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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soda_3029
    작성자 : 뚜하
    추천 : 70
    조회수 : 5467
    IP : 210.94.***.89
    댓글 : 19개
    등록시간 : 2016/02/27 19:20:55
    http://todayhumor.com/?soda_3029 모바일
    밑에 전회사 퇴사 사연 보고 적는 13년전 스토리 - 3탄
    <div> </div> <div>그리고 4개월이 넘어가던 11월 중순 그날도 평화롭게 나는 라인작업 하고 있었음.<br>오전에 한번 장비 off하고 잠깐 쉬면서 내가 전파한 사다리타서 자판기 캔콜라도 한잔 하고<br>다시 사랑스런 제품들과 눈맞추면서 나만의 연애를 즐기는데 호출당함..<br>어찌나 다급하게 부르는지 엉겹결에 나도 막 뛰어서 신축건물로 가서 한 10분 대기하고 있으니까<br>예전 같이 일한 중국인직원이 와서 나를 데려감..</div> <div>4개월만에 들어선 통합라인은 험악하고 살벌했음..</div> <div><br>회사 전무,상무급 5명이 라인을 샅샅히 뒤지면서 공장장을 닥달하고 있었음.<br>바깥 복도와 안쪽에도 제품들이 가득 쌓여있고 카르텔선임들이 8명 도열해있었음.<br>1달여동안 야간조에서 생산된 제품들이 납품되었다 대량으로 반품이 되어서 클레임이 걸림.<br>그중에는 실제 최종소비자 판매까지 이루어지고 AS센터에까지 들어가는 바람에 공론화된<br>제품군도 몇개 있었다고함..초대형사고임..</div> <div>그럼 문제점 파악과 책임소재를 가려야 하지 않음?<br>이 불량이 어디서 나왔느냐?</div> <div><br>신규 통합라인인데..... 100% 야간조에서 불량이 나왔음...</div> <div>난 그 말 듣고 한눈에 뭔가 이상한게 눈에 들어왔음...<br>내가 있을때와 확연히 다른게 느껴졌는데 공조시스템이었음...<br>여기는 항온항습기 들어오는 곳임.<br>그리고 환기시스템은 전공정 다 돌아감...<br>그런데 여기 방은 항온항습기가 돌아가니까 굳이 환기시스템 안돌려도 상관없는데<br>그게 동시에 돌아갈수밖에 없음.</div> <div><br>그건 우리가 컨트롤 안하고 회사 보일러실에서 통합으로 관리하므로 다 알아봤지만 방법이 없었음..</div> <div>이게 두개 같이 돌려도 상관없는데 같이 돌면 한쪽 구석에 특유의 공기난기류가 발생하는듯했고<br>환기시스템이 워낙 벽에 진동을 발생시켜서 그것도 영향을 줌.<br>그래서 나있을때는 환풍기 구멍 돌려서 막고 벽쪽에 일부러 자재나 짐들을 쌓아서 진동을 막았는데<br>그게 없으니 난리류 + 진동때문에 제품 모서리부분에 진동이 생겨서 불량 난게 아니가 짐작을 함.<br>하지만 나는 절대 내색 안하고 아무것도 몰라요 모드로 그냥 어리버리 서있었음...<br>나는 어차피 희생양으로 끌려온거라서 나서면 안된다고 생각함.</div> <div> </div> <div>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내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뭔가를 해야할 타이밍이 있고<br>아무말도 안하고 아무것도 안할수록 나에게 득이 되는 타이밍이 있는걸 <br>사회생활하다보니 배우게 되었고 내 앞에 있는 구성원들 면면을 보았을때<br>나서면 곧바로 죽음..</div> <div> </div> <div>그렇게 1시간을 그냥 멀뚱히 서있다가 나는 본격적으로 일부러 어리버리 테크를 탐.<br>누가 안시켰는데 쓰레기 치우고 뭐 흘리면 닦고 자발적 시다바리가 됨.<br>그리고 옆으로 빠져서 또 멍하니 각잡고 서있고..여긴 어딘가 나는 누구인가?<br>그리고 엿들어서 알게된 불량 사유는 내가 생각한게 아니었음.<br>상상도 못할수밖에 없는게 그건 실수하고싶어도 할수 없는 부분이었음.<br>공정마다 작업지시서보고 앞공정이랑 뒷공정 보고 어떤 작업할지 판단하는데<br>여기서는 코팅, 열처리, 레이져인쇄가 가장큰 요소임.</div> <div><br>물론 다른 세부적인 여러가지가 있는데 잘 기억도 안나고 그냥 패스..</div> <div>그런데 이 부분에서 전부 불량이 났다는거임?<br>What the fuck?<br>불가능 - 있을수 없음.<br>간단하게 고3이 중간고사 OMR 카드 전과목 이름이나 번호 안쓰고 <br>제출했다고하면 말이됨?</div> <div><br>이 선임은 기존라인 선임을 몇년을 했고 다른 라인 공정 모두 경험있는 사람임.<br>있을수 없는 일이었음.<br>그런데 이런 일이 발생함... 말이 안되는 상황..</div> <div>처음에는 중국인 직원들에게 덮어 씌울라고 한듯 보였지만 <br>그건 상무급에서 셧더마우스 되버리고<br>그와중에 나한테 덮어 씌울라고 날 호출시켰는데 전무,상무 아무도 관심을 안보이는<br>어벙이를 자연스럽게 끌어들일수 없었고 그 타이밍을 재고 있는게 나에게 느껴졌음.</div> <div>공장장은 똥줄타고 사고친 선임은 들통날까봐 불안하고.</div> <div><br>그러다 상무 한명이 저사람 뭐냐고 나를 지목함..<br>이 라인 전임자입니다. 직원이야? 아뇨, 선임입니다.<br>딱 그타이밍에 난 바닥에 부자재 치우고 있었고 <br>상무왈 - 근무 언제 했어?<br>본인 - 한 반년전에 그만두고 구개축 라인근무합니다.<br>상무 - 반년전? 구개축? 지금 이일이랑 상관없잖아? 안바빠? 내려가.</div> <div> </div> <div>내려가라고 했지만 상무말에 내려가면 안됨..<br>여기있는 선임급들이나 공장장 입에서 그 말이 나와야 하고 그래야 난 완벽한<br>아무것도 몰라요 모드를 시전할수 있음.<br>그렇게 안보이는데서 어리버리 모드로 다시 전환하고 두시간이 넘게 재미난 구경을 했음.<br>그리고 일부러 반년이라고 했음. 뭔가 느낌에 아주 한참전에 옮긴 사람이라서 상관없다는 <br>느낌을 주어야 했기때문에 4개월이라고 명확하게 말 안하고 대략의 느낌으로만 말함...<br>그럼 듣기에 따라서 한 8개월이나 1년전쯤으로까지 대충 생각하게 마련이니까.</div> <div>내가 파악한 전후사정은 이러함.</div> <div><br>나 인민재판 당하고 머리채 잡혀서 끌려간후 꿀빨았을것임.<br>왜? 그때가 완전 비수기거든....<br>나때 와서 도와주면서 보았을때는 그저 장비 입력LCD창이 일본어인것과 <br>몇가지 계산해야 하는점, 라인작업 속도가 달라서 약간의 정체현상이 일어나는것빼고는<br>기존 라인과 완벽하게 동일하다고 판단했을 것이고<br>5년넘게 해온 일들을 실수할리가 없었음.</div> <div> </div> <div>그리고 3개월동안 비수기를 만끽하면서 차분하게 장비 돌아가는걸 보면서 완벽하다고 착각했을것이고.<br>그러다 물량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드디어 지옥문을 열어젓힌것.<br>이 장비는 4명의 경력있는 선임 + 추가인력이 필요한 곳.<br>원래 제대로 프로그래밍이 된 장비였다면 전자동으로 돌아갈 일이 완전 수동과 반자동 중간의<br>어중띠기한 진짜 애매한 사이클로 운영이 되는 판국이라 혼자서 갑자기 늘어난 물량과<br>쏟아지는 돌발상황에 정신을 놔버린것.</div> <div> </div> <div>그러니 코팅하지 말아야할 자재에 코팅이 들어가고 적체되는 라인에 쌓여있던 제품들이<br>중간에 혼동되서 섞여버리고... (이 초보적인 실수가 치명타였던듯)<br>라인 책임자 입장에서 보면 초등학생도 안할 실수를 무더기로 해버린것.</div> <div>나를 추궁할수도 없는게 전임 라인 책임자가 인수인계를 안해줬다는 말을 할수가 없음.<br>왜냐? 나보다 최소 3년이상 라인 책임자들이고 모를수가 없는 실수를 했으므로.<br>OMR카드에 전과목 자기 이름 안적었는데 그걸 남탓 할수 있음? <br>한글을 초등학교때 안때고 올라오지 않고서는 할수 없는 실수인데?</div> <div><br>그리고 드디어 카르텔 선임으로부터 꺼지라는 말을 듣고 내려갔다가 다시 호출받고<br>올라와서 할일없이 서성거리기만 했음..<br>그 와중에 누가 내 이름 언급하면서 "야 이거 XX한테 물어보게 불러와" 소리 듣자마자<br>스텔스 모드로 잽싸게 도망침. 심지어 나는 CCTV사각지대까지 알고있어서 나중에<br>누가 밖에 있었으면서 일부러 튄거 아니냐고 난리칠때 난 딱 잡아땟음.</div> <div><br>세놈이 진짜로 CCTV까지 돌려봤고 나는 여유만만하게 그냥 내 할일 하고 지냄.<br>잽싸게 튀어튀어 시전할때 슬리퍼 손에들고 스텔스모드 이동하다가 공장 이동할때<br>슬리퍼 신고 작업장 복귀한다음 바로 퇴근했음.... 짜릿하고 미쳐어버릴것 같이 스릴만점이었음.<br>그날 저녁에 마셨던 맥주는 내 인생 최고의 맛이었음.</div> <div> </div> <div>내가 끝까지 암말안하고 있던 이유중에 또 하나는 만약 내가 뭔가 내가 아는 노하우중 일부를 <br>그 자리에서 흘렸다면 대번에 내 따귀를 올려치면서 멱살잡고 이새끼가 범인이었구만 하면서 <br>날 범인으로 몰아세울 인간들이 내 앞에 있었기 때문이기도함.<br>그것도 4명씩이나. 이 네명이 좀 대가리가 새대가리라서 그런짓을 충분히 할수 있는 놈들임.<br>그리고 분위기 몰아서 날 진짜 나쁜놈으로 만들고 그게 진실인것으로 몰수도 있는 수준의 집단이었음.</div> <div> </div> <div>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일이었고 큰 일이어서 결국 짤릴사람 몇 짤리고<br>야간 제조 본부장은 징계받고 징계보다 수치스러운 주간조 협업을 받아들임.</div> <div><br>모든 공장이 원래 주, 야간 조가 라이벌 경쟁임.<br>그래야 서로 경쟁을 통해서 생산능률,생산량을 늘리고 태업을 방지하기때문임.</div> <div>그런데 간혹보면 경쟁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적대시하고 완전히 담을 쌓고 일하는<br>공장들도 있음...당연히 제대로 안돌아가는데 여기는 야간 공장장이 X같은 놈이라서<br>몇배 더했는데 그런데 주간조 시스템을 벤치마킹해서 그대로 따라하라는 상부지시가<br>내려왔는데 지가 뭐 어쩔겨...까라면 까야지..</div> <div> </div> <div>그리고나서도 한 1년2개월정도 더 근무를 했음.<br>그리고 나가기 바로 한 열흘전에 그동안 내만 알고있던 설비정보를 풀기로 했음..<br>누구한테?<br>주간조 공장장한테...<br>어차피 이 설비는 언젠가는 국내 다 도입되서 사용될 설비들이고 퇴사할 마당에<br>내가 들고있어봐야 몇년후에는 다 도태될 것들이고 엿도 못바꿔먹음.<br>그럴바에는 야간조 공장장 엿먹어봐라 하고 작정을 했음.</div> <div> </div> <div>아침에 과업 끝나고 퇴근카드 찍고나서 느긋하게 근처에서 해장국 먹고 좀 쉬었음.<br>물량없는 날이라서 밤에 느긋하게 쉬면서 잠도 많이 잔 상태였고 일부러 한 두세시간 있다가<br>혹시라도 남아있을 야간인원 아무도 없을때 홀가분하게 주간 공장장 만날생각으로.</div> <div>그리고 제조 본부장 사무실로 가서 직접 독대하면서 이러저러하다....다 넘기고 내가 아는 노하우<br>알려드릴테니까 생산성 높이시라고 건의했음.</div> <div><br>말이 통하는 분이라 의심은 하면서도 신중하게 다 들어주셨고 내가 직접 만든 메뉴얼, 독일 메뉴얼<br>그리고 가동장비 동영상부터 각 장비, 라인별 가동수칙 전부 다 풀어놨음.</div> <div>주간 공장장이 라인작업중이던 선임급 3명 불러올리고 전부 검증함.<br>난 이 세사람뿐만 아니라 여섯명 다 불러와도 최소 이 설비에 있어서는 그사람들보다 100배는 더 많이<br>알고 있음... 나는 내가 선임이기때문에 기계들과 대화하면서 같이 연애를 하고 사귀었기때문에<br>설비들이 마음속 깊이 간직한 디테일한 감정까지 다 알고 있는 자상한 남자였음.</div> <div><br>1시간동안 검증하고 실제 라인가서 검증해보기로 함.</div> <div>그때 공장장이 단도직입적으로 뭘 원하냐고 물어봄.<br>우선 주간조로 이직은 곤란하다고 함. 그건 야간 공장장과 싸우자는것임. 나도 이해함.<br>라인이 몇개인데 그 많은 라인중 하나때문에 트러블 생기면 피곤해짐. 야간공장장 파워도 막강하고<br>그리고 그렇게 껄끄러운 상황을 만들어서 같은 공간에서 일할 생각도 없었고 이직은<br>이미 결정한 상태.<br>어차피 엿먹어라 마인드로 벌인 일인데 먼저 내가 생각하는 보상을 물어봐주니 당황했음.<br>그래서 그냥 원론적인 이야기로 그동안 몸담았던 회사에 보탬이 되면 그걸로 족하다고<br>립서비스나 해줌.</div> <div> </div> <div>주간공장장이 퇴직할 생각이면 내가 다른곳 알아봐줄수도 있다고함. 부담스러워서 사양.<br>나는 사람이 부담스러운 인생살기 피곤한 성격이니까.<br>그러면 공식적으로는 성과급이나 포상금같은건 줄수 없다고 못박으심.<br>대신 나갈때 섭섭하지 않게 해주겠다며 두루뭉수리 하게 말씀해주심.</div> <div> </div> <div>그리고 내려가서 거의 3시간 넘게 라인에서 전부 테스트해서 시연해보임.<br>나는 그날 그분들 눈앞에 실제 생산 제품들이 500세트가 넘게 전자동으로 한번의 <br>에러없이 전장 넘어가는 기적을 행했음.</div> <div><br>워낙 오랜만에 해봐서 실수로 불량을 10개넘게 내버렸지만 누구도 신경조차 안썼음.<br>나는 최소 그순간만큼은 회사에서 최초로 선임들에게 존경을 받고있었음.<br>그 라인은 이름만 전자동이지 항상 30세트만 돌리고 다시 세팅한 다음 돌리고<br>항상 사람이 옆에 붙어있어야 하는 삐꾸난 이름만 전자동인 수동장비였기때문에.</div> <div> </div> <div>그리고 라인 최선임이 핵심을 찌름..<br>이거 예전부터 회의때 제기했던 문제지만 프로그램이 불량수준이라고..<br>일단 생산량 높여서 우리가 주도권 잡은다음 비수기때 외주맡겨서<br>프로그램을 다 새로 깔아야 한다고...<br>나는 그게 가능한지도 몰랐고 한번도 본적도 없는데 가능하다고함<br>프로그램만 교체하면 LCD계기판도 한글로 바꿀수도 있다는 사실을 듣고<br>뒤로 넘어감....에에에에????</div> <div> </div> <div>회사가 개판이라 특히 야간 공장장이 개판이라서 이런 일이 발생한것임.<br>이 모든게 원래 설비 들어오기전에 제품 인수하기전에 일본 현지에서 검수 다 끝내고<br>프로그램까지 새로 싹 깔아서 들여와야 하는건데 그게 안되서 이런 사달이 났었던것이고.</div> <div>그리고 나는 홀가분하게 퇴사했음.</div> <div><br>진심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는 의미로 구개축동 일하던 중국인 직원들에게<br>돌아가는 장비의 문제점, 불량부품교체여부, 공무과에서 창고에 잠자던 예비부품도 <br>확보해주었음.공무과랑은 많이 정들었었음.유일하게 3년동안 계속 만났던 사람들이고<br>나를 많이 챙겨줬음.</div> <div> </div> <div>그리고 빠이빠이 하고 맘편하게 완전히 떠났음.<br>근처를 가본적도 누구하나 연락해본적도 없어서 그 뒤의 일은 모르겠지만<br>급여와 퇴직금 입금은 확실하게 되었고 한참후에 주간 공장장님이 직접 상여금 명목으로 <br>입금을 해주심.꽤나 목돈이었음.<br>그 돈이 어디서 나온지는 모르겠고 회사이름이 아닌 개인 이름이 찍힌것으로 보아<br>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입금해준건 분명히 아니었음..<br>아마도 각출한게 아니었나 싶음...</div> <div> </div> <div>진짜로 끄읏...</div> <div>죽을뻔했음...괜히 시작했다 후회하면서 겨우 썼습니다.</div>
    출처 My 대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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