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입대 아들 점퍼 사주려 소매치기···법원 집유 선처 
 
[경향신문 2007-03-23 18:30]     
 

 
한겨울 군에 입대하는 아들에게 점퍼를 사주려고 소매치기를 한 40대 여성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뒤집고, 집행유예의 선처를 베풀었다. 


한때 소매치기 생활을 했지만 최근엔 김밥을 만들어 팔며 어렵게 생활하던 ㄱ씨(46). 지난해 12월30일 연말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명동에 입대하는 아들에게 줄 점퍼를 사러 나왔다. 막상 마음에 드는 점퍼를 찾았으나 돈이 부족했다. 


ㄱ씨는 인근 노점상에서 물건을 고르고 있던 한 일본인의 가방에 눈길이 쏠렸다. ㄱ씨는 순간 일본인의 가방 지퍼를 열고 11만원이 든 지갑을 꺼내다 덜미가 잡혔다. ㄱ씨는 구속기소돼 1심에서 1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부(김용섭 부장판사)는 23일 “ㄱ씨의 여러 사정을 살펴보면 실형 1년을 내린 원심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면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전에도 비슷한 전과가 있어 죄질은 가볍지 않으나 죄를 짓지 않은 지 7년여가 지났고, 그간 생업에 종사하며 지내온 점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이 사건 이후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으며, 또한 입대하는 아들에게 줄 선물을 살 돈이 부족해 순간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선처를 베푼 이유를 밝혔다. 


〈황인찬기자 [email protected]〉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 경향신문 & 미디어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