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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에선 글이 올라가지가 않네요 ㅠ 컴으로 옮겨와서 써봅니다.)
일반 백성의 참정권이란 개념 자체가 없는 왕정에선, 닥치고 배불리 먹고살게만 해 주면 왕으로서 할 일은 하는 셈이죠.
박 후보의 아버지는 (과정상의 무수한 문제점은 차치하고) 결과적으로는 얼추 구색은 맞춘 왕이었습니다. 네, 대통령이 아니고 왕이요.
그 아버지의 딸인 박 후보에게는 자신의 대선 출마가 진즉에 이루어졌어야 할 계승의 형식상의 절차일 뿐인 거죠. 아버지의 뒤를 이어서 말입니다.
근데 어쨌든 절차상으로나마 민주주의의 기초라는 선거란 통과의례를 거쳐야 대관식을 할 수 있는데, 자신의 상대 후보(라고 쓰고 정적이라 읽는)와의 지지도 차이가 그닥 크지도 않을 뿐더러, 그 사람은 어째선지 사실에 입각한 자료와 정책들을 제시해 오고 자신에게도 그에 대한 의견을 요구합니다.
왕이었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권좌에 올라야 하는 것은 당연히 그녀인데, 감히 자신의 왕권에 비판을 가하는 거죠.
그녀는 그 상대 후보(혹은 정적)의 주장에 대해 대단히 신경질적으로 면박을 줍니다. 병 걸렸나, 당신 계산이 틀린 것 같다. 등등.
그리고 집요하게 이어지는 정적의 논리적 요구에 마침내 자신의 왕조관을 처절하게 커밍아웃하고 말더군요. 그걸 하려고 내가 대통령하려는 거다.
처음부터 당연시해 왔던 아버지로부터의 왕위 계승, 그녀의 혈통과 그 아버지의 (어쨌든 백성을 먹였으니) 성공적인 통치로 정당화되는 왕조의 계승이 부정당한 것에 대한 가장 드라마틱하며 히스테릭한 반응이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런 공주 전하의 계승을 당연시하는 절반의 국민들 또한, 왕조 정치 아래서의 백성과 다를 바가 없겠죠.
우리는 아직도 갈 길이 아득히 먼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어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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