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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팬지대장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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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90565
    작성자 : 침팬지대장
    추천 : 11
    조회수 : 1105
    IP : 180.70.***.230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6/09/10 14:04:37
    http://todayhumor.com/?panic_90565 모바일
    새벽두시 학교에서 혼자 밤새다가 찾아온 가위눌림.
    옵션
    • 창작글
    오늘 나름 중요한 시험이 있어서 오랜만에 학교에서 혼자 밤을 새워 공부를 했습니다.

    아침 7시 반까지 학과조교 출근도 해야해서 처음으로 학과 사무실 한켠에서 공부하며 혼자 밤을 샜지요.

    보통은 연구실에서 같이 시험보는 연구실 사람들과 함께 밤을 새서 그런게 없었던 것 같은데,

    익숙하지 않은 과사에서 잠시 굳은 머리좀 풀어내려고 새벽 두시쯤 눈을 붙이려던 차 잡음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몸이 굳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고, 귀에 라디오 노이즈를 붙여놓은 듯한, 쥐가 난 느낌이 소리로 들려오듯 

    머릿속으로 온갖 소리가 다 섞인 듯한 잡음이 몰려오며 점차 감은 눈위로 잡음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네, 오랜만에 가위에 눌렸습니다.

    저는 가위가 눌리면 이렇더라구요. 

    내가 잠든 곳과는 무언가 좀 다른 노이즈 가득한 세계가 잠든 곳과 비슷한 형태로 다가옵니다.

    흐릿하게 지글거리는 어두운 세계가 조금 익숙해질 때 쯤 옆에 시커먼 형체가 보이더군요. 

    얼굴이 온통 검기만한 것이 마치 여자가 머리를 앞으로 내려 온 얼굴을 다 가린 듯 했습니다.

     "열쇠... 열쇠 좀 찾아줘..."

    열쇠를 달라고 하더군요.

     "문을 열아야하는데..."

    문까지 열어달라고 합니다.

    피곤해 죽겠는데 30분정도만 자고 일어나야하는데 가위가 눌리더니 이상한 형체가 열쇠를 내놓으라고 합니다.

     "열쇠..."

    제 머리 옆에 검은 머리카락으로 가린 얼굴(?)을 들이밀고 계속 열쇠만 찾는 형체를 보며 저는 열이 받기 시작했습니다.

    가위눌림 자체는 좀 익숙했던지라 상황파악을 못하고 분노가 터져나왔습니다.

     "니가 여기서 왜 열쇠를 찾고 앉았냐!"

    화가난 나머지 저는 옆에있는 테이블을 번쩍 들어서(테이블이 좀 컸는데 그냥 번쩍 들렸습니다) 주변에 보이는 집기(그냥 흐릿한 형체들 뿐이었는데 손에 테이블이 잡혀서 휘두르기 시작하니 뭔가 부숴져나갑니다)를 죄다 후려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지금 언능 자고 일어나야하는데 니가 지금 나한테 뭔 열쇠나 찾고 앉았냐!!"

    쿵쾅! 뿌직! 우당탕!!

    하도 후려쳤더니 테이블이 부숴지기 시작합니다.

    왜인지 옆에 검은 덩어리를 직접 후려치지는 않았고 제 분노를 담은 테이블은 주변을 초토화 시켰습니다.

    한참 분노를 승화시키다가 씩씩대며 검은 형체를 봤는데, 

    문득 갑자기 공포영화에서 볼 법한 끔찍한 귀신의 심상이 심장 박동과 함께 두근거리며 정신을 압박해 오더군요.

    갑자기 으슬으슬해지면서 검은 형체의 뒤로 무서운 귀신의 모습이 겹쳐보이기 시작하며 오금이 찌릿하니 몸이 굳어갔습니다.

    무서운건 무서운지라 심장이 쫄깃쫄깃 쫄아가던 차에 테이블을 움켜쥐며 다시 전의를 불태우기 시작했습니다.

     'C발, 전설의 고향이고 전기톱 살인마고 같이 후려패면 될꺼아니야. 나오라그래 C발!'

    몸은 움찔움찔 쫄았지만 무서운 귀신형상이 되어가는 검은 덩어리를 같이 노려보며 이를 악물었다 풀었다 턱을 자근자근 씹었습니다.

    다시 분노가 공포를 앞서 테이블을 제대로 움켜쥐고 후려치려던 찰나 노이즈가 약해지며 슬슬 검은 덩어리가 흐릿해지더라구요.

    가위가 풀려가는게 느껴졌습니다.

    잠시 후 가위가 풀려 자연스럽게 수면상태로 넘어갔고, 잠시후 깨서 보니 알람도 무시하고 한시간을 조금 넘게 자버렸습니다.

     "아... 공부할꺼 아직 많이 남았는데... 짜증나네..."

    문득 검은 덩어리때문에 떠오른 귀신형상들이 떠올라 살짝 으슬하니 움찔했습니다만, 할게 너무 많아 일어나 다시 펜대를 잡았습니다.

    그래도 한번 푸닥거리를 해서 그런지 네시쯤, 여섯시쯤 두번더 눈을 붙였을 때는 아무 탈없이 깔끔하게 쪽잠을 자고 일어나 무사히 공부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좀... 싱겁기는 하시겠지만... 그랬습니다... 

    가위눌림과 노이즈가 익숙해서 그런가 싶기도 하구요...

    참고로 제 방은 거실에서 제 방으로 한걸음만 들어가면 통화권 이탈이 되고, 방 베란다로도 한걸음만 걸어나가면 통화권 이탈이 풀리는,

    아파트 외벽 찬기운이 그대로 느껴지는 전화받기 힘든 방입니다.

    이 집에 이사와서 언젠가 처음으로 가위눌리기 시작해 귀신꿈을 꽤나 꿨었는데, 이런식으로 가위와 함께 찾아오는 형체들과 몇번 푸닥거리를 하니 제 방에서는 이제 가위눌리는 잡음이 들리는 듯 하다가 사라져 버리더라구요.

    혹시 가위 눌려 귀신보는게 힘드신 분들, 정신을 가다듬고 맞서 싸워봅시다.

    그쪽도 귀찮은 사람은 잘 안건드리는 것 같습니다.

    쓰다보니 지난 가위눌림들이 새록새록 하네요.

    다음에는 가위와 본격적으로 싸우게된 첫 꿈을 써봐야겠습니다...

    오유여러분 모두 미리미리 공부하는 새나라의 어른이가 됩시다...

    감사합니다.
    출처 오늘 새벽에 있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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