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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travel_6625
    작성자 : 인디아아리
    추천 : 2
    조회수 : 418
    IP : 79.40.***.172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4/04/27 06:25:09
    http://todayhumor.com/?travel_6625 모바일
    밀라노처자 피렌체 여행이야기 3
    게시판 도배해서 죄송해요, 혹 제 글 읽으시는 분 계시다면 조금의 조언좀 부탁드려요 ㅎㅎ...
    어디에 올릴 글들인데 괜찮나 싶어서요 



    옷을 챙겨입고 마지막을 준비한다.

    내가 어질러 놓았던 짐들을 캐리어에 구겨 넣고 다시 한번 주변을 살펴 구겨지지 않은 무언가가 있는지 다시 한번 살펴 본다.

    '나 갈께, 조심히가' 라고 말을 남기고 친구는 일터로 나갔다. '안녕, 너도 조심히가'라는 말을 남기고 친구의 가는 뒷모습을 보며 손을 흔들었다.

    안녕 작별 인사를 고하고 다시 방으로 돌아와 캐리어를 살펴본다. 머리를 만지고 옷매무새를 다시 고치고 나 역시 나갈 준비를 한다.

    '오빠, 나 갈께요' 라고 같이 사는 친구의 플랫메이트에게 인사를 남기고 방문을 닫았다
    '뭐야 진짜 가는거야, 이제?'. '응'

    짐가방들을 밑의 층에 옮기고 신발을 신는 찰나 분주한 소리가 들린다. '가는데 인사는 해야지 나도 남잔데' 라는 소리를 하고 짐가방을 대문앞까지 옮겨주었다 '오늘 옷 괜찮아요?'라고 무의한 질문을 남겼다. 그는 대답 대신 안녕이라 손을 흔들었다

    길을 따라 걷는다. 날씨가 참 좋다. 큼직큼직한 산의 풍경. 길가에 난 아기자기한 작은 이름모를 꽃들. 이제 한동안은 다시 보지 못하겠지. 길을 따라 걷는다.

    '근처 레스토랑까지 짐을 끌고 거기서 커피 한잔하고 담배사고 택시를 불러달라고 해야지'라는 생각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누군가가 말을 건다.

    '저기!'라는 말을 얼핏들어 무언가하고 돌아봤다.
    차에 앉아 있는 안경 쓴 내또래 남자가 말을 걸었다

    '저기 미안한데 내려가는 길이야?' 
    '응, 두시에 기차타야돼. 역까지가야돼' 
    '괜찮으면 타'
    '진짜? 나 그럼 이 캐리어 하나 뒤에 다 넣을께'

    내가 머물던 친구의 집은 산을 오르고 올라서 올라야지만 겨우 보이는 그런 엄청난 산동네에 있었다. 웃긴것은 우리는 산동네에 살면 돈이 없어 이런곳에 살거라고 생각하는데, 이 나라는 산위의 집일수록 값이 나간다. 산위에 있으면 여유가 생기고 보이는 풍경이 달라지니까. 전에 만나던 친구의 집도 산속에 예쁜 정원과 연못 커다란 개가 있던 예쁜 집이였다.

    차에 올라타 차안을 살펴 보았다. 'DRY THE RIVER '라는 밴드의 시디가 눈에 띄었다. 생선시장에 있을법한 눈이 쾡한 생선 그림이 있는 그 앨범. 나도 한때 즐겨듣던지라 반가웠다.

    밴드의 관한 이야기부터 이곳은 어땠는지 이런저런 말들을 오가면서 산을 내려왔다.

    '나도 여자친구랑 열흘전에 헤어져서 생각하기 싫어서 집으로 돌아왔어'라며 내 지난 이야기에 대답해 주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가고 내가 말을 꺼냈다

    '아직 한시간 남았어, 시간 있으면 밖에서 점심 먹을래?'라는 소리에 '뭐 어때, 혹은 그러지뭐' 라는 뉘앙스이 대답이 왔다.

    차에서 내려 뭘 먹을까 하다가 내가 40분 밖에 남지 않았다는걸 알았다. '간단히 먹어야한다'
    둘러보니 근처 작은 포장마차들이 즐비한 거리가 나왔다. 찬찬히 둘러보다 '아란치노'가 눈에 띄었다.
    뜻은 오렌지를 말하지만 그 모양새가 오렌지같아 불려진 이름이라고 한다. 오렌지 모양의 쌀이 들어간 고로케라고 보면된다. 각자 하나씩 골라놓고 물한병씩을 사오고 말을 이어간다.

    '난 네가 했던 그런 진지한 관계가 싫어' 라고 내 이야기에 대뜸 대꾸했다.
    '왜?'라고 나역시 대답했다.
    '그냥 진지해지는게 싫어, 서로 가족들을 만나고 하는게 너무 진지해서 싫어'

    그도 그랬을까? 내가 너무 큰 미래를 바라봤던것에 그도 진절머리를 냈던걸까? 아냐 이미 끝났으니 더이상 생각하지 말자

    '이 나라, 특히 이 도시가 진짜 여유로운거같아'라고 내가 말했다. 대화의 주제를 바꾸고 싶었다.
    여기서 또다시 많은 대화가 오고갔다.

    '이름이 뭐야?'라고 물었다. 이 긴긴 대화들과 짧은 점심을 함께해준 그의 이름조차 몰랐단 사실이 이상해 대뜸 이름을 물었다. 서로 이 상황이 웃긴지 어이없는 미소를 띈 채 통성명을 했다.

    '너 기차시간 가까워, 슬슬 가자' 우리가 먹던 오렌지도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고 시간도 다 되었고 우린 일어나 다시 이야기를 했다.

    '한국 가보고 싶어'
    '와, 내가 가이드 해줄께 한번 해봤었어' 라는 대답을 하고서 그와 있던 생각들이 다시 한번 짧게 스쳐지나갔다. 

    내가 기차에 몸을 싣는 모습까지 바라 본 그는 내가 짐을 올리고 자리에 앉는 것까지 확인한 후, 손을 흔들고 떠나갔다.

    점심을 같이 만들어준 사람인데 이메일이라도 알아올껄 아쉽게 생각하며 밀라노로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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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4/30 15:48:28  195.31.***.2  me.com  147188
    [2] 2014/07/16 15:08:48  71.146.***.11  WhereAreYou  112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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