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전 의경으로 기동대 출신임.</P> <P>현재 집에 쌀이 없어서 음슴체 씀.</P> <P> </P> <P> </P> <P> </P> <P>일경이었던 무렵이었음. 아직 부대에 구타와 가혹행위가 만연했지만 점차 구타는 사라져가고 대신 말이랑 사역으로 조진다 이런 </P> <P>문화가 쌓여가서 다른거로 많이 괴롭힘 당하던 그런 시대였음. 말로 사람을 울게 만든다는게 현실로 자주 일어나던 무렵임.</P> <P> </P> <P>막 다른 중대에서 구타니 성추행이니 절도니 뭐니하면서 막 난리가 났음. 덕분에 우리 중대에도 피바람이 불어올 기세였음.</P> <P>하지만 우리 중대는 중대장의 정치 하에 생각보다 평화로웠음. 애들 교육이 잘된 탓도 있고 우리 중대원들이 대부분 소원수리라던가</P> <P>이른바 찌른다는 행위를 매우 부끄럽게 여겼음. 지금은 왜그랬는지 몰겠지만 나도 그땐 "소원수리? 그딴건 군생활 못한 애들이나 쓰는거임 ㅡㅡ"</P> <P>이런 멘탈을 가지고 살고 있었음. 물론 나도 찌르고 싶다는 생각 수도 없이 했지만 아 나보다 고생한 사람들이고 남잔데 이정도는</P> <P>참아야지 이런것도 못참아서 사회나가서 뭐하겠어 이런 멘탈로 꾸준히 참았음. </P> <P> </P> <P>근데 어느날이었음. 원래 지휘관이 순찰 도는게 FM인데 전의경 중대 있던 사람은 알겠지만 대원들이 보통 순찰을 돔.</P> <P>난 그때 화장실 청소 중이었는데 순찰돌던 일경(일경5호봉)이 들어와서 화장실 내에 있는 소원수리함을 톡톡 두들기는데 갑자기 표정이 변함.</P> <P>그러더니 나보고 야 너 나가 있으라고 그러는거임. 고참이 시키니까 어쩌겠음 나가있었지. </P> <P>근데 안에서 뭐가 톡톡쿵쿵하는 소리 들리더니 그 사람이 급하게 나와서 본부소대로 뛰어가는거임. </P> <P>난 화장실 청소 마저 끝내고 다시 다른 청소하러 나가다가 고참이 본부 행정왕고한테 빌려준 화장품 가지고 오라고 시켜서 </P> <P>본부소대에 갔음. 본부 소대에 갔는데 아까 그 일경이랑 수경상경들 몇명이서 구석에 짱박혀서는 막 히히덕거리는거임 밑에 애들 얼굴 굳어있고.</P> <P> </P> <P>짬장(수경3호봉) : 야 ㅋㅋㅋㅋㅋㅋ 봐바 이래서 안돼 우리중대 막 애들 편하게 해주니까 봐바 애들이 이런거 적자나 ㅋㅋㅋㅋㅋ</P> <P>왕고(수경4호봉) : ㅋㅋㅋㅋㅋㅋㅋ아 개웃기다 ㅅㅂ 이래서 밑에놈들 안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 ㅇㅇ야 니 나중에 올라가서 소대 분대장들한테 내가 불렀다고 전달해놔라 열외고 챙이고 그딴거 없다 나보다 짬낮은 새끼들 전부 점호전에 여기로 다 집합하라고해 애들 불러다놓고 한따까리해야겠다 ㅋㅋㅋㅋㅋㅋ 말년에 개빡치게 하네 ㅋㅋㅋㅋㅋㅋㅋ </P> <P>짬장 : 아 편하니까 이러잖아 애들 막 존나 굴려놔야 이런거 쓸 생각도 안한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중대 터질뻔 했자나 ㅋㅋㅋㅋ</P> <P>일경 : ㅎㅎㅎㅎ 평소처럼 순찰 돌다가 우연히 발견했는데 말입니다. 찾자마자 바로 여기로 들고 왔지 말입니다.</P> <P>짬장 : 어휴 우리 ㅇㅇㅇ 참 잘했어요~ 나중에 형이랑 같이 외박나가서 술이나 한잔하자 내가 사줄게~ 아이구 귀염둥이~</P> <P>일경 : ㅎㅎㅎ 아닌데 말입니다 제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인데 말입니다. 이거 적은 놈은 뭔진 몰라도 참 중대 말아먹으려고 작정한</P> <P>놈인거 같은데 말입니다. 얼른 찾아서 어찌 해야 할거 같은데 말입니다.</P> <P>왕고 : ㅇㅇ 그래 니 말이 옳다 야 빨리 이놈 함 찾아바바 찾아오면 내가 애들한테 잘 말해서 니 잘 챙겨줄게.</P> <P> </P> <P>난 뭔상황인진 모르겠고 일단 왕고한테 가서 인사드리고 관등성명대고 무슨무슨 일 때문에 왔다고 전함.</P> <P>아 그러니까 운객이 왔냐면서 화장품 건네주더니 그래 니처럼 생활을 깍듯이 잘해야지 ㅋㅋㅋㅋ 하더니 갑자기 얼굴 굳으면서</P> <P>얀마 니 혹시 최근에 소원수리함에 뭐 적은적 있냐? 이러는거임. 그런거 적은 적 없다니까 하긴 니가 적을리가 없지 ㅋㅋ 이럼.</P> <P>그러면서 아까 그 일경한테 무슨 종이를 주더니 나랑 같이 가서 제대로 없애버리라고 지시함. 가는 길에 이야기 다 하라고.</P> <P>여튼 가는데 그 일경이 나한테 몰래 해주는 말이 뭐였냐면</P> <P> </P> <P>소원수리에 보니 소원수리 종이가 있었다.</P> <P>그래서 내가 그걸 본부소대 고참들에게 보여줬다. 고참들이 기록부 보면서 필체 감정 했는데 누군지는 잘 모르겠다 왼손으로 쓴거 같다.</P> <P>고참들이 그거 가지고 오늘 분대장 모아서 한따까리하고 그 다음 밑에 애들도 갈굴 생각인거 같다.</P> <P>너는 그래도 본부에서 나름 믿는 대원이니까 혹시라도 생활하다가 이거 적은 놈 있으면 알아봐라.</P> <P>만약 니가 그놈 찾아서 데리고 오면 진짜 니는 앞으로 군생활 꽃피게 될거다. </P> <P> </P> <P>이러면서 보여줬는데 좀 오래됐긴 하지만 소원수리 내용이 대충 이랬음.</P> <P> </P> <P><고참들이 후임들을 노예처럼 부려먹고 있고 매일 괴롭히며 그것을 즐기고 있습니다. 아직도 모든 일을 이경들이 도맡아하고</P> <P>버스(음어로 적었었음)에서는 고참들 외에는 물도 못마시고 정면주시만 하고 때로는 아무 이유없이 엉덩이를 의자에서 뗀채로</P> <P>가라며 시키기도 합니다. 단순히 군기가 빠졌다는 이유 하나입니다. </P> <P>더 이상 못먹는데도 불구하고 살쪄야 된다며 음식을 억지로 먹이기도 하고 지난번에 사역하던 대원 한명이 사역 도중</P> <P>다쳐서 병원에 갔다 온 적이 있는데 이게 사역하다가 다친게 아니라 사역 도중 제대로 안뛴다고 고참한테 맞아서 생긴 상처입니다.</P> <P>하지만 소대장님에게는 사역하다가 넘어져서 생긴 상처라고 둘러댔습니다.></P> <P> </P> <P>하여간 이런 식으로 내용이 좀 길었음. 더 있는데 나머진 잘 기억이 안남.</P> <P>아...온갖때만 생각 다 하면서 그거 들고 그 일경이랑 같이 사람들 안오는 부대 구석으로 갔음.</P> <P>그러더니 나보고 라이터 주라길래 줬더니 <STRONG>그대로 소원수리 종이를 태워버림. </STRONG></P> <P><STRONG>촤악촤악촤악하고 찢더니 제대로 불태워버림. </STRONG>그리고 바닥파더니 거기에다가 흔적을 묻음. 그러면서 나보고 죽을때까지 안고 가라고 함.</P> <P>이거 어디가서 입소문나면 니 군생활 꼬이는 줄 알라고.</P> <P> </P> <P>그리고 난 그때 그거 누가 적었는지 대충 감이 왔었음. 나한테 자주 힘들다고 토로하던 이경이었을거임.</P> <P>조금 문관이 기질이 있긴 했지만 열심히 하려고 하는 앤데 워낙 맞고 괴롭힘 당하다보니 무슨 정신병 초기 증상까지 보일만큼</P> <P>패닉에 빠져있던 녀석이었음.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애한테 잘해줬는데 결국 저 소원수리를 적은거임.</P> <P> </P> <P>여튼 진짜 나도 패닉에 빠졌음. 아니 어떻게 소원수리함에서 소원수리종이를 꺼낼 생각을 해가지고</P> <P>그걸 지휘관한테 안보여주고 소대 고참한테 보여준뒤 그걸 마녀사냥할 생각을 하지? 찌른 애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적었겠어?</P> <P>근데 그걸 자기들끼리 보고 적은 사람 찾을 생각하면서 불태워버린거임. 웃으면서 이새끼 누굴까ㅋ 이러면서!</P> <P>그거 보면서 새삼 깨달았음 아 의경 조직은 진짜 개병신 호로새끼들이 많구나....진짜 정떨어진 순간 중 하나였음.</P> <P>그리고 나중에 조금 더 짬먹어서야 안건데 지금까지 그렇게 꾸준히 소원수리함 내용들을 전부 없애버렸던거임. </P> <P>전부!!!!!! 나중에서야 그 일경하고 조금 더 친해지면서 알게된 사실임 지금까지 전부 자기가 찾아서 증거인멸함.</P> <P>그래서 우리 중대는 별거 안터지고 조용했던거고.</P> <P>원래 신병들이 적거나 하는 관리부도 전부 고참이 보는 앞에서 다 적고 고참이 허락을 한 후에</P> <P>소대장한테 보여주기 때문에 아무 효과도 없었음. 직접 말로 만나서 하면 모르겠지만 그걸 못하니까 소원수리가 있는거지...</P> <P>전의경 출신분들은 다 공감하겠지만 소원수리 그렇게 따로 적는거 말고 단체로 한번씩 적을때가 있는데 그때도 항상 미리 교양하잖음?</P> <P>불편한거 없다 생활이 너무 좋다 즐겁다 지금이 딱 좋다 아무 불만도 없다 고참님들이 좋다 어쩌고 저쩌고 그렇게 적으라고.</P> <P> </P> <P>그리고 얼마 후 나는 몇달 후 다른 곳으로 팔려갔고</P> <P>다시 한달 뒤 소식을 들어보니 그때 그 이경(그맘때는 일경)이 결국 애들을 찔렀다는거임. </P> <P>그것도 경찰청에 레알로 직속으로 바로. 뭐 그래봐야 그때 예전에 이경 괴롭혔던 애들은 거의 전역했고</P> <P>그 밑에서 같이 해먹던 놈들만 수경되서 몇놈 남은 상태여서 좋게좋게 중대 내에서 어찌 끝낸거 같음.</P> <P> </P> <P>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참 공범이었던거 같고. 그때 그 이경한테 참 미안함.</P> <P>그땐 나도 살아남기 너무 힘든 시대다보니 걔까지 제대로 챙겨줄 여력이 없었음. </P> <P> </P> <P>하여간 내가 전의경 생활하는 동안 소원수리로 누구 찔려서 난리나는건 거의 못봄. </P> <P>말년에 강원도 전경대 집단탈영 포함하여 한번 사고 크게 터져서 그맘때는 진짜 개난리났지만....</P> <P> </P> <P> </P> <P>아 끝을 어떻게 맺지 아 하여간 김군아 미안하다 다음에 만나서 술한잔하자!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