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대 초반의 남자구요...
현재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어요....
2년 전 갑작스런 사고를 당해서...
왼쪽은 60, 오른쪽은 80% 정도의 청각을 상실했어요...
그나마 심도난청은 아니고 아직 난청이 진행중이라서...
외이도형 보청기를 사용하는데요....
대략 보청기를 착용하면 밑에처럼 이렇게 되요....
저게 별거 아닐 수도 있지만,
괜히 보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고...
동정하고 그런 경우를 많이봐서....
평상시 외부에 나갈때는...비니를 눌러 쓴다던가, 헤드폰을 쓰고 나가요...
요즘은 날씨도 덥고 해서...
모자보다는 헤드폰을 착용하는데....
원래 어디 나갈때 혼자 나갈 일이 거의 없는데,
오늘따라 식구들이 다 출근하고 혼자 병원에 갈 일이 있었어요...
시청에서 신도림을 가는건데,
딱히 택시타기 애매한 거리라서...
정말 몇 년만에 지하철을 타 봤어요...
근데 지하철을 타니까 보청기 사이로 들리는 소음 같은게 거슬려서
보청기를 꺼 놓고 헤드셋으로 음악을 조금 크게해서 들었어요...
근데, 제가 앉아 있는데 왠 커플이 오더라구요....
앞에 서서 애정행각(?) 을 벌이길래 그냥 그러려니 하고 앉아 있었어요...
근데 갑자기 그 남자가 절 보더니 뭐라고 뭐라고 하는거예요....
그래서 제가 헤드셋을 내리고 '네? 뭐요?' 물어봤는데...
제가 보청기를 꺼놔서 제 목소리가 좀 크게 들렸나봐요...
그니까 갑자기 남자 표정이 안 좋아지더니 저한테 막 화를 내는 거예요....
전 아직 청력을 상실한지 얼마 되지 않아 입모양만 보고 판독하기가 힘들어서...
보청기를 키려고, 양쪽 귀쪽에 손을 갖다대서 베터리 도어를 닫으려고 했거든요....
근데 갑자기 그 남자가 뭐라고 욕을 하면서 제 손을 팍 치는 거예요....
제가 왜 그러냐고 따지려고 일어서니까....
그 남자가 갑자기 제 머리통을 쎄게 때렸어요...
전 너무 황당하고, 기가 차서 남자를 봤는데...
갑자기 남자가 '뭘 봐?' 뭐 이런 비슷한 말을 하면서...
막 욕을 하더니 제 헤드셋을 쭉 잡아 당겨서 던져 버리곤...
제 머리를 한대 더 치더니, 이번에는 제 뺨을 때리더라구요...
근데, 그 사람이 절 때릴때 충격으로 왼쪽에 있던 보청기가 빠져버렸어요....
맞는건 둘째 치고 지금 우리집 형편도 어려운데...
몇 백만원이나 하는 그 보청기를 잃어버리면 안되겠단 생각이 들어서...
아무 말도 못하고 보청기 찾으러 밑에 쪽만 두리번 거렸어요....
근데 보니까 제 보청기가 절 때린 남자 여자친구 발쪽에 있는거예요...
반사적으로 제가 보청기를 주우려고 몸을 숙이니까....
그 여자가 치마 같은거를 입고 있었는데....
여자가 막 소리를 지르는 것 같더라구요...
그러더니 막 남자한테 안겨서 뭐라뭐라 하는데...
그 남자가 보청기 주우려고 엎드려 있는 저를...
갑자기 발로 세게 걷어찼어요...
그때 지하철이 흔들리면서,
제가 약간 밀려 났는데....
밀려나면서 제가 턱쪽을 잘못 맞았는데 너무 아팠어요...
진짜 황당하고 아파서 눈물이 다나는데,
남자가 무서운 표정으로 저한테 다시 오는거예요....
제가 뭘 잘못했나 싶어서...
'아저씨 왜 그러세요...'
물어보니까 남자가 막 또 뭔새끼 씨ㅏ버ㅣㅏ너ㅣㅏㅓㅁ...
뭐 이런 욕을 하는 것 같았어요...
그러면서 저한테 막 다가오는데...
제가 슬금 슬금 뒤로 물러나다가,
갑자기 지하철이 정지하는 듯 해서
문 열리자 마자 뛰어서 내렸거든요...
그리고 택시 타고 병원가는것도 때려치고,
무조건 집으로 와서 아무리 곰곰히 생각해봐도...
도대체가 무슨일인지 모르겠고, 너무 황당하고 억울해요....
하도 답답하고 억울해서 여기에다가 글을 남겨요....
볼쪽이 보니까 좀 뻘겋게 부었는데...
엄마 퇴근하면 뭐라고 이야기 해야할지....
너무 아프고 속상해서 밖에 나가기가 무서워요....
저 같은 사람은 밖에 나가도 안 되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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