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n style="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이 글은 99%의 실화와 1%의 추정으로 되어있습니다.</span> <div style="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br />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 제 경험을 토대로 쓴 글이나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분은 추정으로 메꾸겠습니다.</span></div> <div><br /></div> <div>* 최대한 많은 기억을 남겨두려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소한 이야기들도 잔뜩 들어있습니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목욕을 위해 들고왔던 수건이나 비누 등을 서랍에 넣어두고, 아빠는 가만히 지켜보시거나, 할아버지의 열을 체크하기 위해 이마에 손을 올리셨다.</div> <div><br /></div> <div>잠시 멍하니 계시던 할아버지는 이윽고,</div> <div><br /></div> <div>"이래서야 살겠나."</div> <div><br /></div> <div>라는 말씀을 반복하셨는데, 확실히 내가 보기에도 그랬다.</div> <div><br /></div> <div>평소 푹신한 이불 위에서 주무시던 할아버지가 병원에서는 딱딱한 매트리스 위에서 주무셔야했고, 침대가 좁아 발을 펴지도 못하고 계셨다.</div> <div><br /></div> <div>아빠와 나는 다리를 식탁 위에 올리거나 몸을 기울이는 등의 노력을 해봤지만 계속 불편할 뿐이었다.</div> <div><br /></div> <div>그렇게 몇십분을 보내다가 아빠가 갑자기 간호인을 보며</div> <div><br /></div> <div>"아버지 데리고 밑에 좀 갔다와도 되겠습니까?"</div> <div><br /></div> <div>라는 말씀을 하셨다.</div> <div><br /></div> <div>1월 겨울에 밖에는 비가오는 상황. 게다가 할아버지는 열이 나고 계신 상태여서 나도 걱정을 하였지만 간병인은 잠시 생각하더니 된다고 하였다.</div> <div><br /></div> <div>"아버지, 밑에 내려가볼까요?"</div> <div><br /></div> <div>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셨고, 아빠는 내가 가져온 휠체어에 할아버지를 태우고 그 위에 이불을 덮었다.</div> <div><br /></div> <div>1층 후문으로 보이는 곳에 멈춘 채로 아빠는 할아버지 뒤에서 밖을 보고 있었다.</div> <div><br /></div> <div>그런데 휠체어 발 두는 곳에 놓인 할아버지의 발이 불편해 보였는지 할아버지의 발을 바닥에 내리고는</div> <div><br /></div> <div>"아버지, 이게 편해요?"</div> <div><br /></div> <div>라고 했고,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셨다.</div> <div><br /></div> <div>나는 아빠보다 1미터 정도 뒤에 있었는데, 문밖에 지나가는 사람들, 나무 등을 바라보고 계시는 할아버지와 아빠의 뒷모습,</div> <div><br /></div> <div>옆에 있는 대형거울에 비친 옆모습을 보자 다시금 울컥거렸다.</div> <div><br /></div> <div>참자, 참자, 내가 울면 아빠가 더 힘들어하셔. <span style="font-size: 9pt">나는 이말만 되새기며 감정을 억눌렀다.</span></div> <div><br /></div> <div>그렇게 5분정도 지났을까, 갑자기 할아버지께서</div> <div><br /></div> <div>"내 발이 왜 바닥에 있노?"</div> <div><br /></div> <div>라고 물으셨고, 아버지는 침착하게</div> <div><br /></div> <div>"아까 아버지가 이게 편하다고 하셨잖아요."</div> <div><br /></div> <div>라고 대답하셨고, 할아버지는 잠깐 생각을 하시다가 고개를 끄덕이시고는 다시 문밖을 바라보셨다.</div> <div><br /></div> <div>그렇게 다시 5분이 지나고, 아빠가</div> <div><br /></div> <div>"아버지, 이제 들어갈까요?"</div> <div><br /></div> <div>라고 물으셨고,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셨다.</div> <div><br /></div> <div>아빠는 할아버지께 덮어드린 이불을 몇 번 털고는 다시 덮어드린 다음 병실로 올라왔다.</div> <div><br /></div> <div>병실에 올라와서 아빠는 목욕을 못해드리는 대신에 틀니라도 씻어드리자는 생각에 할아버지의 입에서 틀니를 빼서 화장실로 가셨다.</div> <div><br /></div> <div>남은 사람은 할아버지와 나였는데, 할아버지는 가만히 누워계셨고, 나는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 멍하니 있었다.</div> <div><br /></div> <div>그렇게 나와 할아버지 사이의 정적은 아빠가 돌아오실때까지 유지되었다.</div> <div><br /></div> <div>아빠가 할아버지께 틀니를 드렸지만, 할아버지는 1분정도 틀니를 끼우려 하셨지만, 이윽고 '안된다'라는 말씀과 함께 뱉어내셨다.</div> <div><br /></div> <div>그에 아빠가 해보려 하셨지만 아빠 또한 끼워보신적 없기에 결국 포기하였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시간이 조금 더 지난후, 아빠는 할아버지께</div> <div><br /></div> <div>"아버지, 이제 가볼게요." 라는 말을 하셨다.</div> <div><br /></div> <div>그때 갑자기 무표정이던 할아버지가 울음을 터뜨리셨다.</div> <div><br /></div> <div>"왜 울어요. 나중에 다시 올건데...."</div> <div><br /></div> <div>라고 말하는 아빠의 얼굴에도 슬픔이 가득차 있었다. 다행히 울음은 금방 멈췄고, 나는 조그마한 목소리로</div> <div><br /></div> <div>"안녕히계세요."</div> <div><br /></div> <div>라고 했다. 그 때 할아버지께서 갑자기</div> <div><br /></div> <div>"OO아."</div> <div><br /></div> <div>라고 나를 부르셨고, 나는 놀람반 기쁨반의 목소리로 "네" 라고 대답하였다.</div> <div><br /></div> <div>"목소리 좀(인사 좀) 크게 해라"</div> <div><br /></div> <div>"하하하... 네.. 안녕히계세요."</div> <div><br /></div> <div>나는 조금 더 큰 소리로 인사를 하고 아빠와 함께 병실을 나왔다.</div> <div><br /></div> <div>카운터(?)에 있는 간호사께도 인사를 드린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왔는데,</div> <div><br /></div> <div>엘리베이터를 타고나서부터 생긴 정적은 집에 도착할 때까지, 아니 집에 도착해서도 계속되었다.</div></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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