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어느 한 분야에 난 27년간 몸을 담았다.</div> <div>아마 그리고, 이 닉네임을 사용하는 것이 그 분야 사람들에겐 내가 누구인지는 밝히는 행위가 될 것이다.</div> <div>아니면, 그마저도 기억하는 사람 없는 무명의 혹자가 되어 길가의 비석이 되겠지.</div> <div><br></div> <div><br></div> <div>수많은 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반향없는 분야.</div> <div>사람들은 기본에 충실하지도 않고.</div> <div>그 기본이 왜 존재하는지도 생각해보지 않는다.</div> <div><br></div> <div>그저, 다른 이들과 자신이 다르다 생각하고</div> <div>어떻게든 돋보이려하나, 그 근거도. 논리도 결여되어있다.</div> <div>그리고 그 근거와 논리를 찾으려는 노력을 하는 사람이 없는 이 분야.</div> <div><br></div> <div>다른 분야들도 공부하고 노력했지만. 나에게는 이 분야가 너무나도 애착이 있었다.</div> <div>그건 마치 어려서부터 아버지를 잃은 나에게는, 그리고 그 아버지의 일화들을 보고 대단하다 여겼던 아이의 시선에서는</div> <div>이 분야를 통해 마치 그 순간만큼은 내가 아버지와 같은 선견지명을 가지게 해주는 착각이 있었으니까.</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하지만 공부만 해서 한 분야가 바뀔리 없다는건 금새 알 수 있었다.</span></div> <div>사람들은 흥미본위로 이것을 잡고, 대하고, 소비한다.</div> <div>제대로 된 공부보다, 당장 써먹고 타인에게 관심을 얻는 행위로 이를 사용하고는 한다.</div> <div><br></div> <div>예전엔 그게 너무나도 마음에 들지 않아 참 많은 비수들을 꽂았다.</div> <div>물론 그 비수들은 여지없이 나에게 다시 돌아왔고, 지금은 그렇게 비수를 꽂아대는 것이 잘못된 것임을 잘 안다.</div> <div>그나마 자신의 길을 찾아갈 수 있었던 이들은 이 분야를 떠났고, 떠나고, 떠나간다.</div> <div><br></div> <div>어느덧, 이 분야에서 나는 홀로 남아있게 되었다.</div> <div>그저 형식적인 세력이나 지식적인 문제를 떠나. 그냥 홀로 남았다는 순수한 표현 그대로.</div> <div>움켜 잡아보려했던 인연들도 결국 스스로 끊어야만 했고, 난 오랫동안 과거의 비수와 구체적인 목표없는 이상의 허망함을 절감했다.</div> <div><br></div> <div>웃기는건, 사람을 그렇게 얻고자 했을때는 사람이 오지 않고.</div> <div>정작 모든것에 초연해져 나도 이제 내 길을 가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내가 책임 질 것들을 하려 한다는 단순한 생각을 하고 나서야.</div> <div>사람이 모이더라.</div> <div>그거 참 장관이었다.</div> <div>그리고 참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했다.</div> <div>조그마한 종이짝에서 나오는 것들에 의지해 살던 나에게 그 광경은 정말 장관이었다.</div> <div>그리고 감동이었지.</div> <div><br></div> <div>그렇게 새로 시작하기 전에 수많은 문제들을 겪고 생각했다.</div> <div>그 어릴적 치기와 독기어린 천둥 벌거숭이 시절과</div> <div>타인에게 애정을 갈구하며 정작 자신의 애정을 돌이켜보지 못한 바보같았던 시절과</div> <div>자신이 아는 것을 실행하고 살고자 거리로 나섰던 08년의 기억도.</div> <div><br></div> <div>그렇게 되고 나서야 얻은 두가지의 지혜는.</div> <div>내가 가야 할 길을 계속 묵묵히 가다보면 굳이 사람을 얻고자 하지 않더라도 내 주변에 사람이 모인다는 것과.</div> <div>그 어떤 분야에서도 책임지는 자가 존재해 수많은 것들을 자신이 저지른 것도, 자신이 해야할 일도 아님에도 나서는 자가 있기에 유지될 수 있다는 것.</div> <div>그 둘을 배웠다.</div> <div><br></div> <div>이제야 난 반지하의 서글펐던 현실에서 벗어났다.</div> <div>그리고 내 생각과 내 방식의 결과물들을 하나 둘 만들어갔고, 지금도 만들고 있다.</div> <div>그래 그건 마치 방주와도 같았지. 다들 미쳤다고 했고. 아마 앞으로도 미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겠지.</div> <div><br></div> <div>물론 현실은 녹록치 않다.</div> <div>당장 무언가를 찍어내려 해도 돈 한푼 없이 그간의 기록과 경험들을 적어내려간 것으로 모두 벌충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더라.</div> <div>세번째 책이 되겠지만. 아마 내가 직접 세상의 빛을 볼 수 있게 해주기엔 여러가지 난관이 있겠지.</div> <div><br></div> <div>그래도, 누군가는 해둬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div> <div>내가 버티지 못한다 해서 악담을 늘어놓을 것은 아니지만.</div> <div>적어도 먼저 간 사람이 뒤에 올 사람을 위해 작게나마 길을 내야한다는 심정으로.</div> <div><br></div> <div>그렇게 마음먹었더니, 이제는 가지 말라고 사람들이 붙잡더라.</div> <div>참 세상은 모르는 것 투성이다. 그렇기에 정말로 아름답고, 슬프고, 멋진.... 수많은 수식어로 치장될수 있었던 것이겠지.</div> <div><br></div> <div>그냥 뜬금없이 의뢰받은 점을 봐주고.</div> <div>한번 이제 무엇을 해야할지 생각해보고자 한다.</div> <div>나 혼자 알아선 안되는 것도, 내가 알려주고자 했던 것들도 서서히 공유해나가야겠지.</div> <div><br></div> <div>가야할 길도 정해졌고.</div> <div>이제 사람도 생겨나가기 시작했다.</div> <div>이 진창과도 같은 분야에서, 적어도 이런 사람도 하나 있었다는 기록을 남겨둔다면</div> <div>그래도 천마디 욕에서 한마디는 줄어들겠지.</div> <div><br></div> <div>이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div> <div>그 결과가 무엇이 되더라도.</div> <div>앞으로도 후회 할 일들은 많지만.</div> <div>적어도 지금껏 걸었던 길에 대한 후회는 없다.</div> <div><br></div> <div>천천히,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보자.</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냥 스스로에게 쓰는 독백형 글이라 반말이 된 점 죄송합니다.</span></div> <div><br></div>
27년차. 점. 종이. 사람. 책. 기록. 역사. 꿈. 탑. 성전. 방주.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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