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잘잤어? 날씨가 참 좋네? 오늘 하루도 화이팅! ^^ <div><br></div> <div>"개같은년.. 아침부터 문자질이네 씨발거.."</div> <div><br></div> <div>오늘도 혹시나 싶었지만 역시나 였다.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녀가 내게 매일 아침마다 이런 시덥잖은 문자를 보내기 시작한건 3개월전 쯤 이었던것같다.</span></div> <div>나와 그녀는 대학교 동기 사이인데 나는 학기초부터 그녀를 남몰래 짝사랑 하고 있었다.</div> <div>물론 고백할까도 생각해봤지만 우리과 대표 얼굴인 그녀에게는 나 말고도 수많은 남자들의 마음이 쏠려있어 그 경쟁을 뚫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div> <div><br></div> <div>마음속으로.. 오직 마음속으로만 그녀를 좋아하고 있었다. </div></div> <div>그렇게 골머리를 하던중 이렇게 있어봐야 남는건 후회뿐이다 되든 안되든 부딪혀 보자 라는 생각이 들어 무작정 그녀가 사는 집앞으로 찾아갔다.</div> <div><br></div> <div>"수경아.. 별로 친하지도 않은 내가 이런말 하는게 당황스러울 것 같은데.. 나 사실 너 쭉 좋아했어 처음 봤을때부터.. 괜찮다면 나랑 사귀어줄래?"</div> <div>집앞에 서있는 나를 보고 당황하며 여긴 어쩐 일이냐고 묻던 그녀는 내가 갑작스럽게 고백을 하자 얼굴빛이 점점 어두워 지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어.. 경민아 너가 좋은 애인건 아는데 난 아직 남자친구 사귈 생각이 없어. 사실 그럴 여유도 없고.. 그냥 편하게 친구로만 지내자."</div> <div>눈에 띄게 싫어하는 표정을 짓던 그녀는 '그럼 잘가' 라는 말을 남기고는 집으로 들어가 버렸다.</div> <div><br></div> <div>혹시나 싶었지만 역시나 였다. 그녀가 나같은놈하고 사겨줄리가 없었다. 아니..</div> <div> 생각해보니 그녀는 내가 싫은게 아니라 아직 남자친구 사귈 여유가 없다고만 말했다. 그럼 아직 기회는 남아있단 소린데? </div> <div>그래 말도 별로 안나눠봤는데 나보고 좋은애라고 했잖아. 이건 평소에 날 좋게 보고 있었단거야. 아직 기회는 남았어.</div> <div><br></div> <div>역시 내 예상대로 였다. 그녀를 포기할 기회는 충분했는데 나만 모르고 있었다.</div> <div>내가 고백을 하고 일주일후 그녀는 한 학번 위인 형과 과cc가 되었다. 그 형은 나와 다르게 얼굴도 멀끔하고 키도 훤칠했다.</div> <div><br></div> <div>그냥 내가 싫었던 거였다. 그렇게 난 그녀를 깨끗이 포기했다.</div> <div><br></div> <div>이상한일이 일어나기 시작한건 그녀와 선배가 사귄지 한달이 된 시점에서 였다.</div> <div>그녀는 학교를 나오지 않기 시작했고 선배에게도 문자로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하고 잠수를 타버렸다.</div> <div><br></div> <div>선배는 이해할수 없다고 주위사람들에게 한탄을 했고 난 그 커플의 헤어짐에 내심 기분이 좋아졌다.</div> <div><br></div> <div>'역시! 사람은 나쁘게 살면 벌을 받게 되어있어. 키키 나 버리고 그놈한테 가더니 얼마 못가는 구만.'</div> <div>혼자 알수없는 승리감에 도취되어 집에서 게임을 하고있던그때 평소에는 잘 울리지도 않는 핸드폰이 웬일로 소식을 전해왔다.</div> <div><br></div> <div>까똑</div> <div><br></div> <div>-안녕! 경민아 나야! 수경이! 잘지내지?</div> <div><br></div> <div>수경이에게 온 문자였다. 받는순간 조금 설레었지만 이제 그녀에게는 애정보단 증오만이 남아있어 나는 여자에게 내 인생 최초로 읽고 무시해버리는</div> <div>대담함을 선보였다.</div> <div><br></div> <div>'아주 웃기는 년이네. 내가 그리워 지기라도 했나? 키키'</div> <div><br></div> <div>수경의 문자를 무시하자 내 마음속의 쾌감은 더욱더 꿈틀거리며 고양되어갔다.</div> <div><br></div> <div>그러나 더 이상 오지 않을줄 알았던 문자는 그이후 한달동안 계속 이어져 갔다.</div> <div>문자의 내용은 별 시덥지도 않은 내용들이 대부분 이었다.</div> <div>오늘도 화이팅 이나 날씨가 좋네 마네 이런 내용들 물론 난 한번도 그 문자의 답장을 하지 않았다.</div> <div>나름대로의 복수랄까. 항상 무시하고나면 마약에 취한듯 기분이 좋아졌다.</div> <div><br></div> <div>그런데 어느날인가 문장의 내용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br></div> <div>시덥지도 않은 안부인사는 계속 날라왔지만 거기에 사진이 조금씩 추가되기 시작했다.</div> <div>어느날은 커피숍 어느날은 피씨방..</div> <div><br></div> <div>그랬다. 내가 오늘 하루 돌아다녔던 곳의 사진들이 나에게 전송되어 왔다. 매일 아침마다..</div> <div>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그게 한주가 되고 한달이되고 나니 극도로 공포감에 사로 잡히기 시작했다.</div> <div>내가 어딜가도 나를 감시하고 있다는 그런 불안감..</div> <div>처음으로 수경이의 문자에 답장을 보내 왜 이러는거냐고 그만해라 신고할거다 라고 보내보았지만 내가 문자를 무시한것처럼</div> <div>그녀는 어떠한 답도 하지 않았다.</div> <div><br></div> <div>웃기지만 경찰에도 신고해 보았다. 돌아오는 답변은 직접적인 피해가 없으니 자신들도 어떻게 해줄수 없다는 말뿐..</div> <div><br></div> <div>공포감에 집안에만 틀어박힌지 일주일째다.</div> <div>내가 밖에 돌아 다니질 않으니 수경이년도 시덥잖은 안부인사만 매일 아침 내게 보내온다.</div> <div>감시당하는 느낌이 줄어들자 조금은 마음이 안정되어 갔다.</div> <div><br></div> <div>'그래 무시하면 되지. 내가 왜 이런걸로 겁을 먹어야 되지?'</div> <div>문뜩 이런 생각이들었고 겁먹지 않고 당당하게 집밖으로 나섰다.</div> <div><br></div> <div>오랜만에 집근처 편의점에서 이러저러한 먹을걸 사고 3일동안 못핀 담배도 사서 들어왔다.</div> <div>그렇게 집에 돌아오자 뜻밖에도 수경이가 와 있었다.</div> <div><br></div> <div>"너.. 여기 어떻게 들어온거야? 나한테 도대체 왜 이래?"</div> <div><br></div> <div>수경이는 씨익 웃을 뿐이었다. 아니 그녀의 얼굴의 반쪽만 웃고 있었다.</div> <div>나머지 반쪽은 흉물스럽게 망가져 있었다.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꼭 화상을 당한것처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왜 그러긴? 너가 나 좋다며? 이제 나 좋다는 사람 너 밖에 없을것 같아"</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웃기게도 그녀의 반쪽얼굴은 여전히 아름다웠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