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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레기, 현재에 들어 기자를 지칭하는 가장 흔한 단어. 언제부터 기자들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특종이나 사회 고발을 위해 뛰어다니는 열혈기자에서 기자+쓰레기의 합성어인 기레기가 되었을까. 내가 이 다큐를 보기 전 가지고 있던 생각은 자업자득이었다. 그들의 신뢰성 없는 보도와 넘텨나는 카피 뉴스. 대중들을 선동하는 자극성이 강한 뉴스들을 무한히 재생산하는 행태. 이 모든 것이 기자를 기레기로 만들었다. 이 다큐는 기자가 기레기가 되어버린 이유,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가장 크게 가지고 있던 오해는 아무래도 권력에 굴복해 진실을 호도하고 청와대의 입장 대변 마이크가 되어 버린 언론에 대한 것이었다. MBC 총파업이나 KBS 기자들의 대응에 대하여 정확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그들 모두가 굴복했다 생각했다. 그러나 다큐를 보며 이들이 얼마나 꾸준히 언론의 탄압에 대항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진실조차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고 있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이건 충격이었다. 수많은 기자들의 행동이 정치적으로 해석되어 불합리한 처우를 받고 있었고, 올바른 행동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치기어린 행동으로 오해를 받았다. 이러한 모든 것이 대중에게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묻혀 버린다. 설마설마했던 일들이 모두 내가 모르던 인지의 사각에서 벌어지고 있었으며, 나는 내가 무지하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한 채 대중에 이끌려 함께 언론에 손가락질을 하는 것을 당연시 해버렸다. 이로 인해 대중은 그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목소리를 전달해 줄 언론을 멀리 하였으며, 언론은 권력의 나팔수 역할을 하는 이들로 조용히 채워져 나갔다. 우리가 알면서도 모르는 척 시선을 돌려버린 사이에 말이다.
가장 소름끼쳤던 부분은 단지 통신망의 발달로 범람한 것으로 여겼던 인터넷 언론사에 관한 부분이다. MB정부 출범 이후 인터넷 언론사의 숫자가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언론은 광고와 후원으로 살아간다. 그러나 대다수의 인터넷 언론사들은 후원도 없고, 광고 가치가 없는 낮은 트래픽의 언론사들이다. 이러한 언론사들은 자연 도태되어야 할 텐데, 어떻게 유지됐을까, 누가 유지 시켰을까. 왜 우리들은 이런 당연한 사실을 지금까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을까.
아쉬운 건 한 쪽의 입장을 대변하는 인터뷰밖에 없다는 점이다. 물론 그들이 어떻게 인터뷰를 거부하고 무시했는지 꾸준히 영상에서 표현되어지지만 역시 다큐라는 포맷이라면 객관성 유지를 위하여 다른 쪽의 입장이 어느정도 들어가야 하는 편이 좋았으리라 본다. 그래도 최선책은 아니었지만 차선책으로 그 누구도 인터뷰에 제대로 응하지 않고 피한다는 것과 그들의 앞 뒤가 다른 주장들을 실어 내어 관객들에게 당위성을 이해시키는 점은 매우 좋았다.
아직도 우리의 인지의 시각 밖에서 저항하고, 거짓과 비리를 고발하는 행동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우리가 그들의 고발과 저항을 직접적으로 도울 수는 없지만, 적어도 진실을 알고자 하는 노력을 멈춰선 안된다는 점을 느끼게 해주는 다큐였다고 생각한다.
8/18 ART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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