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고 싶었다 빠져나오고싶었다
내가 저질렀던 모든 일들을 뒤로하고서 마냥 나오고싶었다. 병원앞에서 깽깽거리는 강아지가 주인을 원망하면서도 저로썬 아무것도 할수없다는걸 인정한채 순순히 발걸음을 따르지 않는가, 나는 그와 다르게 주인 품을 벗어나는 강아지가 되고싶었다.
짐꾸러미를 이끌고 사람들을 끝없이 뱉어내고 삼키는 기차에 몸을 싣고서 떠나는 준비를 한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이년간의 사랑이 끝남에 맘이 아파 무작정 떠나가려했다
기차에 몸을 다시 맡겼다. '한시간 반만, 한시간 반만 지난다면 여기서 벗어날수 있어'
운이 좋게 난 혼자 앉아 나홀로 한시간 반을 즐길수 있게되었다. 기차에서 나눠준 싸구려와인과 작은 비스켓으로 속을 달래고 주변을 살펴보았다.
내 옆엔 거대한 거구의 남자가 앉아있다. 그는 먹었다. 그의 엉덩이가 좌석에 닿음과 동시에 그의 입은 쉬지않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언가를 또 꺼낸다. 입에 들어간다
잠깐의 휴식이 왔다, 다시 입안에 무언가를 넣기 시작했다. 그는 어째 자신의 입을 쉬지 않는가
누군가에게 여지껏하지 못하던 말을 할수도 있고,
사랑하는 이에게 사랑하는 말대신 용서를 구할수도 있는 입이다. 그는 이 모든것들을 하지 못한게 분명하다. 그래서 다른 용도로 그의 입을 못살게 굴고있는지도 모른다
거리를 나섰다. 높은 산길을 따라 밑으로 내려간다
천년은 족히 넘은 교회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그 교회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오래된 계단을 따라 올라간다. 색이라곤 흰색과 검은색만 있는 무채색의 장식으로 가득찬 교회입구에 들어간다
보이는 그대로 천년의 이야기를 갖고있는 교회였다
머릿속 어딘가에선 학교에서 배운 미술사 이야기가 생각이났다. 계속해 머릿속을 뒤져가며 내가 보고있는것과 맞춰본다
교회에서 울리는 종소리 만큼이나 내 배고픔또한 정확했다. 눈에보이는 식당엘 들어선다 가격을 확인해본다. 발걸음을 고쳐걷는다
이를 두번반복해 한 레스토랑에 들어가
샐러드와 화이트 와인한잔을 시켰다
빈속인지라 와인한잔에 취기가 올라오는 나를 보게되었다
'아냐, 아직 해야할것들이 많아, 여기서 취할순없어'
붉어진 얼굴을 들고서 무작정 길을 따라걷다
궁전을 발견했다.
이 나라에 있는 궁전들은 생크림이 잔뜩들어간 케잌과 같다, 생크림 케잌이 부족한지 그 위에 초콜렛이며 설탕에 절인 과일들이며 화려하고 너무 달아 머리가 띵한 느낌이 든다. 난 분명 와인에 샐러드를 먹은 속인데, 궁전을 돌아본 나의 느낌은 입안가득 단맛이 퍼지다못해 머릿속까지 단맛이 퍼지는 그런 디저트를 먹는 느낌이 든다
내가 근 20년을 살면서 본적없는 그런 화려함과 달콤함, 그것이 이곳이 가지고있는 점인가보다
나처럼 혼자 여행온것같은 여자가 내 앞에서 담배에 불을 붙힌다. 커다란 지도를 펼쳐들고 다음 목적지를 정하나보다. 담배 한까치의 불이 채다 꺼지기전에 여자가 일어선다. 아마도 아까 확인해본 다음 장소를 향해 가겠지
혼자인 사람들을 종종 볼수있다
그들도 나와 같을까? 그들도 나처럼 모든걸 뒤로한채 도망쳐오고 싶은 사람들중 한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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