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99%의 실화와 1%의 추정으로 되어있습니다.
* 제 경험을 토대로 쓴 글이나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분은 추정으로 메꾸겠습니다.
* 최대한 많은 기억을 남겨두려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소한 이야기들도 잔뜩 들어있습니다.
1월 어느날-1
고2가 1개월밖에 남지않은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학교를 마치고 독서실을 갔다 왔다.
11시반쯤 들어와 라면을 끓여먹는 등 휴식을 취하던 나는 부모님과 누나가 이야기하는것을 듣게 됬는데,
'할아버지' 라는 말과 '치매' 라는 이야기였다.
설마... 아니겠지... 그래 그냥 어쩌다보니 나온 말일거야.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침대로 기어들어가 새벽이 다 지나도록 폰을 만지작거렸다.
1월 어느날(금요일) - 2
독서실을 갔다온 나를 엄마가 부르시더니 할아버지 이야기를 꺼내신다.
"할아버지가 치매가 걸리셔서 지금 노인병원에 입원중이셔. 근데 그동안 몸이 안좋으셔서 목욕을 못하셨거든,
그래서 내일 아빠가 할아버지 목욕시키러 갈건데 니가 같이 가서 좀 도와드려라."
순간 멍...해졌다. 지난번에 들었던 이야기로 예상은 했지만... 그게 실제가 될 줄은 몰랐다.
엄마의 말씀에 나는 그냥 네... 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아빠께도 내가 같이간다고 말씀드렸고 아빠는 알았다, 한마디만 하셨다.
1월 어느날(토요일) - 3
집에서 점심을 먹고난 뒤 차로 30분 정도 타고 할아버지 병원을 찾아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고 할아버지 병실을 찾아가 할아버지를 뵈었을 때 난 울컥하는것을 느꼈다.
자주 편찮으시던 할머니와 달리 할아버지는 여태껏 한 두번 편찮으시고 마셔서 그동안 할아버지가 아프시다는 걸 상상할 수 없었는데
오늘 할아버지의 모습은 정말 충격 그 자체였다.
이마위에 팔을 올리시고 입을 벌린 채로, 소리없는 호흡을 하신 채로 주무시고 계셨는데 아빠가 여러번 깨워서야 일어나셨다.
아빠가 할아버지를 깨우고 제일 먼저 하신 일은 나에 대해 묻는 거였다.
"아버지, 얘 누구에요?"
나는 할아버지께 내 얼굴을 보여드렸다. 그러자 갑자기 할아버지가 눈물을 흘리시며
"니 손 아이가."
라고 말씀하셨다.
그 동안 몸은 마르셨지만 항상 나에게 굳건한 모습을 보이시던 할아버지였는데 오늘 폭풍우 앞의 등불같은 모습에 나도 맘이 미어졌다.
"그럼 제 아들 이름이 뭐에요?"
"몰....라..."
그 말에 나는 충격을 받았다. 비록 나와 거의 말을 나누지 않으시던 할아버지셨지만 나를 많이 생각해주신 분이신데....
"제 아들 이름은 OOO. 아버지, 그럼 저는 누구에요?"
아빠는 내 이름을 알려드리고는 자신이 누구냐고 여쭤봤지만 할아버지는 대답하지 않으셨다.
아버지는 몇 번 반복하다가 포기하시고는 간호인분께 할아버지의 목욕이 가능한지 여쭤보셨지만
열이 많이난다는 이유로 목욕은 포기하기로 했다.
아직 1월부분 좀 더 남았는데, 시간이 많이 늦어서 다음에 쓸게요.
고3이라 언제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글이 추천을 받든 반대를 받든 상관없는데 제발 글이 삭제되지만 않게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