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케도 지난 1년간 침몰하지 않고 다녔다는 것 같습니다. <div>언제 나도 나게 되어 있는 사고이고, 누군가는 세월호에서 죽게될 운명이었던 것입니다.</div> <div>하필이면 그게 많은 어린 학생들이어서 더욱 안타까울 뿐입니다.</div> <div><br /></div> <div>생각해보면 이런 일은 우리 주위에 이미 비일비재합니다.</div> <div>효율성이니 원가절감이니 하는 명목으로 가장 많이 깎여나가는 것이 안전 비용입니다.</div> <div>분야만 다르고, 직접적인 인명 피해가 없을 뿐이지 전국민 개인정보 유출사태도 같은 이유입니다.</div> <div>또 모 자동차회사의 원가절감에 따른 쿠킹호일화도 알게모르게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을 것입니다.</div> <div><br /></div> <div>이렇게 눈으로 드러나는 것 말고도 한국 사회에 이미 여러가지 징후가 보이고 있습니다.</div> <div>당장 작성자 본인만 하더라도 일을 할 때 원래는 크로스체크와 단계별 작업 확인이 이루어지는 것이 원칙이지만</div> <div>최근 몇 년 사이에 급격히 그런 과정이 축소되거나 없어졌습니다.</div> <div>노동력의 효율적 운용을 강조하면서 신입 직원은 뽑지 않고, 기존 직원에게는 더 많은 일을 요구합니다.</div> <div>결국 남은 건 실무자 본인이 좀더 신경써서 체크하고 확인해야 한다는 것인데 (실제로 회사는 이것을 요구합니다.)</div> <div>예전에 크로스체크를 할 때도 신경쓰지 않았던 게 아니니, 실수가 발생하면 사고가 터지기 전까지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div> <div><br /></div> <div>(시스템이 무너진 이후에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요소는 실무자 개인입니다. </div> <div>관련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무슨 문제가 생기면 정권에서 개인적 일탈을 주로 거론하는 게 납득이 갈 정도입니다.)</div> <div><br /></div> <div>세월호도 마찬가지로, 안전을 위한 모든 체계가 망가진 상태에서</div> <div>오직 선장의 운행 능력으로만 간신히 지난 1년을 버텨온 것 같습니다. </div> <div>원래 선장이 더이상 어렵다고 보고 손을 놓았을 때 사고가 터진 것입니다.</div> <div><br /></div> <div>언제라고 딱 짚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div> <div>아마도 외환위기 이후부터 안전비용, 사람에 대한 비용을 절감하기 시작했고,</div> <div>그나마 일선 실무자들이 어찌어찌 버텨온 것이 10여년, </div> <div>그리고 4-5년 전부터 이런 식의 사고가 터져나오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div> <div>(산업계에 신규 인력의 투입이 줄어든 - 즉, 청년 실업이 심각해지기 시작한 시점과 같습니다.)</div> <div><br /></div> <div>세월호를 둘러싼 해운사와 각종 협회, 해경 등등의 사실들을 보면 </div> <div>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평범한 직장인인 저로서는 감조차 오지 않습니다.</div> <div>게임을 하는 데 플레이 상태가 이정도라면 주저없이 리셋을 했을 겁니다.</div> <div><br /></div> <div>한가지 분명한 것은, "어느 개인이, 그가 권력자이건 실무자이건 임무를 다하지 않아서' 사고가 일어났고,</div> <div>'앞으로 더욱 각별히 신경쓰도록 하겠다' 라는 식으로 사고 처리를 맺는다면</div> <div>세월호는 다시 침몰할 것이고, 리조트도 계속 무너질 것입니다. </div> <div><br /></div> <div>지난 10여년간 절감해왔던 안전 비용을 그 이상으로 투자해야 합니다.</div> <div>기업들은 '당장의 이윤 극대화'가 아니라 '사람이 계속 일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바뀌어야 하고,</div> <div>이게 되려면 정치-관료-기업 유착을 샅샅히 훑어서 뿌리뽑아야겠습니다.</div> <div>혹시 빨갱이라고 할까봐 말씀드리면</div> <div>자본주의적으로 볼 때도 우리 사회는 이미 안전 비용을 절감하는 데 대한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큽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단적으로 청해진해운이 구조변경하고 과적해서 (혹은 보험 장사를 통해) 번 돈과 지금 사고로 털려야 할 돈을 비교하면 답이 나옵니다.</span></div> <div><br /></div> <div>그런데 ....</div> <div>대통령을 비롯해 국회의원이라는 작자들은 그런 생각은 전혀 추호도 없을 것이고,</div> <div>혹여 생각이 미친다 하더라도 본인의 이익을 위해 결사반대할 것 같아서 무섭습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 제가 대안까지 제시할 수 있는 훌륭한 사람이 아니니 희망을 가지고 관심을 가지고 계속 지켜보자는 말씀밖에 드릴 게 없군요.</span></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