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짬이 찼었을때 일이니까 99년도쯤 있었던 일이었겠군요.
우리부대는 줄여서 정보사라고 불리는 부대입니다. 서울에 있지요.
위치는 비밀이지만 택시타고 '정보사요'라고 하면 정문까지 태워주시는 곳이지요.
이야기의 주인공인 후임병은 제 아들뻘 되는 군번인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A라고 부르기로 하죠. 이친구가 고문관은 아닌데 이상하게 사고를 많이 친 녀석입니다.
저는 당시 내무반 실세로 일과시간중에는 특별히 하는 일이 없었는지라 영어공부도 할겸
'AD&D 어드밴스 룰북'의 '마법부분'을 해석하고 있었습니다. 그걸 본 A가 자기도 해석을
하고 싶다길래 룰북중 '플레이어 룰북'을 넘겨주었더랬습니다.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플레이어 룰북'은 A4지로 출력하면 300페이지는 훌쩍넘어가는 녀석입니다.
그리고 난 후 한달이 지나지 않아 사건은 터졌습니다.
A와 그 친구들은 밀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들은 공익으로 군생활을 하고 있었죠.
어느날 그 공익친구에게서 온 우편엽서덕에 A의 소속부서와 사령부는 발칵 뒤집혔습니다.
다른내용은 별 문제가 없었지만
"네가 보낸 정보는 잘 받았다."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A의 소속은 HID의 훈련내용과 일정을 관리하는 부서였고 밀덕인 친구들에게는 국내특작부대인
HID의 정보를 알고 있는 A가 1급군사기밀을 다루는 친구로 보였을겁니다.
(정보사의 정보들은 타부대에 비해 1단계 위 비밀급수로 처리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네가 보낸 정보는 잘받았다"라는 내용은 엄청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이
되어버린겁니다. 발칵 뒤집힌 인사처에서는 감찰실과 합동으로 A의 사무실을 덮쳤고 그 친구의
책상을 수색하기에 이릅니다.
그런데!!!
책상에서 300페이지에 달하는 A4용지가 발견되고 그 내용은 영문으로 꽉꽉차 있고 대충 훝어본순간
battle이니 weapon이니 kill이니 하는 전투관련 내용이 쓰여져 있었던겁니다.
A는 즉각 보직해임되고 군사기밀을 누출한건가 싶은 상부의 조사결과...........영창 14박15일이 결정...
되는듯했으나 A의 빽은 3스타였고 사령관이 2스타였던 사령부에서는 군기교육1주일과 내무반교체,
보직변경으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쓰고보니 별 재미가 없네요...ㅜ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