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직접 겪은 것은 아니고 옆부대에서 들려온 흉흉한 소문입니다.</div> <div>체험담도 아니고 전역한지 꽤 오래되었지만 인상깊은 내용이라 문득 기억이 나네요.</div> <div><br /></div> <div>제가 있던 사단은 꽤 유서깊은 사단으로, 당시에는 기계화 사단으로 거듭나는 과정 중에 있었죠.</div> <div>그런데 인원 편제는 기계화 사단으로 맞춰놨는데, 기계는 안들어오고 보통 보병사단 역할을 하는</div> <div>어정쩡한 상황이 제가 입대하기 3년 전부터 전역할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전역 이후에도 한참동안 이 상태였던 것으로 암)</div> <div>한마디로 말해서 꼬인 놈도 많고 뺑이도 많이 치는 .... -_-</div> <div><br /></div> <div>그러다보니 구타사고도 많이 났던 듯 ... 정도가 아니라 총기 난사 사고가 있었음. ㄷㄷㄷ </div> <div>일병인가가 세 명 사살한 사건인데 하필 그게 필자가 자대배치 받던 날 (정확히는 전날밤. 다음날 체포 및 수습)ㄷㄷ</div> <div>필자의 자대는 영현처리(=10종 =시체처리) 기능도 있었는데 그런 연고로 본인은 피격된 시체와 함께 자대에 입영함. ㄷㄷㄷ</div> <div>(말년에는 왠 다른 연대 놈이 총 들고 탈영하는 바람에 혹시 전역 못할까 쫄기도 .... 산을 하나 까뒤집었다는데 발견은 했나 모르겠음.)</div> <div>아. 이건 할려던 얘기가 아닌데 ㅋ</div> <div><br /></div> <div>음.. 대충 그런 분위기로 인해 구타 근절 교육도 많이 하고 마음의 편지도 막 쓰라 하고 소원수리도 곧잘 받고 </div> <div>그래서 우리 사단이 병영 선진화의 선도적 역할을 했다 .. 는 것은 아니고 -_-</div> <div>아무튼 그런 걸 좀 중시하는 전통이 생김</div> <div><br /></div> <div>뭐 그래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가니까 본인도 어느덧 고참이 됨 </div> <div>그리고 근처 부대에 (포대 였던 것으로 기억) 신병이 도착함</div> <div>얼어있는 신병에게 고참들은 애정과 관심으로 대해주며 전화카드도 쥐어주고 집과 통화도 시켜줬다고 함</div> <div>피엑스에서 맛난 과자도 사주고 마음 편히 대해줘서 점호 후에는 잠도 잘 잤다고 함</div> <div><br /></div> <div>요즘 쓰는 신막사가 모델하우스처럼 막 출시될 시기여서 그 시절에는 복도처럼 쫙 펼쳐진 내무반이었는데 (이걸 뭐라고 부르나?)</div> <div>비어 있던 자리 중 아버지인지 되는 상병의 옆자리를 받았다고 함.</div> <div>근데 요 상병이 2번초가 되어서 정작 애가 자리에 누워있는 것은 확인하지 못한 것임</div> <div>2번초 근무를 마치고 컴컴한 내무반에 들어와 평소 하던 대로 자기 침상에 앉아서 하이바를 벗어서 비어있는(었던) 옆자리에 내려놓음</div> <div>당연히 애는 얼굴 전면으로 하이바를 받게 되고 잠에서 깸</div> <div>상병이 막 미안하다면서 실수였다고 해명하고 사과하고 </div> <div>울 것 같았던 신병은 의외로 괜찮아요라면서 다시 누웠다가</div> <div>잠이 안오는지 멀뚱멀뚱한 얼굴로 집에 전화 좀 할 수 있겠냐고 함.</div> <div>상병은 친절하게 막사 앞 공중전화부스로 데려가서 </div> <div>심지어 자기 전화카드를 넣어주며 편하게 집에 전화하라고 하는데..</div> <div><br /></div> <div>며칠 후 병영 내 구타 조사가 나와서 부대는 쑥대밭이 되고 그 상병을 비롯한 대여섯명이 영창을 갔다고 함..</div> <div>근데 이게 신병이 빽이 엄청 좋거나 가족이 군대에 신고했거나 그런 것이 아님.</div> <div>신병이 밤중에 전화를 걸었던 곳은 집이 아니고 마음의 소리 상담센터였던 것임 .. ㅋ</div> <div><br /></div> <div>음... 마무리를.. -_-</div> <div><br /></div> <div>이 소식을 듣고 당시 말년이었던 저는 신병들이 근처에 오면 무서워서 덜덜 떨었다고 합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