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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앤다이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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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4370
    작성자 : 유앤다이
    추천 : 2
    조회수 : 434
    IP : 203.240.***.253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2/12/01 16:57:10
    http://todayhumor.com/?readers_4370 모바일
    [오유과거] 산문

    눈을 맞으며 그녀가 서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눈은 나를 온전히 받아 내고 있었다.

    어디서부터 잘 못 된 걸까?

    높지도 낮지도 않은 억양의 말이 내 심장을 정확히 겨누고, 한 땀, 한 땀 뚫고 지나가 내 뒤 어둠 속의 한기마저 얼려버렸다

    그리고 그 뚫린 가슴으로 겨울의 차가운 공기가 온 몸 구석까지 스며 들어왔다

    뭐가

    너와 나, 우리 둘 말이야.

    어쩌라고 썅년아

    심한 소리가 입에서 튀어 나왔다. 그랬다. 나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다. 단지 그 뿐이었다. 우리가 사귀어온 2년의 시간과 그간의 정도 그녀에 대한 나의 마음을 되돌리기 에는 역부족 이였다.

    곧 후회가 밀려왔다. 심한 말을 뱉을 필요가 있었을까? 난 진짜 인간 쓰레기 인가? 하지만 나는 곧 내 자신을 합리화 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잘 못이라고.. 애초에 사랑하지도 않는 나를 붙잡은 것도 .. 춥고 어두운 야밤에 나를 불러내 쓸데 없는 소리를 지껄이 것도 모두 그녀 잘 못이라고..

    하지만 그녀는 울고 있었다.

    그녀의 눈물은 휘몰아치는 겨울의 바람에 따라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흔들거렸다. 마치 하늘에서 내리는 눈처럼.

    나도.. 나도 너를 사랑하지 않아 근데 있자나…”

    눈 발이 더 거세졌다. 마치 그녀의 눈물 처럼

    그만 더 이상 듣지 않겠어 이제 우린 끝이야 앞으로 연락하지마

    내가 그녀에게 한 마지막 말이었다. 그리고 뒤로 돌아 어두운 적막 속으로 사라졌다.

    눈이 내리는 길을 걸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주로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일들을 떠올랐다.

    확실히 나는 처음부터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다. 그저 외로웠고 그녀는 만나기에 괜찮은 사람 이었다. 수학 공식마냥 정해 진대로 의무적인 밀고 당기기를 했고, 마음에도 없는 편지를 써내려 갔다. 그녀의 마음을 얻었고, 곧 그녀의 몸도 가질 수 있었다.

    그녀 또한 나를 별로 맘에 들어 하지는 않았다. 30이 훌쩍 넘어버린 나이였던 그녀는 그냥 나를 결혼하기에 적당한 남자라고 생각 했을 지도 모른다.

    그랬다 우리는 각자의 목적에 맞게 만났고, 연애를 했고 이별을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 있는 어떤 것이 꿈틀대며 내 자신에게 소리치고 있었다.

    쓰레기 같은 놈. 책임질 자신도 없으면서 여자를 건들이 다니.. 결혼 적령기를 넘긴 그녀는 이제 어떡하라고 개 자식아!

    지나는 길에 편의점이 보였다. 소주 한 병을 사서 그 자리에서 원샷 을 했다.

    문자가 왔다. 그녀의 친구 였다. 문자의 내용은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나 있었다. 편의점을 나와 하늘을 쳐다 봤다. 눈은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하늘을 향해 소주병을 집어 던졌다. 가슴이 아팟다. 날라간 소주병이 부메랑 처럼 돌아와 내 가슴을 친 것만 같았다. 그 자리에 주저 않아 문자를 작성했다.

    사랑이란 건 뭘까? 감정인가? 아니면 책임을 동반한 책임인가? 그녀를 만나지 말았어야 했어. 난 그녀를 결혼할 만큼 사랑하지는 안았단 말이야.

    작성한 문자는 보낼 수가 없었다. 아니 보낼 사람이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앉아 있어야만 했다.

    그녀의 눈물을 닮은 눈을 맞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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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2/01 16:57:31  123.212.***.55    
    [2] 2012/12/01 18:19:13  14.3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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