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예전에 제가 아직 한참 부대 있을때 일인데 휴가를 나왔음.</P> <P>친구가 해병대인데 하여간 오랜만에 친구들끼리 모임</P> <P> </P> <P>나(의경)</P> <P>친구A(해병대)</P> <P>친구B(육군 7사단? 수색대?)</P> <P>친구C(육사 근무)</P> <P>친구D(공익)</P> <P> </P> <P>하여간 이랬음. 오랜만에 만났다고 막 술마시고 노는데 당연히 한참 군대때 사람들이다보니 군대 이야기가 나옴</P> <P>수색대였나 암튼 친구B의 이야기가 제일 호화찬란함 자기후임이 고라니한테 부딪혀서 실려갔다니 사람보다 까마귀가 많다니</P> <P>짬타이거는 먹이사슬의 최하위권에 있다니 강원도 인구 3분의 2는 군인이니 뭐니하면서 군대썰을 풀어놓음</P> <P>친구C는 솔직히 육사에서 교육받는 장교들 뒷바라지하며 꿀빨아서 그냥 암말안함 친구D는 더할말없고</P> <P>내가 간간히 꼈지만 하여간 B 혼자서 말하고 우린 웃고 떠들고 질문하고 그러고 있었는데 유독 해병대 갔던 A가 말이 없음.</P> <P>더불어 우리들은 전부 21살에 갔지만 A는 20살에 일찍 군대를 갔음.</P> <P>애들끼리 술도 얼큰히 취하고 내가 A한테 물어봄 야 넌 해병대 출신이자나 거기 빡세고 힘들텐데 뭐 재밌는 일 있으면 이야기좀해바 ㅋㅋㅋ</P> <P> </P> <P>이러니까 그놈하는 말이</P> <P> </P> <P>"ㅄ같은 부대라서 말할 것도 없어"</P> <P> </P> <P>이러더니 애가 갑자기 얼굴이 시뻘개져서 막 욕을 하는거임. </P> <P>ㅅㅂ 김ㅇㅇ병장 어쩌고 저쩌고 개같은 놈들 인간이란 놈들이 어떻게 그럴수가 있냐고 막 군생활의 힘듬을 토로하는거임</P> <P>자기가 해병대가 이따위 동네인줄 알았으면 안갔을거라고 난 남자답게 멋지게 한번 깡다구 있게 살아보고 싶어서 갔는데</P> <P>자기가 보기엔 해병대 자기가 있는 곳 사람들중 절반은 진짜 제정신이 아닌것 같다면서 막 포풍토로를 시작함 </P> <P>해병대ㅅㅂ 맨날 타군드립치면서 다른 군대들 무시한다고 근데 자기가 생각하기엔 해병대가 다른 부대보다 나은건</P> <P>구타랑 가혹행위밖에 없다고 그딴것들이 더 많은게 자랑거리가 될것 같냐고 막 꺼이꺼이 말하는거임</P> <P>그놈 포스에 질려서 나머지 네명은 어버버하며 말만 들음;;;;</P> <P> </P> <P> </P> <P>근데 사건이 일어났음</P> <P> </P> <P>옆자리에서 '이 ㅅㅂ놈이...' 이러더니 30대 후반? 40대 초반? 쯤 되는 아저씨가 일어나는거임.</P> <P>딱봐도 어깨가 벌어져있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하여간 엄청 다부진 몸이었음. </P> <P>우린 솔직히 걍쫄았음 ㅋㅋㅋㅋ 그 아저씨 진짜 무슨 조폭 몇명은 혼자서 때려부술 기세였음 ㅋㅋㅋ</P> <P>의경하면서 본거 중에 그 아저씨랑 가장 비슷한 포스를 뿜던건 ㅋㅋㅋ 화물연대 아저씨들 정도? ㅋㅋㅋㅋ</P> <P> </P> <P>아저씨:야 너 몇기냐 이자슥아.</P> <P>친구B:아 저...저는 ㅇㅇㅇ기입니다...</P> <P>아저씨:그래? 난 ㅇㅇㅇ기다. 나랑 ㅇㅇㅇ기수 차이나네</P> <P>친구B:피...필승!(그때 술을 마셔서 잘 모르겠는데 필승인지 충성인지 무적인지 잘 기억은 안남)</P> <P>아저씨:야 그런거 하지마라 술집에서 남들 다 보는데 쪽팔리게 ㅡㅡ 애들아 내 잠깐만 여기 앉을게</P> <P> </P> <P>이러면서 우리 옆에 앉는거임 졸라 화난 인상이었음</P> <P>우리가 이미 안주랑 술이랑 해서 대충 5만원치? 6만원치 그정도 먹었는데 아저씨가 앉더니 또 술하고 안주시킴.</P> <P>그러면서 술한잔하라고 한잔씩 따르더니 이야기를 시작함.</P> <P> </P> <P>"이렇게 술자리에서 같은 해병대 후배를 만나게 되서 정말 기쁘다. 내가 인생을 살아도 너희보다 몇년은 더 살았으니까 말은 편안히 할게 동생들.</P> <P>거기 후배님이 나랑 같은 해병대 출신인데, 그래 솔직히 해병대가 참 힘든 일이 많아. </P> <P>그런데 어쩌겠냐 우린 지원해서 가잖아? 가끔 이상한 애들 빼곤. 다 이런일 겪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가는거잖아?</P> <P>남자답게 참고 견뎌라 남자가 그것도 못참고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 뭘 할 수 있겠나? 해병대에 자부심 빼면 남는게 뭐겠어? 악 밖에 없잖아.</P> <P>후배님이 뭐가 힘든게 많은 모양인데 쭉 참다보면 언젠가 빛볼날이 있을거야. 나때도 그랬는데 지금이라고 못참을게 뭐있어? </P> <P>그리고 자기부대에 아무리 불만이 있더라도 대놓고 부대욕은 하지 마라. 그건 너 스스로를 욕하는거다.</P> <P>내가 다닌 부대 내가 옹호하고 감싸주지 않으면 누가 지켜주냐? 아무리 ㅈ같아도 2년동안 있던 곳 아니냐? 미운정 고운정 다 있잖아?</P> <P>하여간 후배님이 고생이 너무 많은 것도 같고...처음엔 한소리 하려고 일어났는데 막상보니 우리 막내동생 같아서 뭐라 말을 못하겠네...</P> <P>아저씨가 말이 참 많았네 ㅎㅎ 술 잘마시고 집에 잘 들어가라. 날도 추운데 어디 자빠져 자지 말고...</P> <P>무적해병 잊지 말고...거기 친구들도 해병에 대해서 너무 쓴소리는 하지말아....ㅎㅎ..</P> <P>다같이 나라 지킨다고 고생하는 입장 아니냐....그체? 다들 휴가 나온거 같은데 우정 참 좋아보인다 인생 멋지게 사네 ㅎㅎ</P> <P>오랜만에 같은 해병 만나서 이 아저씨가 좀 말이 많았다...재밌게들 놀아라ㅎㅎ" </P> <P> </P> <P>이러더니 원래 테이블가서 잠깐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더니 나감.</P> <P>우린 어안이 벙벙했음 일단ㅋㅋㅋㅋㅋㅋ친구B놈은 표정 홀쭉해져있고 ㅋㅋㅋㅋㅋㅋ</P> <P>그렇게 우리끼리 한시간 정도 더 마시고 놀고 하다가 계산하려고 나가는데</P> <P>카운터에서 이미 우리 계산이 끝나 있다고 함 </P> <P> </P> <P>우리가 그 아저씨가 시킨거까지 포함해서 7만원 정도 먹고 이후에 분위기 더 들어가서 이것저것해서 8만2천원인가 나왔는데</P> <P>카운터에서 우리보고 이미 계산 끝났다며 오히려 18000원을 거슬러줌.</P> <P>그것도 "손님분들 중에 해병대 출신 계십니까?" 하면서 친구B에게 줌. </P> <P>우리가 으읭??? 이러면서 뭐냐고 하니까</P> <P> </P> <P><STRONG>한참 전에 옆테이블에 있던 아저씨가 나가는 길에 손님들 테이블까지 전부 계산했다고...</STRONG></P> <P><STRONG>그것도 계산당시에 7만원인가 했는데 그냥 10만원 주면서</STRONG></P> <P><STRONG>남는건 저 테이블에 있는 해병대 친구한테 주고 부대가는 차비에 보태라고 전해달랬다함.</STRONG></P> <P> </P> <P>우린 전부 ㅇ ㅏ .... 이러고 </P> <P>친구B는 술이 다 깬 표정으로 멍때리면서 먼저 집에 간다길래 내가 택시 태워보냄.</P> <P>나머지 네명이서 3차갔는데 이야기는 전부 조금전 해병대 아저씨 이야기임 ㅋㅋㅋ</P> <P>와 졸라 멋지다고 ㅋㅋㅋㅋ 쩐다고 ㅋㅋㅋㅋㅋ </P> <P> </P> <P>그런 추억이 있었음....</P> <P>예비군 훈련가면 해병대들 등짝에 뭐 이상한거 붙이고 다니고 그런거보면 보는 내가 다 부끄러울 정도고</P> <P>한번씩 넷상이든 오프든 개병대들 볼때마다 와 쟤네들 대체 왜 저러고 살지 ㅋㅋㅋㅋ 싶다가도</P> <P> </P> <P>그때 우리한테 훈계하고 우리술값까지 다 계산하고 나간 아저씨만 생각하면 괜히 숙연해짐....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