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셉션
사실 예전에 봤던 영화긴 한데, 시골 내려가는 길에 차 막힐 걸 대비해서 완전무장하고 가자! 정도의 심리로 챙겨 갔었어요.
대강 스토리의 큰 흐름만 기억나는 상태였는데, 확실히 두 번 보니까 초반에 좀 아리송했던 장면들도 잘 이해가 가고 굿굿.
코브가 마지막에 미국 입국하는 순간의 그 반신반의하는 모습들이 두번째 보니까 좀 인상깊었고,
아이들하고 재회하는 씬, 그리고 (그 망할놈의) 팽이!! 도 뭐...ㅎㅎ
제일 소오름돋았던 건... 마지막에 엔딩크레딧 다 올라갔을 때 브금이;; 킥 때처럼 Non, je regrette rien가 느리게 재생되면서 쿵 쿵 소리나는 거.
관객 모두가 순식간에 꿈에서 깨어나는 시간. 영화의 러닝타임도 곧 한바탕 꿈과 같은 것? 아무튼 인상깊은 연출.
이래서 영화는 끝까지 다 봐야 되는구나 싶었네요.
2. 더 테러 라이브
귀경길 교통상황을 주시하면서 밤 늦은 타이밍에 치고 나가려고 대기 타면서 우연히 보게 된 특선영화... 편성표에 있는지도 몰랐었는데.
보면서 느낀 건... 물론 의도하고 만든 건 아니었겠지만 2014년의 대한민국이 그대로 녹아나는 영화라 그야말로 소오름 또 소오름. ㅎㄷㄷ.
세상에 목소리 하나 낼 수 없는 일용직 근로자의 아들이든, 인지도 있는 A급 뉴스 앵커든,
자신들의 심기를 건드리면 그 즉시 깔끔하게 처리(...)해 버리려는 그네들의 모습.
반쯤 붕괴된 방송국 건물에서 청와대 비서관이란 양반이 전화로 하정우한테 쏘아대던 그 말이 인상깊었네요. "그러게 왜 건방지게 사과를 하라 마라 합니까" 였던가요.
끔찍한 불통에 대항하는 유일한 탈출구였던 테러, 그 테러에마저 불통으로 대응하는 높으신 분들. 한결같은 논리는 "국민의 안전", "위협에 굴복하지 않는 강한 정부."
도대체 그들의 기준에 국민이란 무엇이었을까. 뭐 그런 생각들.
마지막에 폭탄 스위치를 누르던 하정우의 무덤덤한? 공허한? 그런 눈빛 연기 보면서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무너지는 방송국 건물이 덮쳐가는 국회의사당. 그건 그들 입장에선 연이은 테러가 되겠지만... 글쎄요. 진짜 테러는 무엇일까요.
아무튼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영화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