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종교가 없으니 그냥 없음채
지난주 벌초때 집안 모든 여자들은 불참하고 남자들만 갔음
큰집에 들려 큰아버지를 태우고 선산이 있는 시골로 ㄱㄱ
선산에서 가까이 사시는 작은아버지와 동갑내기 사촌녀석은 먼저 도착해서 제초기 챙기고있었음
잔디 뿌리까지 깍는게 아닌가 할정도로 작은아버지의 섬세한 예술감각때문에
2봉하는데 5시간 걸림. 선산은 200평인데 150평정도는 근처 동네분들 벌어먹으라고 무상대여
9시에 시작해서 잠깐 휴식갖고 끝나니 오후 2시 30분,
난 정말 칡 넝쿨이 너무너무 싫다!!!!!
식사는 작은집가서 먹기로 하고
이미 산에서 소주 1병마시고 작은집에서 식사중에 또 1병을 마신 큰아버지는 이미 많이 취하심,
전날 저녁도 라면으로 떼우고, 아침도 거르고 벌초했던지라 배가 무척이나 고픈 나는
정말 몇일 굶은것처럼 밥공기를 세개나 비움,
사실, 이따금씩 먹는 밥도 햇반 돌려서 먹는지라.. 근 두달만에 먹는 짓은 밥이 참 감격스럽다.
두공기나 비우고, 부족해서 작은집 사촌누나 밥까지 뺏어먹은건 좀 창피하다.
암튼. 식사중에 큰아버지가 술에 취해 사촌녀석에게 머라머라 했나보다. 먹는데 열중해서 뭐라 하신지 못들었다.
동갑내기인 사촌녀석은"내년은 형들이 내려와서 벌초 하겠죠,"
선산을 구입한건 5년전이다. 경매에 나온걸 구입했는데 모든 친척이 부담했다. 누가 더내고 덜내고 그런거 없다.
근데 명의는 서울에 사는 큰형님이다. 또 서울에는 둘째 작은집의 두번째 형님도 계신다.
선산이 있는 광주(전남)에 살고있는건 나와 동갑내기 사촌, 즉 사내놈중에 막내들이 5년째 벌초를 하고있다는거
5년째 내려온적 없음, 못내려간다고 연락한적 없음, 수고했다고 전화한적 없음,
웃기지 않은가?
사촌녀석도 나랑 둘이 있을때 작은아버지만 아니면 안온다고 할정도였으니,
난 큰아버지를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다. 명절때마다 꼬박꼬박 찾아뵙고 배불리 먹고 왔다.
하지만 작년 아버지가 돌아가실때, 아버지는 선산에 묻히기를 거부하셨다. 화장해서 뿌려달라고 하셨다.
아버지의 유언대로 화장했으나 뿌리지는 못하고 납골당에 모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큰집갈 이유가 없다. 내 집에서 차례상 차리기도 정신없다, 배운적도 없었기에 정말 많은 실행착오를 거쳤다.
작은집이 큰집을 싫어하는 이유가. 바로 위 제사 때문이다.
출가외인을 제외하고 가계도를 보자면
큰아버지(광주) 울 아버지(광주) 셋째 작은아버지(서울) 막내작은아버지(전남)
ㄴ큰형(서울) ㄴ셋째 본인 ㄴ둘째형(서울) ㄴ동갑이지만 생일이 느리니 막내 (광주)
큰집은 기독교로 종교를 바꾸면서 차례상x, 제사상x 즉 모시지않기로 한거다.
그 다음인 아버지가 넘겨 받아야하는데 우리집은 내가 5살때부터 어머니가 없음,
아버지 홀몸으로 우리 남매 키우기도 바쁘신 아버지는 모시지못하고
그 다음인 형제중 세째인 작은아버지도 뼈속까지 기독교인이라 패스,
불교신자이신 막내 작은아버지가 받았다.
작은집이 제사상 차리는게 귀찮아서 싫어하는게 아니다.
원래 작은집은 큰집에서 차려지는 차례상의 절차에 불만이 있어서 작은집에 간소하게 차리고 큰집으로 넘어왔다.
원래 큰아버지는 기독교가 아니다. 무교였다. 큰어머니가 기독교였는데 차려지는 상들과 절차가 너무나도 간소한게 작은집의 불만,
아예 넘어와버렸으니 작은집이 오려 좋아했다고(사촌누님의 술자리중 왈)
울집이야 어렸을때부터 여자라곤 누나밖에 없었고, 명절 음식의 종류따위는 당연히 모른다
아버지는 항상 막내 작은아버지에게 미안해하셨고, 해줄수있는건 없지만 연락이라도 수시로 하셨음.
아버지 돌아가실때에도 작은아버지가 제일 많이 챙기셨고, 작은어머니가 제일 서럽게 우셨음.
얘기가 길어지네 --^
작은아버지.작은어머니가 어떤지는 모른다. 직접 물어본적도 없으니깐
하지만 울 아버지와 작은아버지 왕래가 워낙 잦아서 사촌누님과 사촌놈이랑은 형제처럼 자랐다.
사촌놈은 얘가 둘이나 딸린 유부남이지만 --^ 아직 솔로인 나와 누님, 사촌누님 최소 2주에 한번씩은 만나서 술로 외로움을 달래고있으니
잘 알고있다.
사촌놈과 사촌누나는 큰집을 싫어한다.
꼬꼬마때부터 빈티지 상차림으로 보내는 제사상의 묵은 감정과 벌초문제와 땅문제이다.
위에 써있다싶이 막내들이 벌초하고 두명의 큰형들은 관심x이다.
나도 아버지가 선산에 계신것도 아니기에 관심밖이다. 예의상 얼굴보이고 망할놈의 칡넝쿨좀 제거하는것쯤이야. 올해는 나무화된 1m크기의 칡 뿌리를 캐냈다.
사촌녀석은 어릴쩍부터 작은아버지에게 배워서 제초기에 낫질에 제초제 살포까지 만능이다.
사촌들과 술자리에서
만약 작은아버지가 선산에 묻히시면 벌초는 사촌놈 역활이 되버린다. 싫어도 하게될거다.
큰아버지가 묻히면 큰형들이 내려올까? 난 큰형을 15년만에 얼굴봤다. 큰형 결혼식때 서울로 직접 올라가서 -_- 뭐 내려오겠지 긍정적으로 생각해본다
울 아버지가 돈 걷어서 일꾼을 쓰자고 한적있다. 작은 아버지가 너무 고생이라고
큰집이 싫어라한다. 서울에 사는 작은집도 싫어라한다
근데 막내 작은아버지도 싫어라한다. 작은아버지 성격상.. 벌초를 예술적으로 조각하지 않으면 성에 안차시는거다.
땅문제도 있다. 제사도 물려받아야하고 선산도 관리해야할 큰집의 큰형님의 명의로 되어있지만, 둘다 아에 관심이 없다.
관심있든 없든 나도 관심없다. 선산 살때 내 목돈 깨진것이 아깝긴하지만 난 울 아버지만 잘 모시된 된다.
뉴스에서처럼 땅 밀어버리고 콘크리트질 하든가 말든가.
벌초후 피곤한 남자4명은 Zzzz 골아떨어졌고 3시간정도 잤음, 사촌누님이 차려주는 저녘밥을 먹고
광주로 돌아오는길 1시간 정도 걸린다.
그 1시간동안 머라고 하시는줄 아는가. 아직 술이 덜깨신 큰아버지는 반복재생 토시 하나 안틀리고 했던말 또하고..또하고...
첫번째는 동갑내기 사촌녀석에게 형이라 부르게하라고~ 쌍둥이도 몇분차리로 형동생 되는데~ 4달차이나니~ 이소리만 20분을 반복하고
그 다음으로는 사촌누나가 눈치를 줘서 작은집에 놀러가지 못한다는거다.
자길 싫어한다고~ 눈치준다고~
알긴 아시네-_-;;
난 대꾸도 없이 계속 듣기만 했음, 어른들의 문제는 어른들이 풀어야지 우리세대가 나설 일이 아니다.
나 중딩때부터 그랬으니 눈치 못채는게 이상한거다...
종교가 이상한거다. 그놈에 종교가 뭐길레 형제간의 사이도 갈라놓는다. 사람이 나쁜게 아니다고 본다. 어릴쩍 큰아버지는 무척이나 좋으신분이였으니깐
돈이 문제인거다. 같이 땅투자했다가 쪽박나서 원수지간이된 서울 어른들도 처음에는 그렇지않았다.
그게 몇십년째 지속되는가. 풀생각도 없는듯하다.
광주에 남자중 막내인 나와 동갑사촌, 여자중 막내인 울 누나와 동갑인 사촌누나 4명의 그룹,
서울에 사는 큰집의 큰누님,큰형 작은집의 둘째형님과 둘째누님 요래해서 4명의 그룹
당장에 이 두 그룹만 해도 싫어하지는 않지만 무시하고 지내고있지않은가... 부모님들이 화해하지않는 이상 이 두그룹의 화합도 없을듯하다
이 어색어색한 친척관계를 완화시켜주던게, 막내 고모와 울 아버지였다. 막내 고모는 분위기메이커 항상 밝았고 젊으셨고 여기저기 잘 다니셨다.
울 아버지는.. 어려서는 동생들을 커서는 울 남매를 키웠고 보살폈다. 유언으로 할말 못할말 다하고 가셨으나 관계 발전은 없고
막내고모와 울 아버지 두분다 먼길 가셨으니 친척들 분위기는 기가 찰 정도다.
분명 자식들인 우리들이 모르는 다른 일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당장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있다. 해결법도 알고있다. 하지만 해결할 의지가 없다. 정말 광산 김씨 집안은 똥고집인가보다.
진짜 한 평생 웅어리지다가 다들 떠나시는건 아닌가싶다.
난 떳떳하니깐 익명글 안씀,
누나대신 차례상 차려주고 울 아버지 제사상 차려줄 반려구함ㅠㅠ
긴길 읽어줘서 감사. 명절 잘 쇠시길
오타 지적 안받음. 쳇쳇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