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 라는 옛말이 있지요.</div> <div>또 한, '사람은 모두에게 잊혀졌을 때, 존재 가치가 사라진다.' 라는 말도 어디서 들은 것 같습니다.</div> <div> </div> <div>저는 인간관계에 있어서 굉장히 회의적,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삶을 살고있습니다.</div> <div>학창시절의 인연은 그저 지나가는 것이라 여기고 정말 단순하게..26인 지금까지 그리 여겨왔지요.</div> <div> </div> <div>근데 오늘 욕심이 생겼습니다.</div> <div>평소 운동을 하고 있는 저는 오늘도 변함없이 땀을 흘리고 귀가하려 상가 건물을 내려갔습니다.</div> <div> </div> <div>헌데, 바로 밑 주점에서 익숙한 분이 지인 한 분과 술잔을 기울이고 계시더군요.</div> <div>기억을 더듬고 더듬어 중학교 3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셨던 걸 겨우 알아챘습니다.</div> <div> </div> <div>남중이여서 그런지 몰라도 지옥에서 돌아온 3대 악마견들을 단체로 방생 시켜놓은 듯 분위기도 엉망에</div> <div>공부도 정말 지지리도 안하고 학년에서 시험 성적이 반 평균 꼴찌라고 한숨 쉬시던 그 분이셨는데</div> <div> </div> <div>졸업식 때 우린 이제 고등학생이라며 웃고 떠들 때 교단에서 소리없이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div> <div>제 기억에 남아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멋진 '어른' 이셨습니다. </div> <div> </div> <div>바로 90도 인사를 드리니 당황하시는 모습이 얼핏 보였지만, 이내 곧 반가운 웃음을 지으시며 누구냐 물으시길래</div> <div>저도 갑자기 14년 전 제자라고.. 사실 9년 전 제자인데 말 실수를 해버렸습니다.</div> <div> </div> <div>그런거에 개의치 않으신 듯 저에게 다가와 포옹을 하시려 하길래</div> <div>제가 한 번 거부를 했었습니다. 땀냄새가 진짜 지독하고 작살나거든요. 선생님이 쓰러지실까봐 걱정 됐습니다.</div> <div> </div> <div>그런데도 선뜻 오셔서 포옹해주시고.. 고맙다.. 라고 해주시더군요.</div> <div>이해가 안 됐습니다. 무엇이 고마운지.</div> <div> </div> <div>그리고 조금 담소를 나눈 뒤 발걸음을 돌리려 했는데</div> <div>선생님 지인 분이 저에게 고맙다고 하셨습니다.</div> <div> </div> <div>이번에도 이해가 안 됐습니다. 그래서 집에 오는 내내 고민을 했습니다. 대체 왜?</div> <div>집에 당도할 때 까지 고민을 해보니 몇가지 답이 나오더군요. </div> <div> </div> <div>그 중 하나가 '자신을 기억해 주어서 고맙다.' 인 것 같습니다.</div> <div> </div> <div>뭐 사실 국어 독해 시간에 잠만 퍼질러자서 선생님들의 의중을 헤아리지는 못하겠지만</div> <div>적어도 제가 이해한 뜻은 저렇습니다.</div> <div> </div> <div>그러고 나니 욕심이 생겼습니다.</div> <div> </div> <div>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고 싶다.. 라는</div> <div> </div> <div>비록 지금은 평범하고 집에서 프로확대범의 보살핌을 받는 존재지만</div> <div>저도 누군가에게 있어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라는 마음가짐이 생겼습니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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