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오유 바로가기
http://m.todayhumor.co.kr
분류 게시판
베스트
  • 베스트오브베스트
  • 베스트
  • 오늘의베스트
  • 유머
  • 유머자료
  • 유머글
  • 이야기
  • 자유
  • 고민
  • 연애
  • 결혼생활
  • 좋은글
  • 자랑
  • 공포
  • 멘붕
  • 사이다
  • 군대
  • 밀리터리
  • 미스터리
  • 술한잔
  • 오늘있잖아요
  • 투표인증
  • 새해
  • 이슈
  • 시사
  • 시사아카이브
  • 사회면
  • 사건사고
  • 생활
  • 패션
  • 패션착샷
  • 아동패션착샷
  • 뷰티
  • 인테리어
  • DIY
  • 요리
  • 커피&차
  • 육아
  • 법률
  • 동물
  • 지식
  • 취업정보
  • 식물
  • 다이어트
  • 의료
  • 영어
  • 맛집
  • 추천사이트
  • 해외직구
  • 취미
  • 사진
  • 사진강좌
  • 카메라
  • 만화
  • 애니메이션
  • 포니
  • 자전거
  • 자동차
  • 여행
  • 바이크
  • 민물낚시
  • 바다낚시
  • 장난감
  • 그림판
  • 학술
  • 경제
  • 역사
  • 예술
  • 과학
  • 철학
  • 심리학
  • 방송연예
  • 연예
  • 음악
  • 음악찾기
  • 악기
  • 음향기기
  • 영화
  • 다큐멘터리
  • 국내드라마
  • 해외드라마
  • 예능
  • 팟케스트
  • 방송프로그램
  • 무한도전
  • 더지니어스
  • 개그콘서트
  • 런닝맨
  • 나가수
  • 디지털
  • 컴퓨터
  • 프로그래머
  • IT
  • 안티바이러스
  • 애플
  • 안드로이드
  • 스마트폰
  • 윈도우폰
  • 심비안
  • 스포츠
  • 스포츠
  • 축구
  • 야구
  • 농구
  • 바둑
  • 야구팀
  • 삼성
  • 두산
  • NC
  • 넥센
  • 한화
  • SK
  • 기아
  • 롯데
  • LG
  • KT
  • 메이저리그
  • 일본프로야구리그
  • 게임1
  • 플래시게임
  • 게임토론방
  • 엑스박스
  • 플레이스테이션
  • 닌텐도
  • 모바일게임
  • 게임2
  • 던전앤파이터
  • 마비노기
  • 마비노기영웅전
  • 하스스톤
  • 히어로즈오브더스톰
  • gta5
  • 디아블로
  • 디아블로2
  • 피파온라인2
  • 피파온라인3
  • 워크래프트
  • 월드오브워크래프트
  • 밀리언아서
  • 월드오브탱크
  • 블레이드앤소울
  • 검은사막
  • 스타크래프트
  • 스타크래프트2
  • 베틀필드3
  • 마인크래프트
  • 데이즈
  • 문명
  • 서든어택
  • 테라
  • 아이온
  • 심시티5
  • 프리스타일풋볼
  • 스페셜포스
  • 사이퍼즈
  • 도타2
  • 메이플스토리1
  • 메이플스토리2
  • 오버워치
  • 오버워치그룹모집
  • 포켓몬고
  • 파이널판타지14
  • 배틀그라운드
  • 기타
  • 종교
  • 단어장
  • 자료창고
  • 운영
  • 공지사항
  • 오유운영
  • 게시판신청
  • 보류
  • 임시게시판
  • 메르스
  • 세월호
  • 원전사고
  • 2016리오올림픽
  • 2018평창올림픽
  • 코로나19
  • 2020도쿄올림픽
  • 게시판찾기
  • 오유인페이지
    개인차단 상태
    cLuB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1-12-31
    방문 : 1143회
    닉네임변경 이력
    회원차단
    회원차단해제
    게시물ID : panic_41246
    작성자 : cLuB
    추천 : 49
    조회수 : 2419
    IP : 115.139.***.80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3/01/19 03:00:08
    http://todayhumor.com/?panic_41246 모바일
    447번지의 비밀 10 -完-
    <p>"드디어 한국으로 돌아왔다네.<br><br>마을 사람은 나를 반기는 듯 했지만 경계의 눈빛이 역력했지.<br><br>매일같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처절하게 생존 투쟁을 벌이다 온 나에겐 논밭일이나 하며 그렇게 늙어가는 <br><br>마을 사람들이 너무나도 한심하게 보였지.<br><br>서로 아무것도 아닌 일 가지고 깔깔대며 울고 웃고 하는 것들이 너무나 혐오스럽게 보였다네.<br><br>다들 바보같아 보였어.<br><br>놀려주고 싶었어.<br><br>나는 겁을 주었지.<br><br>전장에 있었던 얘기를 하며, 공포감을 심어주고 두려움을 불어 넣었지.<br><br>그럴 때마다 그들이 표정이 굳어졌어.<br><br>그들의 그런 모습에 나는 너무나도 짜릿하고 기분이 좋았다네.<br><br><br>매일 같이 사람 죽인 손으로 논밭의 소일거리를 하는 것은 쉽지가 않았다네.<br><br>국가에서 나온 돈으로 연명한다지만 진이 빠지도록 뭔가에 미쳐보고 싶었다네.<br><br>미칠 것 같았지.<br><br>밤마다 괴물같은 공허함이 나를 괴롭혔다네.<br><br>온갖 잡 생각이 내 머리를 가득 채웠지.<br><br>미친 사람처럼 컴컴한 방안에서 전쟁놀이를 했지.<br><br>사람 목을 다는 시늉도 하고, 총에 맞에 고통스러워하는 시늉도 하고....<br><br>꿈만 꾸면 나는 그 전장에 서있는거야.<br><br>어느 날 미국이 패전하여 베트남에서 철수한다는 뉴스가 뜨더군.<br><br>실로 그 공허함은 이루 말할수도 없었다네.<br><br>도대체 그 수많은 죽음은 무엇이란 말인가? <br><br>전쟁은 살아남은 자를 황폐화시켜...<br><br><br>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피가 마를 정도로 나를 괴롭히는 것이 나타났다네.<br><br><br>어느 날 꿈을 꾸는데 퀴년시 전투에서 보았던 그 악마의 병사들이 꿈속에 나타나는거야.<br><br>심장이 터질 것 같고, 삭신이 저려왔다네.<br><br>잊혀졌던 공포가 다시 몰려왔어.<br><br>괴성을 지르면서 잠에서 깨어났지.<br><br>그런데 그 꿈을 꾸는 주기가 점점 짧아지는거야. <br><br>나중엔 삼일에 한번 꼴로 가위에 눌렸어.<br><br><br>그 때 그 날처럼 나는 죽은 동료의 시체를 뒤덮고 공포에 질려 떨고 있었지.<br><br>그 때마다 그들은 어김없이 나를 나타나 내 가슴에 그 기다란 쇠꼬챙이 같은 손톱을 내 가슴에 박았다네.<br><br>제대로 잠을 이뤄본 적이 없었다네.<br><br><br>그럴 때마다 나는 그 노인 준 부적을 보며 주문을 외웠지.<br><br>효과는 없었어.<br><br>그런데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어.<br><br><br>어떤 날은 밤길을 돌아다니면 사람들이 못보는 형상들이 돌아다니는거야.<br><br>누구였겠나?"<br><br><br>"그 악마의 형상 말입니까?"<br><br><br>"그래. 그 전장에 나타났던 그 모습 그대로 그 형상이 꾸엑꾸엑거리며 나를 찾고 있는 듯 보였어.<br><br>나도 모르게 주문을 웅얼거리며 읊었지.<br><br>그러기를 십년이 넘었다네.<br><br>고통이 끊이질 않았어.<br><br>그제서야 그 노인이 바라던게 뭔지 알 것 같았지.<br><br>내 목숨을 가져가려 한거야.<br><br>그 부적과 주문은 아무런 효과가 없었던거야.<br><br>나는 그 전장에서 시체들에 쌓여 기절했을 뿐이고, 나는 그렇게 살아남에 구조된거였지.<br><br>그 전장에서 애초부터 죽을 운명이 아니었는지도 몰라.<br><br>나는 그날 그 노인에게 남은 목숨을 빼앗겼는지도 몰라.<br><br>부적을 찢어버렸다네. <br><br><br>어느 날 도시 사람들이 찾아오더라구.<br><br>개발 문제로 이장을 설득하지 못하니까 가장 건달같이 보이는 나에게 찾아왔지.<br><br>한 명당 20만원씩 챙겨주겠다며, 사람들의 동의서를 받아오라는거야.<br><br>나는 흔쾌히 승락했지.<br><br>깡패처럼 돌아다니면서 협박하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았어.<br><br>그래서 마음이 맞는 몇 녀석과 청년회를 만들었지.<br><br>청년회 회의가 있다, 청년회에서 어르신들을 위해 대접을 한다, 이러면서 온갖 구실을 만들어<br><br>마을 사람들을 불러모아 동의서를 요구했지.<br><br>물론 일일이 찾아다니기도 했고...<br><br>협박도 하고, 회유도 해보고...<br><br>그런데 최씨 형님이 끝까지 거부를 하는거야."<br><br><br>"그래서 죽이셨나요?"<br><br><br>나의 물음에 그는 갑자기 껄껄 웃었다.<br><br><br>"이보게 형사 양반. 나도 사람이라네.<br><br>아무리 내 이 두손에 수십명의 피를 묻혔다고는 하나, 그런 이유로 사람을 죽이겠나?"<br><br><br>"사람 하나쯤은 죽이는건 일도 아니었을텐데요."<br><br><br>"그렇지. 사람 하나 죽이는건 눈 하나 깜빡할 내가 아니었지.<br><br>그러나 이 곳은 전장이 아니지 않나?<br><br>나의 협박에 최씨 형님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네.<br><br>그런데도 도장을 찍는 건 끝까지 거부를 하더라구.<br><br>비가 억수로 쏟아지던 어느날 밤, 형님과 술 한잔을 했지.<br><br>물론 술안주는 그 동의서 얘기였다네.<br><br>결론이 나지 않은 채 끝났지.<br><br><br>사실 마을 사람들이 나를 의심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건 아냐.<br><br>그러나 나는 죽이지 않았다네.<br><br>술에 흠뻑 취해 마을로 돌아오는 길이었지.<br><br>나는 앞서 걸었고, 형님은 나를 뒤따르고 있었어.<br><br>개천을 하나 건너는데, 갑자기 형님 발자국 소리가 들리지 않는거야.<br><br><br>나는 아무 생각없이 뒤돌아 보았는데 너무나도 무서운 광경이 벌어졌다네.<br><br><br>형님이 개천에 엎어져 있고, 누군가가 어둠 속에서 엎어져 있는 형님의 뒷머리를 손으로 잡고는<br><br>연신 개천 사이에 박혀있는 바위덩이에 머리를 박고 있는거야.<br><br>그 악마의 병사였다네.<br><br><br>형님이 손을 뻗어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나는 다가갈 수가 없었다네.<br><br>그들이 한둘이 아니었어. <br><br>도망을 쳤지.<br><br>벗어나기 위해서.<br><br>그러나 그건 곧 또다른 고통의 시작이었다네.<br><br>이젠 형님을 죽은 개 끌고 다니듯이 돌아다니는 그들을 보게 됬다네.<br><br>부적을 찢었을 때 그 용기는 온데간데 없고, 바보처럼 나는 다시 그 주문을 미친듯이 외웠지.<br><br>날이 밝을 때까지 미친 듯이....<br><br>어느 날인가 문득 생의 끄트머리에 도착했다는 생각이 들더군.<br><br>빚을 갚기로 했어.<br><br>난 노인이 원하는 것을 해주기로 결심했지."<br><br><br>"뭘 말입니까?"<br><br><br>"내 목숨 말일세.<br><br>방안에 줄을 묶고 자살을 하기고 결심했지.<br><br>천장에 줄을 매달았네.<br><br>지난 십수년 간의 굴곡진 삶을 이젠 마감하고 싶었지.<br><br>그런데 의자 위에 올라서 줄을 목에 감고 막 몸을 던지려는 순간....<br><br>그 노인이 내 앞에 나타나더군.<br><br>거의 다 잊어먹은 월남 말인데도 너무나도 생생하게 잘 알아들을 수 있었다네.<br><br>그가 나에게 말했지.<br><br>빚을 언제 갚을거냐고....<br><br>나는 조용히 말했다네.<br><br>지금 갚겠다고...<br><br>그러자 그가 다시 나에게 말했어.<br><br>빚을 갚지도 않은 채 떠나지 말라고...<br><br>이해할 수가 없었어.<br><br>도대체 그 빚이라는게 뭔지 알 수가 없었다네.<br><br><br>그에게 물었지.<br><br>도대체 당신 누구냐고.<br><br>그랬더니 노인이 대답하더군.<br><br>자신은 텅지앙의 망령이라고.....<br><br><br>텅지앙의 망령...<br><br>텅지앙의 망령...<br><br>텅지앙의 망령...<br><br>수십번을 머리에 되뇌고서야 모든 것을 깨달았다네.<br><br>그에게 갚아야 할 빚이 무엇인지...."<br><br><br>나는 눈빛으로 그에게 답을 요구했다.<br><br><br><br>"용서를 비는 것이었다네."<br><br><br>"용서요?"<br><br><br>"그래...용서. <br><br>그들에게 과거의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 것이었지.<br><br>그는 많은 것을 바랬던 것이 아니었어.<br><br>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나는 마을을 떠나 십여년 전의 당시 부대원들을 찾아다녔지.<br><br>우리 중대는 전멸했기 때문에 다른 중대 부대원들을 찾아다녔다네.<br><br>몇몇은 나와 거의 비슷하게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더군.<br><br>나는 생각을 같이하는 그들에게 나의 얘기를 하고, 나의 계획을 말했지.<br><br>그들도 흔쾌히 승락하더군.<br><br>모두가 동의한 건 아니었지만, 우리는 돈을 모아 베트남으로 향했다네.<br><br>당시 미수교국이었기 때문에 입국은 쉽지가 않았지.<br><br>그런데 당시 큰 사업을 하고 있던 친구가 있었는데, 태국을 통해 베트남으로 들어가는 길을 안내해 주더군.<br><br>우리는 십여년만에 그 처참한 살육의 현장인 텅지앙에 발을 디뎠다네.<br><br><br>우리 손에 죽었던 수 많이 원혼들이 당장이라도 무덤을 박차고 일어날 것 만 같았지.<br><br>거기서 우리는 위령제를 지냈다네.<br><br>그리고 그들에게 용서를 구했지.<br><br>위령제를 지내는 동안 너나나나 할 것 없이 눈물을 쏟아냈지.<br><br>십년 넘게 내 가슴속 깊은 곳에 맺혀있는 응어리가 사라지는 기분이었다네.<br><br><br>모든 것은 마음 속에 있었어.<br><br>증오, 분노, 곹오, 죄책감, 악령들....그리고 그 노인을 포함한 모든 것들이....<br><br>그 위령제가 끝난 이후로 그 악마같은 병사들이 내 머릿속에서 사라졌다네.<br><br>그제서야 그 악마같은 병사들이 누구였지는 나는 알게 되었지.<br><br>왜 그들이 아군 복장을 하고 있었는지도...."<br><br><br>나는 그 답을 알 것 같았다.<br><br><br>"텅지앙 사람들의 눈에 비친 한국군이었군요."<br><br><br>"그렇다네.<br><br>그들에 눈에 비친 우리는 악마였지.<br><br>그 노인은 나에게 그들의 고통을 보여주려고 했었던거야.<br><br>그리고 나에게 바란 건 나의 피와 목숨이 아니었지. <br><br>용서를 바라는 나의 진실된 마음이었던거야."<br><br><br>그는 잠시 눈을 지그시 감았다.<br><br><br>"한국으로 돌아온 나는 중장비 일을 시작했어.<br><br>몇 년간 알뜰하게 돈을 모아 내 사업을 하려고 계획했다네.<br><br>돈이 좀 모아지면서 자리를 알아보고 다녔지.<br><br>그 때 나의 옛 고향이 떠오르더군. <br><br>마을 사람들은 모두 떠나갔지만, 난 돌아가고 싶었다네.<br><br>마을에 들어서자 육중하게 들어선 고가도로와 폐가가 되버린 형님 집이 눈에 들어왔지.<br><br>남들은 흉가라고 말했지만, 나에겐 나의 무책임으로 죽어간 형님의 집이었다네.<br><br>나는 사업터와 그 형님 집을 사들였지.<br><br>그리고 사업을 시작했다네.<br><br>그런데 얼마 전 황승균이 이 친구가 그 집에서 빙의되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날이 있었지."<br><br><br>"노영주와 김태섭이 그 집을 부수려던 때 말이죠?"<br><br><br>"승균이를 찾으러 그 집에 갔을 때 난 정말 깜짝 놀랐다네. <br><br>승균이 이 친구 입에서 최씨 형님 목소리가 흘러 나오는게 아닌가?<br><br>본래 흉가라고 불리는데는 가지 않는게 좋아.<br><br>나 같이 생사의 경계를 들락거렸던 사람은 별로 상관이 없겠지만 귀신은 그 사람의 나약한 곳을 건드려 기를 빼앗아 가거든.<br><br>승균이 이 친구가 5년 전에 딸 애를 잃고 무척이나 힘들어 했다네.<br><br>얼마나 보고 싶었겠나.<br><br>정말로 승균이에게 빙의된 그것이 최씨 형님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그 혼령은 승균이의 그 점을 이용한 거라네.<br><br>귀신은 살아있는 자의 나약한 점을 알고 있거든.<br><br>내가 텅지앙의 망령에 시달렸던 것도 그들이 나의 가슴 속 깊이 잠재되어 있던 죄책감을 이용했기 때문이지.<br><br><br>그 친구가 그 집에 자주 들락거린다는 얘기를 듣고 불길한 생각이 들더라구.<br><br>딸애를 보기 위해 목숨도 버릴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거야.<br><br>나는 영주와 태섭이 이 친구들을 시켜서 그 집에 들락거리는 걸 막았다네.<br><br>수시로 감시도 하게 만들고.<br><br>그러나 결과는 바뀌지 않았지.<br><br><br>왜 그렇게 엄청난 술을 마시고 죽었는지 잘 이해가 가질 않는다네.<br><br>최씨 형님이 죽은 딸내미를 보여주는 댓가로 술을 바랬는지도 몰라."<br><br><br>나는 조용히 담배 하나를 꺼내 입에 물었다.<br><br>그리고는 그에게 물었다.<br><br><br>"사장님. 정말로 그게 귀신의 짓이라고 생각하시는겁니까?"<br><br><br>"아니면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br><br>두 세병의 술도 힘들어하는 친구가 그렇게 많은 술을 마시는게 가능하다고 보나?"<br><br><br>"훗...사장님. 그렇게 따지면 제가 형사질하면서 본 죽은 사람들의 반은 다 귀신 짓이겠수다.<br><br>사람이 죽은 데에는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겁니다."<br><br><br>"그렇겠지. 그런데 그렇게 설명하려고 해도 안되는게 있지 않나?<br><br>입원한 태섭이한테 물어보니 자네도 최씨 형님 집에 들어갔다더군."<br><br><br>나는 잠시 미간이 찌푸려졌다.<br><br>나는 그가 보기에 거만하다고 느낄만한 자세로 다리를 꼰 채 담배를 피워댔다.<br><br><br>"소동이 좀 있었다고 하더만...."<br><br><br>"그건 착시일 수도 있고, 환청일 수도 있는 겁니다."<br><br><br>그는 잠시 내 눈빛을 살피더니 입을 열었다.<br><br><br>"자네가 가장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누구인가?"<br><br><br>"예? 그 건 갑자기 왜 묻는 겁니까?"<br><br><br>"그냥 대답해 보게."<br><br><br>"그야..제가 제일 사랑하고 귀여워하는 제 딸이죠."<br><br><br>"아니...말고...자네 깊은 곳에 있는 다른 무언가 말일세.<br><br>다가가고 싶어도 다가갈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질 않나?<br><br>사무치게 그리운 누군가 말일세."<br><br><br>"무슨 말씀이예요?"<br><br><br>"자네는 거기서 그 사람을 만난 걸세..."<br><br><br>사장의 말에 나는 갑자기 손이 떨려 왔다.<br><br>빨아들였던 담배 연기조차 내뱉지 못했다.<br><br>숨이 막혀오고 눈에 눈물이 고이고 있었다.<br><br>그러더니 어느샌가 작은 눈물 방울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br><br><br>"그게 누구인가?"<br><br><br>나는 담배를 떨어뜨린 채 한 손으로 두 눈을 덮었다.<br><br>그리고 미친듯이 눈물이 쏟아졌다.<br><br>"......"<br><br><br>내가 왜 그 집에서 눈물을 흘렸는지 이제야 이해가 갔다.<br><br>내가 들었던 그 정체 모를 소리는 어렸을 적 마지막으로 들었던 아버지의 목소리였다.<br><br>아버지는 항상 내 이름보다는 아들이라고 부르기를 좋아하셨다.<br><br><br><br>"누구인지 떠올랐구만."<br><br><br>"아버지요..."<br><br><br>"그게 자네의 그리움의 흔적이었군. 사고로 돌아가셨나?"<br><br><br>"네......제가 아주 어렸을 적....."<br><br><br>두 눈을 덮은 손 아래로 뜨거운 눈물이 계속해서 흘러내렸다.<br><br><br>"아주 힘든 어린 시기를 보냈었겠구만.<br><br>이를 악물고 살아가게. <br><br>그 목소리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아니라네.<br><br>자네 아버지가 자네를 보고 싶어해서 부른 것이 아니야.<br><br>진정 자네 아버지였다면 자네를 거기서 찾았겠는가?<br><br>귀신의 장난이지.<br><br>나약한 자는 빙의에 잘 걸린다고 하지 않나? <br><br>나약한 자가 무엇인가? 현실에 충실하지 못한 사람이지.<br><br>현실에 충실하지 못한 자가 내세를 바라는 거라네.<br><br>자네의 귀여운 딸에게 똑같은 아픔을 주고 싶진 않지 않은가?"<br><br><br>"흑흑..미치도록 보고 싶었습니다....."<br><br><br>"삶이 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나?<br><br>다시 시작할 수 없기 때문이지.<br><br>아버지를 보기 위해 다시 그 곳으로 가서는 안되네.<br><br>견뎌야 되네.<br><br>승균이 그 친구는 그것을 견뎌내지 못했어.<br><br>미안하지만 나는 늙어 죽는 그 순간까지 최씨 형님 집을 간직하고 있을거라네.<br><br>나의 죄를 씻기 위해서라도 형님이 그 곳에서 계속 장사하는 걸 지켜봐 줘야 하지 않은가?"<br><br><br>나의 흐느낌을 진정시키기 위해 그가 나의 어깨를 토닥거렸다.<br><br>지금 이 순간만큼은 나는 어린 아이였다.<br><br><br><br>내가 사장을 다시 만난 건 인천공항이었다.<br><br>그는 옛 부대원으로 보이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 깔끔한 양복차림으로 출구가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br><br><br>"오호라....자네가 여기까지 왠 일인가?"<br><br><br>"베트남에 가신다고 들었습니다."<br><br><br>"매년 우리 회원들이 위령제를 지내는데 모레가 그 날이라네."<br><br><br>"네. 직원들한테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br><br>그리고 어제....말씀 감사했습니다."<br><br><br>"뭘 그런 걸 가지고.....<br><br>허허...그 말 하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나?<br><br>돌아와서 해도 늦지 않은 걸.<br><br>잊지 말게. 형사 양반<br><br>모든 것은 항상 자신의 마음 속에 있다는 걸.....<br><br>그리고 열심히 살게나."<br><br><br><br>가벼운 손짓으로 인사를 마친 그는 출국장을 빠져 나갔다.<br><br>얼마 후 굉음과 함께 그가 탄 비행기가 공항을 빠져 나갔다.<br><br><br>멀리 시야에서 그 비행기가 멀어져 가고 있을 쯤 박형사에게 전화가 왔다.<br><br><br>"김형사님. 부탁하신 대로 20년 전 최씨 사건 조사해 봤는데요.<br><br>당시 부검의 소견으로는 타살의 흔적이 좀 보인다라고 기록돼 있던데요?<br><br>증거가 부족해서 결국 미결처리되었구요."<br><br><br>"그래?"<br><br><br>"아무래도 그 김사장이란 사람이...."<br><br><br>"수고했어. 어차피 공소시효도 끝난 사건이야."<br><br><br>"그런데 왜 그걸 조사하라고 시키셨어요? 바빠 죽겠는데.."<br><br><br>"이봐, 박형사 모든 것은 자신의 마음 속에 있지. <br><br>진정 죄책감과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용서를 구하고 죄를 씻고자 노력해야 하겠지."<br><br><br>"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br><br><br>"아냐...아무 것도. <br><br>참...박형사 오늘 저녁에 술 한잔 할까?"<br><br><br>"갑자기 왜요?"<br><br><br>"그 폐가 갔다온 뒤로 갑자기 술이 엄청 땡기네. 오늘 죽도록 한번 마셔볼까?"<br><br><br>"예? 김형사님, 진짜 왜 그래요? 정말 귀신 들린 거예요?"<br><br><br>"하하하...농담이야 농담. 그냥 간단히 소주나 한 잔 하자고..."<br><br><br>"휴....사람 좀 놀래키지 말아요. 그럼 이따 경찰서에서 뵙죠."<br><br><br><br>간만에 맑은 하늘을 보는 것 같았다.<br><br>습도가 높긴 했지만 차창으로 스며 들어오는 공기가 여간 상쾌하지 않았다.<br><br><br><br><br><br><br><br>-끝- <br><br> <br><br> <br><br> <br><br> <br><br>출처: 웃대의 하드론 님의 이야기입니다.<br></p>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3/01/19 03:57:03  112.155.***.66  미카엘☆  138686
    [2] 2013/01/19 09:09:20  115.137.***.228  미리선기장  139360
    [3] 2013/01/19 09:10:11  220.77.***.66  아이구똥배야  306183
    [4] 2013/01/19 10:12:22  116.32.***.28    
    [5] 2013/01/19 11:30:43  125.180.***.169  팔슈룸야거  169669
    [6] 2013/01/19 11:44:03  211.230.***.217  마이베베  322870
    [7] 2013/01/19 11:44:30  119.208.***.156  고삼이라니  336538
    [8] 2013/01/19 12:01:06  182.216.***.43  Noldo  346309
    [9] 2013/01/19 12:08:12  218.48.***.28  아아.  158523
    [10] 2013/01/19 12:12:58  14.32.***.189  코발트그린  325463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47번지의 비밀 10 -完- cLuB 13/01/19 03:00 78 1
    17
    447번지의 비밀 9 cLuB 13/01/19 02:57 55 1
    16
    447번지의 비밀 8 cLuB 13/01/19 02:56 53 2
    15
    447번지의 비밀 7 cLuB 13/01/19 02:56 54 2
    14
    447번지의 비밀 6 cLuB 13/01/19 02:55 53 2
    13
    447번지의 비밀 5 cLuB 13/01/19 02:55 57 2
    12
    447번지의 비밀 4 cLuB 13/01/19 02:54 66 2
    11
    447번지의 비밀 3 cLuB 13/01/19 02:53 68 2
    10
    447번지의 비밀 2 cLuB 13/01/19 02:52 104 2
    9
    6월부터 피시방도 금연구역으로 지정한답니다 여러분~ [1] cLuB 13/01/06 09:12 38 1
    8
    이제 피시방에서도 금연정책 시행한다는 군요. [5] cLuB 13/01/06 09:11 223 0/4
    7
    이젠 술집이나 음식점에서 담배 못피는 사태가... [12] cLuB 12/12/04 11:26 436 5
    6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을 (갤럭시에스쓰리, 아이폰파이브) [2] cLuB 12/11/11 14:23 20 0
    5
    LGU+ IPTV셋탑박스를 TV안나오는 컴퓨터 모니터에. [2] cLuB 12/10/19 13:57 47 0
    4
    인터넷 전화와 KT유선 전화 중에서 cLuB 12/09/22 15:46 12 0
    3
    컴퓨터에서 하드디스크를 때어다가.. [4] cLuB 12/08/13 07:27 122 0
    2
    제 모니터가 LED S-IPS. 모니터인데 아날로그TV카드를.. [2] cLuB 12/08/10 13:45 36 0
    1
    아파트 흡연자들 때문에 몇년째 고생입니다. cLuB 12/04/29 19:21 116 1
    [1] [2] [3]
    단축키 운영진에게 바란다(삭제요청/제안) 운영게 게시판신청 자료창고 보류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모바일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