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그리고 러시아어 시험을 앞두고) 정리해보는 러시아어 발음법입니다. 어학지식을 심어주려는 목적이 아닌, 단순한 '읽는 법'에 한정된 글이므로, 러시아어를 배우고 싶으시다면 국내 교양서적을 찾아서 배우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본래 공부한 것을 되돌아보자는 생각으로 정리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오유에 이런 걸 올리고 저장할 공간이 있어 참 좋군요. orz
제가 글을 쓰면서 참고한 도서는 《한 번 보면 바로 생각나는 New start 러시아어 첫걸음》이며 (다른 서적은 현재 자금난으로 구매하지 못했습니다. 사전 같은 건 꼭 사고 싶은데….) 엔하위키의 「키릴 문자」항목 역시 참고하였습니다.
본문은 저나 아는 사람에게 보여줄 목적으로 썼기 때문에 반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어 발음규칙>
1편 : 러시아어의 알파벳
러시아나 러시아어에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그들이 나름대로 유럽으로 분류됨에도 불구하고 유럽에서 흔히 쓰이는 알파벳과는 많이 다른 문자를 쓰고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물론 상당한 공통분모가 존재한다. 그게 오히려 배우는 데 장애요소가 돼서 문제지.) 러시아어를 나타내는 문자는 키릴 문자라고 부르며, 그리스 정교회의 수도사였던 어떤 남자가 그리스 문자를 변형해서 슬라브족에게 가르친 것이 원형이 되었다고 한다. 때문에 키릴 문자는 다른 문자보다 더욱 그리스 문자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럼 키릴 문자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어떻게 발음하는 건지 알아보도록 하자. 이해를 돕기 위해 IPA의 기호를 별첨했다. *1
참고로 괄호 안은 소문자에 해당한다. 대개 키릴 문자는 대문자와 소문자가 매우 비슷하므로 외우는 데 무리는 없을 것이다.
А(а) [a/아] : 영어의 a에 해당한다. 생김새도 친숙하고 발음도 쉬워서 가장 외우기 쉬운 문자.
Б(б) [b/베] : Book의 b 발음에 해당한다. 생김새가 독특하긴 하지만 아주 어색한 정도는 아니다.
В(в) [v/붸] : Vote의 v 발음이다. 알파벳 대문자 B와 똑같이 생겼지만 발음은 v에 가깝다. 어차피 글로 쓰면 구분 못하지만.
Г(г) [g/게] : "뭐야 이건?!" 첫 번째. g에 해당하는 소리를 내지만, 알파벳 g처럼 ㅈ소리도 담당하진 않고 오로지 ㄱ소리만 난다.
Д(д) [d/데] : "뭐야 이건?!" 두 번째. d에 해당한다. 생김새가 그래서 그렇지 발음하기 가장 쉬운 자음 중 하나.
Е(е) [je/예] : '에'가 아니라 '예'라는 점에 주의할 것. 그러므로 '에카테리나'가 아니라 '예카테리나'다.
Ё(ё) [jo/요] : 마치 움라우트처럼 점이 두 개 찍혀 있다. 아마 모음 중에선 기억에 쉽게 남을 것이다. (특이하니까. orz)
Ж(ж) [zh/줴] : "뭐야 이건?!" 세 번째. zh발음. 러시아어를 흉내내는 느낌으로 '줴'를 읽는다면 아마 쉽게 발음할 것이다.
З(з) [z/제] : 일반적인 ㅈ에 가까운 소리. 생긴 게 꼭 아랍 숫자 3을 닮았다.
И(и) [i/이] : 키릴 문자의 모음. '이' 소리가 나며, 생긴 게 N이랑 비슷하지만 방향이 반대라는 것에 유념하도록.
Й(й) [j/이 끄라뜨꼬이] : 반 모음이라고 한다. 위의 '이'보다 훨씬 짧은 소리가 난다. 어렵진 않으나 신경 쓰긴 힘든 발음.
К(к) [k/까] : 일반적인 k 소리. 한국어로 옮길 때는 ㅋ보다는 ㄲ에 더욱 가깝다. ex) Книга - 크니가(x) 끄니가(o)
Л(л) [l/엘] : 영어의 l 발음과 동일. 다른 글자와 혼동될 수 있으니 주의할 것.
М(м) [m/엠] : 어쩌면 가장 외우기 쉬운, 배우기 쉬운 문자. 영어와 완전히 동일하지만, 소문자의 생김새만 좀 다를 뿐이다.
Н(н) [n/엔] : h 아니다. 키릴 문자에선 이것이 곧 N이다. 처음엔 혼동하기 쉽지만 익숙해지면 오히려 영어를 잘못 읽는 경우도…
О(о) [o/오] : 영어의 o와 완벽하게 동일함. 여러 발음으로 읽히는 것까지 똑같다. orz
П(п) [p/뻬] : Л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p 발음이 나는 소리다. К와 비슷하게 ㅍ보단 ㅃ에 가까운 소리가 난다.
Р(р) [r/에르] : 하필이면 붙어 있어서 더욱 헷갈리겠지만, 이거 r 이다. 주의가 필요한 자음.
С(с) [s/에쓰] : s 발음에 해당하는 자음으로, ㅅ보다는 ㅆ소리에 가깝다.
Т(т) [t/떼] : М과 비슷하게 소문자가 좀 다른 걸 제외하면 영어와 대동소이. 다만 ㅌ보다 ㄸ에 더 가깝다. (떼-34를 떠올려라!)
У(у) [u/우] : y 아니다. '우'. 일본어의 う행처럼 '우'인지 '으'인지 모를 소리가 아니라 똑똑한 '우' 소리가 난다.
Ф(ф) [f/에프] : "뭐야 이건?!" 네 번째. f와 거의 동일하지만, 생긴 게 가장 큰 문제다. 영어 f보다 ㅎ 소리가 더 강한 듯도 싶다.
Х(х) [x/하] : ㅎ 발음에 해당… 하진 않고, 바람이 목을 그대로 통과하는 듯이 소리를 낸다. 좀 어렵고, 글로 쓰면 구분 불가능.
Ц(ц) [ts/쩨] : 이제부터 전부 "뭐야 이건?!" 시리즈. 키릴 문자의 자음으로, 발음이 어려운 건 아니다. 다만…
Ч(ч) [ch/쳬] : …비슷하게 생긴데다 발음도 좀 비슷한 글자가 있다. 영어의 ch와 용례가 거의 비슷하다고 봐도 된다.
Ш(ш) [sh/샤] : '성남 일화 천마'의 호주 용병 이름인 '사샤'를 쓸 때 사용되는 글자. 정확히는 뒤쪽의 '샤' 발음에 사용된다. 앞의 '사'는?
Щ(щ) [shy/시챠] :바로 이걸 쓴다. Ш보다 더 센 소리가 나는 게 특징. 생김새에 유의할 것.
Ъ(ъ) [뜨뵤르드이 즈나크] : 발음은 없으며, 앞의 문자와 뒤의 문자를 구분해주는 역할만 한다. Объект (압옉트, object) 가 그 예시인데, 이 문자가 없으면 발음은 '오볙트'가 되지만 이 문자로 인해 Об와 ект를 따로 읽게 되는 것이다.
Ы(ы) [i/의] : '의'와 '이'의 중간 발음. 특정 자음과의 결합이 불가능한 특징이 있다.
Ь(ь) [먀흐끼이 즈나크] : 뜨뵤르드이 즈나크와 같이 자체의 발음은 없으며, 앞의 자음을 구개음화한다. 나도 어떻게 읽는지 모르고, 그냥 사전 뒤져서 읽는 법을 외워버리는 게 차라리 편할 정도. 구개음화는 그만큼 어렵다.
Э(э) [e/에] : 영어의 e와 같다. 생긴 게 많이 다를 뿐이지.
Ю(ю) [ju/유] : 옆으로 누운 오. 어려울 것 없는 모음.
Я(я) [ja/야] : 좌우로 대칭시킨 R. '야' 발음이 나며, 러시아 영화에서 쉽게 들을 수 있다. 왜냐면 이 글자, 러시아어에서의 1인칭 단수 주격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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