는 운동상태에 있다고 파악하고 있었다. 『자본론』에서 묘사되고 있는 공산주의는 자본주의의 특수성을 부각하기 위해 언급한 것에 불과하며, 역사의 ‘목적론’이나 ‘종말론’을 설명하기 위해 언급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마르크스는 계속 심층(the esoteric)과 표층(the exoteric)을 구별하고 있는데, 이 구별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예를 들면, 현실에서 우리가 보는 것은 화폐가격뿐인데, 이 화폐가격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심층에 있는 ‘가치’와 표층에 있는 ‘화폐’를 연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것이 단순한 화폐수량설을 비판하는 마르크스의 입장이다. 물론 심층에서도 여러 가지의 모순이 있기 때문에, 심층의 모순이 표층으로 표출되는 형태도 단순하지가 않을 것이고 또한 표층의 자율적인 요소들도 심층의 모순에 작용할 것이다. 결국, 마르크스는 가시적이고 경험적인 표층을 배후에서 통제하는 심층이 존재한다고 보는 것인데, 그렇다고 심층에 대한 표층의 반작용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 김수행 교수님 자본론 강의노트 2권 중에서

    사족1) 원문 : Gustav von Gulich in his “Historical description of Commerce, Industry,” &c., especially in the two first volumes published in 1830, has examined at length the historical circumstances that prevented, in Germany, the development of the capitalist mode of production, and consequently the development, in that country, of modern bourgeois society. Thus the soil whence Political Economy springs was wanting.


    출처 : Economic Manuscripts: Capital Vol. I - 1873 Afterword


    구스타프 폰 귀리히의 책에서 밝힌 자본주의적 생산양식과 그에 따른 발전을 밝힌 것과 독일에서의 정치경제학이 발전되지 못한 것이 무슨 관계가 있는 지 파악이 되지 않아, 영어판을 읽어 봐도 정확히 알 수가 없다. 사실 영어판과 번역판은 내용에 거의 차이가 없기도 하다. 따라서, 이렇게 결론내리기로 했다; 저 책에서 밝힌 것들로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에 대한 대부분의 것들이 해명되는 바람에, 그 이외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정치경제학의 토양이 제대로 자리잡을 수 없었다.

    사족2) 원문 : If in the history of civilisation the conscious element plays a part so subordinate, then it is self-evident that a critical inquiry whose subject-matter is civilisation, can, less than anything else, have for its basis any form of, or any result of, consciousness. That is to say, that not the idea, but the material phenomenon alone can serve as its starting-point.


    출처 : Economic Manuscripts: Capital Vol. I - 1873 Afterword


    나의 번역 : 문명의 역사 속에서 의식 요소의 역할이 저렇게 종속적이라면, 문명을 연구 주제로 삼고 있는 비판적인 연구에서는 의식에 의한 어떤 형태나 결과도 결코 그 연구의 기초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다시 말해서, 관념(idea)이 아니라 물질 현상만이 그 연구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내가 이해한 것을 좀 더 풀어써 보면, 마르크스는 인간의 의지·의식·의도는 사회운동의 법칙에 지배받고 있으며, 이 법칙에 지배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종속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이 명제가 맞다면, 문명의 역사 역시 이런 법칙에 의해 운동하고 있고, 의식의 작용으로 말미암은 어떤 요소도 문명의 운동에 종속당해 있으며 결코 그 운동에 지배적인 영향을 미칠 수가 없다. 따라서, 만약 문명을 연구 주제로 삼고 이에 대한 비판적인 연구를 할 경우, 의식의 작용으로 발생하는 어떤 형태나 어떤 결과도, 제대로 된 연구가 이루어지려면, 그 연구의 기초가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 즉, 의식에 좌우되는 관념은 결코 연구의 출발점이 되어서는 안 되며, 오직 물질 현상만이 될 수 있다.


    유물론의 작은 조각 하나를 본 것 같은 느낌이다.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 도움도 요청한다.

    사족3) 원문 : The contradictions inherent in the movement of capitalist society impress themselves upon the practical bourgeois most strikingly in the changes of the periodic cycle, through which modern industry runs, and whose crowning point is the universal crisis. That crisis is once again approaching, although as yet but in its preliminary stage; and by the universality of its theatre and the intensity of its action it will drum dialectics even into the heads of the mushroom-upstarts of the new, holy Prusso-German empire.


    출처 : Economic Manuscripts: Capital Vol. I - 1873 Afterword


    practical bourgeois : 현실적인 자본가,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현상적으로 파악하고 실질적인 모순을 이해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자본가를 뜻한다고 해석했다.


    universal crisis :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세계 대공황 정도로 해석해야 되지 않나 싶다. 일반적 공황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는 지 상당히 의문스럽니다.


    나의 번역 : 자본주의 사회가 진행되면서 그 속에 있는 모순은, 주기적인 순환으로 말미암은 변화 속에서 가장 강렬하게, 현실적인 자본가 계급의 뇌리에 각인되었다. 현대의 산업은 그 순환을 통해 활동하고 있으며, 그 순환의 정점이 세계 대공황이다. 공황은 아직 예비단계에 불과하지만, 다시 한 번 더 도래하고 있다. 그리고 그 위협의 광범위함과 그 여파의 강도 덕분에, 신성 프러시아-독일 제국의 졸부들 머릿속에까지 변증법의 북소리가 울려 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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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6/21 04:50:32  218.48.***.115  풍월을읊는개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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