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입술모양 보석 한개</p><p> </p><p>내가 공방에서 본 일이다.</p><p>저렙 부두 하나가 거래창에서 떨리는 손으로 입술모양 보석한개를 올려 놓으면서</p><p>"황송하지만, 이 보석이 못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p><p>하고 그는 마치 1.08패치를 기다리는 사람같이 채팅창을 본다.</p><p> </p><p>공방고렙은 저렙 부두를 무끄러미 내려보다가, 보석을 클릭해보고 "좋소."하고</p><p>내어준다.</p><p>그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보석을 받아서 인벤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p><p>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고렙을 찾아 갔다.</p><p>인벤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그 보석을 내어 놓으며,</p><p>이것이 정말 에메랄드로 만든 입술모양입니까? 하고 묻는다.</p><p> </p><p>다른 고렙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p><p>"이 보석 허디서 훔쳤어?" 저렙 부두는 떨리는 목소리로</p><p>"아닙니다, 아니예요."</p><p>"그러면 길바닥에서 주웠다는 말이냐?"</p><p>"누가 그렇게 큰 보석을 빠드립니까? 떠러지면 "띵" 소리는 안나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p><p>부두는 손을 내밀었다. 고렙유저는 웃으면서 "좋소." 하고 던져 주었다.</p><p>그는 얼른 클릭해서 인벤속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p><p> </p><p>뒤를 흘끔흘끔 돌아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p><p>서서 그 보석이 빠지지나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p><p>거친 마우스가 인벤위로 그 보석을 쥘 때 그는 다시 웃는다.</p><p>그리고 또 얼마를 거러가다가 어떤 대장장이 으슥한 곳에 찾아들어가더니</p><p>제련소 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보석을 인벤창을 열고 들여다보고 있었다.</p><p>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p><p> </p><p>누가 그렇게 많이 나눔 합디까?</p><p>하고 나는 물어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인벤창을 닫았다</p><p>그리고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p><p>"염려 마십시오, 해킹하지 않소."</p><p>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p><p>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p><p> </p><p>"이것은 훔친 것이 아닙니다. 길에서 얻은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p><p>나눔을 줍니까? 유황 하나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레어템 주시는분도 백에 한 분이</p><p>쉽지않습니다.</p><p>나는 하나 하나 폐지를 팔아서 사각모양 보석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모은 사각보석으로</p><p>온전한 사각모양 보석으로 바꾸게 되었습니다.</p><p>이러기를 여러번 하여 겨우 이 귀한 입술모양 보석 한개를 갖게 되었습니다.</p><p>이 보석을 얻느라고 여섯 달이 더 걸렸습니다.</p><p> </p><p>그의 빰에는 눈물이 흘렀다.</p><p>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보석을 만들었다 말이오? 그 보석으로 렙업할려고?</p><p>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p><p>"이 보석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p><p> </p><p>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