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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gomin_1516698
    작성자 : 꼬여버린나사
    추천 : 2
    조회수 : 374
    IP : 121.172.***.230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15/09/12 13:32:39
    http://todayhumor.com/?gomin_1516698 모바일
    나는 평생 병마에 시달릴 운명인걸까..
    지극히 정상적인 보통의 하루다.
    나만 혼자 덩그러니 버려진 기분이다.
     뛰어가는 여자. 고개를 팍 수그리고 폰만 보며 걷는 여자. 한 쪽 어깨를 높이 올려 가방을 맨 여자. 
    눈이 부시다. 다  너무 부러워서 눈물이 난다. 

     그냥 다 꿈이었으면 좋겠다. 
    눈을 뜨면 경성디스크니 골극이니 하는 건 다 없었던 일이고,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책상에 앉는 거다. 졸린 눈으로 교육학 인강을 듣고 아침을 먹고 다시 책상에 앉아 문학 스터디 준비를 하고.. 오빠네 가고 공부를 하다 오빠가 돌아오면 재잘재잘 오늘은 어땠어? 밥 뭐 먹었어? 나는 이거 먹었어. 보고싶었어. 하면서 평화롭게 하루를 마무리하고싶다.  
    하지만 이제 나는 
    발레도 요가도 헬스도 수영도 할 수가 없고 
    그토록 원하던 아이 낳기도 버겁고 
    내 한 몸이 받는 중력에도 고통스러워하며  잠도 오지 않는데 침대에 누워 있어야한다.  
    지독히도 가지 않는 시간을 붙잡고 1초1초 지나가는 것을 느끼면서 4시간 8시간 있다보면 그때서야 사람처럼 일어나 걸을 수 있게된다. 
    식물같이. 
    잔뿌리를 이불에 털며 일어나는 상상을 한다.  
    혼자서는 살기 힘든..나를 본다.  

    하고싶은 걸 앞으로 얼마나 더 포기하며 살게 될까
    선생님이 되고나서는 얼마나 일 할 수 있을까 
    애초에 될 수나 있을까 
    어떻게든 사람같이, '평범한 사람'같이 하루를 보내고싶다. 
    어거지로 나와서 영화를 봤다. 영화는 재밌었지만 화장실에서 앉았다 일어서는 것은 괴로웠다.
     딱딱한 양변기 위에서 또 눈물이 났다. 아프다. 
    인간의 존엄이라는 건 참 별 일도 아닌 것에 무너지는구나 싶다.
     옷 입는 것 옷을 옷장에 넣는 것 전자렌지에 음식을 넣고 빼는 것 입은 옷을 벗는 것 이런 것들만이 아니라 ..
    화장실까지.. 이런 곳까지 통증은 찾아와 나를 괴롭힌다.

     평생 이럴까.  
    무섭다는 말이 나오지도 않을 만큼 너무 무섭다. 
     더 아프지 않은 것에 감사하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 걸까.  
    부정맥진단을 받았던 중학생 그 어린 나이부터.뇌의 혈관에 문제가 있다는 말을 듣고도 또, 대학까지 올라와 잘 이겨냈다 싶었던 때에 루푸스 진단을 받았을 때도...
    무섭긴했지만 어떻게든 끝내 "후회없는 삶을 살기위해 노력하면되지!" 긍정적으로 넘어갈 수 있었는데.. 
    이 지속적이고 희망없는. .허리로부터 오늘 통증은 도무지 쉽게 이겨낼 수가 없다..

    너무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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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9/12 13:53:00  220.76.***.212  움비처럼  516564
    [2] 2015/09/12 18:48:25  108.162.***.68  celinger  15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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