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 참, 예쁘다고 해도 그러네! <div><br></div> <div>간만의 외출은 정신을 맑게 만든다. </div> <div><br></div> <div>날씨는 이미 색체 진한 겨울로 접어들어 옷깃을 여미게 했지만, 외식을 마다 할 사람이 누가 있으랴!</div> <div><br></div> <div>너와 나는 한껏 들떠 학교로 향했다.</div> <div><br></div> <div>겨울이었지만 다른 날 보단 따뜻한 날씨였고, 수중에 있는 돈도 제법이었다.</div> <div><br></div> <div>다 좋았다, 한 가지만 빼면.</div> <div><br></div> <div>"머리 묶으라니까."</div> <div><br></div> <div>"안 돼. 머리 지저분해 보여."</div> <div><br></div> <div>너는 뭐가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지 머리를 묶었다가, 다시 풀었다가를 반복했다.</div> <div><br></div> <div>이유인 즉 지저분해 보인다는 것.</div> <div><br></div> <div>몇 번 찡그린 표정으로 머리를 만지는 네게 나는 나름의 묘안을 내놓았다.</div> <div><br></div> <div>그냥 뒤로 묶는 게 어때.</div> <div><br></div> <div>제법 좋은 생각이라고 자부했건만, 너는 당치도 않다는 듯 한사코 거부했다.</div> <div><br></div> <div>몇 번을 재촉하자, 너는 마지못해 내가 말한 대로 머리를 묶었다.</div> <div><br></div> <div>그렇게 두자니 네 표정이 또 영 울상이라 하는 수 없이 타협안을 내놓았다.</div> <div><br></div> <div>핸드폰으로 머리를 찍어 줄 테니 어떤지 보라는 것.</div> <div><br></div> <div>너는 마뜩찮은 표정이었지만 한숨을 내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div> <div><br></div> <div>"어때?"</div> <div><br></div> <div>"역시 지저분해 보여."</div> <div><br></div> <div>여간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아닌 듯, 머리 걱정에 표정이 어두운 네게 한 마디를 건넸다.</div> <div><br></div> <div>예뻐. 너는 응? 하고 반문해왔다.</div> <div><br></div> <div>지금도 충분히 예쁘다니까.</div> <div><br></div> <div>뭘 걱정하고 있어? 빨리 가자.</div> <div><br></div> <div>내가 몇 번 괜찮다고 격려하자 너는 마지못해 수긍하는 얼굴로 팔짱을 껴왔다.</div> <div><br></div> <div>한참을 늦었지만 우리의 외출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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