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 다른 글에서도 댓글로 쓴 적이 있지만 <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대학시절 선배 중 한 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었습니다.</span> <div>다른 선배들은 이 후 굉장한 충격에 방황을 하셔서 크게 고생했었죠.</div> <div>그런데 전 막 신입생이었던 지라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선배의 죽음이 그리 와닿지 않았죠.</div> <div>그저 그 죽음에 의해 다른 선배들이 힘들어 하는게 화가 났을 뿐이었습니다.</div> <div><br /></div> <div>그 선배가 남긴 물건들은 모두 정리 되었는데</div> <div>기타 만큼은 대학에 여전히 남아있었습니다.</div> <div>누가 연주하지도 않았고 그냥 그 자리에 있었을 뿐입니다.</div> <div><br /></div> <div>시간이 지나고 지나 제가 졸업을 앞두게 되었습니다.</div> <div>당시 전 친구에게 기타를 배우고 있었는데, 슬슬 개인 기타를 가지고 싶었습니다.</div> <div>그러다 그 기타가 생각났죠. 친구에게 기타 상태를 물어보니 괜찮은 기타고 여전히 상태도 좋다고 하더군요.</div> <div>수년간 아무도 연주하지 않았던 상태였던지라</div> <div>선배들께 제가 그 기타를 가져도 되냐 물어보고 기타를 자취방에 가지고 왔습니다.</div> <div><br /></div> <div>기타가 생겨서 기쁜 마음 뿐이었는데</div> <div>몇 주뒤 예고도 없이 허리 염좌로 구급차에 실려가는 처지가 되었습니다.</div> <div>그때까지도 별 생각없었어요. 졸업시기라서 굉장히 바쁘게 움직였으니 몸을 혹사시킬만큼 혹사시킨 상황이었거든요.</div> <div>여튼 덕에 한동안 병원신세를 져야해서 기타를 이번엔 동생에게 넘겼답니다.</div> <div><br /></div> <div>그리고나서 반년 뒤 </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동생에게 기타연습은 잘 되고 있냐고 물어보았는데</span></div> <div>동생은 씁쓸히 웃으면서 가져간뒤 얼마 되지 않아 기타를 내놨다고 하더라고요.</div> <div><br /></div> <div>전쟁이 나도 잘수 있는 인종인 저와 달리 동생은 소리나 빛이나 시선에 예민해 잠을 잘 자지 못하는데</div> <div>기타를 가져간 이후 제대로 잠들수 없더라는 겁니다.</div> <div>이유 모르게 기타가 신경쓰이여서 집이 왠지 굉장히 불편하게 느껴졌다고 하더라고요.</div> <div>그러다가 동생 역시 목이 상해 병원에서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div> <div>의사는 업무 스트레스가 원인이라 진단했지만 동생은 내내 기타 생각이 끊이지 않았다고 하더군요.</div> <div>그래서 그 날 바로 집에 들어와 기타를 아파트 쓰레기장에 내놨다고 합니다.</div> <div>그제서야 집에서 편히 잠들수 있었다고 하더군요.</div> <div><br /></div> <div><div>그 기타 누군가 주워간거 같다고 하던데 어디에 있는지 </div> <div>주워가신 분은 잘 쓰고 있는지 궁금하네요.</div></div> <div><br /></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통기타예요. 갈색의 평범한 기타고 동생은 직장관계로 전남 여수에 있어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기타 내놓은 곳이 여수의 아파트에요.</span></div> <div>스티커가 한장 붙어져 있는데 척보면 낡아보이는 그런 스티커죠.</div> <div>기타자체는 낡아보이지만 줄은 새거로 갈아놔서 깨끗한 상태였어요.</div> <div><br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