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P> <P>13학번 동기들끼리만 모이는 술자리가 있었다.</P> <P>삼십명쯤 되는 인원이 호프집 구석자리를 전세내다시피 했다.</P> <P>나는 여태까지도 어색해서 쭈뼛쭈뼛했다.</P> <P>그래도 술자리에선 막 소리도 지르고 웃기도 했다.</P> <P>게임도 하고 처음 보는 사람 번호도 주고받고 했다.</P> <P>술도 마시고</P> <P> </P> <P>여차저차해서 호프집은 마무리 짓고 나왔는데 다들 집에 간다는 것이다.</P> <P>나는 아직 집에 가긴 아쉬운 시간이란 생각이 들어 남았더니 여 셋과 나뿐이었다.</P> <P>여 셋은 모임을 주선한 친구, 총무 등등 기가 센 뇨자들이었다.</P> <P>쨌든 노래방을 갔다.</P> <P>난 참 노래를 못부른다.</P> <P>담배냄새 맡아가며 열심히 들어주다 보니 열한시를 훌쩍 넘겼다.</P> <P> </P> <P>노래방도 마무리 짓고 남은 돈은 최후까지 남은 사람들끼리 나눠가졌다.</P> <P>처음에 만원을 냈는데 만 이천원이 돌아왔다.</P> <P>끝까지 남은 사람이 갑이지 외쳐대며 도란도란 지하철역으로 갔다.</P> <P>어느 역에서 나 갈아탈 겸, 여자 한명 배웅해 줄 겸 해서 내렸다.</P> <P>먼저 보내주고 돌아오는데 차가 끊겼다.</P> <P>슈바</P> <P>택시비보다 모텔비가 더 싼 거리다.</P> <P> </P> <P>버스도 다 끊겨 정류장 앞에 멍하니 서 있었다.</P> <P>어떤 커플이 쪽쪽 소리내면서 키스를 해대고 있었다.</P> <P>길건너에 피시방이 보였고 나는 어머니에게 전화해 첫차를 타고 돌아가겠노라 전했다.</P> <P> </P> <P>이 피시방은 키보드고 마우스고 미끌미끌해서 기분이 별로다.</P> <P>모임을 주선했던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P> <P>그나마 살갑게 대하는 동기다.</P> <P>아까 친구들이 집에 잘 못들어가면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느니 하면서 우는 소릴 하던 것을 기억했다.</P> <P>그냥 잘 들어왔다고 했다.</P> <P>같은 동네 사는 선배에게도 전화가 왔다.</P> <P>전철이 없을텐데 어쩌느냐고.</P> <P>버스가 있다고 했다.</P> <P>그리고 이 역에서 갈아 타는 것을 추천해준 동기에게도 카톡을 보냈다.</P> <P>잘 들어 갔느냐, 나도 잘 들어 왔노라고.</P> <P> </P> <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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