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가 무거웠다. <div><br></div> <div>내가 언제 이렇게 촉이 좋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가득 내려앉은 공기는 숨을 턱 막히게 했다.</div> <div><br></div> <div>애써 찌그러진 인상을 펴고 이중문을 열었다.</div> <div><br></div> <div>평소와 다름없는 그 모습에 한숨을 한번 내쉬고 슬쩍 창문을 열었다.</div> <div><br></div> <div>몇 번 이름을 부르자 네가 깨어났다.</div> <div><br></div> <div>너는 어쩐지 평소보다 반 할 정도 더 멍한 표정으로 나를 응시했다. 뭐야, 왔는데 껴안아주지도 않는 거야?</div> <div><br></div> <div>목까지 말이 차올랐지만 다른 말을 꺼냈다.</div> <div><br></div> <div>너는 무어라 대답하는 것 같더니 다시 베개에 누웠다.</div> <div><br></div> <div>한숨을 내쉬고 자리에서 일어섰다.</div> <div><br></div> <div>네가 아침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내가 손수 아침을 여는 수 밖에.</div> <div><br></div> <div>시간이 바쁘게 흘렀다.</div> <div><br></div> <div>네가 눈을 뜨고, 내가 말을 쏟아 붓고, 네가 일어나고, 나도 일어나고, 배고프다며 쫑알대고, 밥을 준비하고, 냉동고 문을 열고,</div> <div><br></div> <div>가스레인지의 불을 켜고, 냄비를 올리고, 하림 치킨을 넣고, 상을 차리고.....</div> <div><br></div> <div>바쁜 시간의 고리를 움켜쥔 건 느즈막한 저녁이 되어서였다.</div> <div><br></div> <div>우리 일주일간 만나지 말래? 응? 일주일 정도 만나지 말자고. 알았어, 근데 왜? 그냥,....</div> <div><br></div> <div>그럼 그냥 방학 동안에는 보지 말자. 뭐? 너도 나름대로 생각이 있으니까 그렇게 말하는 거 겠지, 그렇다면 기간이 중요한건 아니잖아.</div> <div><br></div> <div>혼자 있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말 하는 걸 테니까. 나는 네가 집에 내려갔다고 생각하면 되고....</div> <div><br></div> <div>그런 이야기가 정신없이 오갔다. </div> <div><br></div> <div>내가 다시 정신을 차린 건 밖엘 나오고 나서였다.</div> <div><br></div> <div>눈이 펑펑 내렸다. </div> <div><br></div> <div>혼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눈물이 멈추지 않아서 어린아이마냥 펑펑 울었다.</div> <div><br></div> <div>다행히도 눈물은 흐르지 않았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마음이 너무 미어져 견딜 수가 없었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눈을 탈탈 털었다.</div> <div><br></div> <div>핸드폰을 꼭 쥐었다. </div> <div><br></div> <div>문자는 오지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