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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45251
    작성자 : 이낮
    추천 : 5/8
    조회수 : 4148
    IP : 58.226.***.59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3/04/05 11:59:39
    http://todayhumor.com/?panic_45251 모바일
    [공포] 나 방금.. 생생하게 봤다.

     

    방금 내가 겪은 일이 대채 뭔지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것은

    내가 본 것은 정말 생생하다는 점.

    그리고 방금 전이었다는 점.

     

     

     

    어느때나 다름 없이 나는 늦게 일어났다.

    오늘은 아르바이트 쉬는 날이니까.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다보니 시간개념이 없어져서

    항상 일어나면 휴대폰을 키고 요일부터 확인한다.

    오늘은 금요일, 휴대폰으로 웹툰을 보고

    흡연 욕구가 강하게 밀려와 밖으로 나갔다.

     

     

    "문 잠그지마, 엄마"

     

     

    잠깐 담배만 퓌우고 다시 들어올거라 잠그지 말라는 말을 뒤로 한채

    나는 집에서 2~3분 걸으면 나오는 공원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근데 뭔가 좀 이상했다.

    딱 봐도 요 앞 중학교에 다니는것같은 아이들 여러명이

    공원에서 야구를 하는 둥, 휴대폰을 하는 둥 모습이 보였다.

     

     

    "이상하다, 오늘은 금요일인데."

     

     

    학교가 쉬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다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키 크고 매마른 남자가 공원에서 담배를 퓌우고있으면

    저 어린아이들의 시선이 순식간에 나에게로 모일테니..

    아무도 없는 마루에 앉아 담뱃불을 붙이자 마자 그 일은 일어났다.

    하늘에서 '쿠쿵' 소리가 났고, 소리가 난 곳을 올려다봤다.

     

     

    샤프심 굵기의 무언가.

    점점 땅으로 내려오고있었다.

    저 멀리서.

     

     

    '설마'

    라는 생각을 먼저 했다.

     

     

    그 순간 저 멀리서 들리는 폭팔음과 함께

    순식간에 나무가 휘어지고 바람에 날아갔다.

    그리고 무언가 노란색의 빛이 나에게 다가왔다.

     

     

    '저기에 휩쓸리면 죽는다!!'

    라고 생각하여 미친듯이 반대쪽으로 뛰었다.

    너무 급하게 움직이느라 마른 입술의 담배가 아직 떨어지지 않아서

    대롱대롱거리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었지만

    그딴것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일단 난 살고싶으니까.

     

     

    그리고, 그 속도를 이기지 못한 난

    그 노란 빛 안에 빨려들어갔고

    아무 고통도 느껴지지않아 이상해서 눈을 떠보니

    주변이

    없어졌다.

     

     

    없어졌다 라는 표현이 가장 맞는것같다.

    모든것은 회색, 혹은 검정색이며

    오르막길 내리막길? 그런건 없다.

    순식간에 평지로 변해있었다.

     

     

    두려움이 밀려왔다.

    전쟁이 났다는 생각?

    혼자 남았다는 생각?

    죽을거라는 두려움?

    그런건 생각조차 하지않았다.

     

     

    바람이 부는 소리

    새가 우는 소리.

    사람들의 소리.

    자동차가 지나가는 소리.

     

     

    모든 소리가 갑자기 한순간에 들리지 않는다.

    그 폭팔로인해 내 귀가 먹었다고 의심이 되서

    "누구 없어요!?" 라고 소리를 질러보았다.

    허나 나의 목소리는 크게 잘 들리고

    심지어는

    메아리도 없었다.

     

     

    미친듯이 울며 방향감각을 잃은채로 달렸다.

    방향감각을 잃었다기보단

    모든게 다 똑같은 모양으로 변해버린 평지를

    미친듯이 달렸다고 하는게 맞겠다.

     

     

    그러다가 난 멈췄다.

    이곳이 우리집이 있던 자리라는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았기때문이다.

     

     

    자살을 해보려했다.

    있는 힘껏 달려 있는 힘껏 점프했다.

    하지만 머리가 땅에 부딫히기 바로 전

    나라는 한심한 인간은 겁에 질려서

    손으로 머리를 방어했고

    내 손과 무릎만 까져 피가 나고있었다.

     

     

    울며 말했다.

    기회를 한번만 더 달라고.

    신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그땐, 신이시여 라는 단어를 100번은 말한것같다.

    그리고, 난 눈을 떴다.

    신이라는 단어를 외쳤던 그 자세 그대로.

    내 방이 이렇게 반가운적은 없었다.

    그리고, 자고있는 엄마.

    매일 시비만 걸어대는 지긋지긋한 누나.

    모든게 다 반가웠다.

    그리고 나는 컴퓨터를 켜자마자

    이 글을 쓰는것이다.

    그건 뭐였을까.

    뭘 들여다본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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