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그게 환상이었는지 진짜였는지 구분을 할 수가 없지만 그당시 상황 만큼은 참 기억에 남았습니다.
첫번째는 부분대장이되어서 가장 문쪽 침상에서 자게 되었는데 그자리에서 자면 귀신을 본다는 소문을 선임병한테 들었었습니다.
에이 그게 진짜겠어? 하고 믿지는 않았죠.
한 11시쯤 되서 분대원들은 모두 자고 있었습니다. 가장 끝자리라서 커텐틈아래로 햇빛이 새어나오는것 때문에 잠에서 깬것 같았습니다.
(저희 부대는 지상감시기지였고 저는 TOD 운용병이어서 12시까지 오침이었습니다.)
갑자기 서늘한 기분이 들면서 천장을 바라보니 천장 모서리에서 무엇인가가 절 쳐다보고 있더군요.
순간 천장 모서리의 얼룩을 잘못봤나 싶었는데 갑자기 그 무엇인가가 쓰윽 머리만 내려오더니 제 눈앞에서 눈을 깜빡 깜빡거리더군요.
그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위에 눌려보았습니다.
아무리 몸을 움직이고 싶어도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가 않고 목소리는 목에서 나오지를 않았습니다.
한참 그상태에서 눈도 못감고 떨고 있다가 귀신이 사라지면서 으아아악하면서 비명을 지르고 일어날수가 있었습니다.
내무실 인원들 다 일어나고. 거봐라 거기 귀신나온다고 했지? 하면서 아무렇지 않아 하더군요.
또 한번은 기지 정문이 경사에 있어서 문틈이 사람한명이 포복으로 기어서 들어올 수 있을정도의 공간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다음 근무자 깨우고 다시 올라가는데 문틈 아래로 뭔가 움직이는겁니다.
들고양이인가 하고 쳐다보는데 내무실에서 봤던 그 형상이 머리만 또 저를 쳐다 보고 있더군요...
나중에 기지장한테 물어보니 6.25때 사람들이 많이 죽었던 자리라서 귀신이 자주 나타난다 카더라 이런말을 들었는데 기지 뒷편 갈대 밭에 6.25때 쓰던 녹슨 전차가 버려져 있던 것을 보면 맞는말 같기도 하더군요.
귀신이 무슨 해코지를 하려고 했던것 같지는 않고 그냥 물끄러미 쳐다만 봤던거라 누군가 기억해주기를 원하던것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