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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ilitary_40496
    작성자 : Lynn♡
    추천 : 4
    조회수 : 890
    IP : 116.127.***.108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4/03/28 03:07:15
    http://todayhumor.com/?military_40496 모바일
    생각해보면 난 그냥 재수가 없던것 같다.
    대학을 1학기 마치고, 등록금 나련이 힘들어 휴학 후 그해 겨울 군입대를 하게 됐습니다.

    아무런 생각 없이 이렇게 계속 휴학하다간 군대고 복학이고 안되겠다 싶어서 그냥 마음먹은 날에 가장 빠른 입대날자를 골라 입영신청을 했는데

    시간이 흘러 발표가 났는데 논산훈련소랍니다.

    주위 사람들이 논산이라니깐 자대 후방 배치 받겠다고. 꿀빨겠다고 축하(?) 해주기에

    저도 나름 기대를 하며 군에 들어갔지요...


    하지만 제 군생활은 그리 순탄치 않다는것을 금방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논산 훈련소 전체에서 단 두개 있는 구형 막사 건물을 사용했고,

    줄창 천주교만 가다가 한번 기독교를 가니 천주교에세 초코파이 한박스 씩을 뿌렸고, 또 한번 불교에 가니 그날도 초코파이를 한박스씩을 줬더랍니다.

    각개전투 숙영을 한 때에는 마지막날부터 눈이 겁나게 내리기 시작해, 다음날 복귀내내 눈을 맞으며 부들부들 떨머 걸었고. 다른 연대는 눈이 많이오니 숙영을 안한다는 소식을 들었죠...  그땐 텐트도 겁나 못쳐서 텐트가 공중부양해서 바람이 휘날렸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김정일이 죽었슴돠... 이 빵식이 섕키가 죽어버린겁니다. 아아... 이 돼지 같은놈 뒤져버리라구 수없이 욕을 했지만 하필 내가 군대왔을 때 죽을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하여간 이놈은 내 인생에 피해만 가득주는 놈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뭐 훈련병들한테 무슨 일을 시키고 그런건 아닙니다만...
    김정일 죽고 3일만에 알려주더군요. 이때 우리가 정보와 얼마나 단절 되있던건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만약에 김정일 죽고 바로 전쟁이 났다면? 그럼 저는 아무것도 모른채, 왜 그런건지도 모른채 총들고 전쟁하러 나갔어야 할까요??? 아 그리고 김정일이 죽든 말든 훈련병들 전화통화는 안시켜줬더랍니다.


    그리고 자대 발표의 날... 중대 108명 중에 저를 포함한 5명만이 2신교대 없이 바로 자대배치를 받았는데, 그중에서도 2명만이 5사단... 그게 바로 저입니다.

    북쪽으로 향하는 기차에서 먹는 첫 전투식량의 맛은, 배고픈 훈련병에게는 참으로 꿀맛이었습니다만, 중간에 기차가 여기저기 역에서 멈추더이다... 수원역에서 멈췄을 땐 진짜 뛰처내려가고 싶었죠... 수원역에서 우리집까지 뛰어서도 갈 수 있는데... 

    여튼 우여곡절 끝에 제가 도착한 곳은 5사단이 아니라, 의정부. 306보충대었습니다. 이곳에서 부대배치를 목적으로 3박4일간 체류를 하며 일명 구더기라 불리는 키도 똑같이 겁나 크고 괴상한 목소리마저 똑같은 구대장들의 지시를 받으며 하필이면 취사지원에 걸려 매일매일 늦게까지 식당을 광을 내고, 미싱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또 다시 버스를 타고 5사단 35연대 3대대... 즉 5사단 신교대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엔 보충중대라고 컨테이너 하나에 각지에서 몰려온 보충병들 세부 부대분류가 될때라지 박아두는 곳이 있었는데, 본래대로라면, 하는것 없이 잠자고, px가고, 공놀이 하며 2박3일 있다가 나오는 거였습니다만...
    왜 하필 내가 간 날에 명박이가 와가지고 청소만 겁나게 하다가 명박이 온날에는 검은 양복입은 아저씨가 감사하는 아래에 사단가를 외우며 졸며 하루를 보냈지요...

    명박이 보면 죽이기라도 할까봐서??? 여튼 밥먹으러 가는 것 빼곤 밖으론 나가지도 못했습니다. 화장실도 못갑니다.


    그리고 저는 35연대라는 배치를 받고 또한번 버스에 올랐습니다. 그땐 gop연대가 아니라며 좋아했지만..
    때로는 gop가 좋을 수도 있을거라는 생각을 그땐 하지 못했지요.


    버스로 한 20분을 가더니 우리를 막 내리게 했습니다. 내리니 연병장에 포가 잔뜩 깔려있고, 위장한 병사들이 잔뜩 있더군요... 한 건물에 저희를 처박아넣고는 저희를 데려왔던 사람은 사라졌습니다... 들어가니 팔, 다리등에 깁스를 한 환자들이 저희를 반기더군요. 곧 간부가 한명 오더니 현재 혹한기 훈련이 시행중이라 부대배치가 불가하여 2박3일간 또 대기를 하랍니다. 저와 동기들은 내심 혹한기를 제꼈다는 기쁨에 잠겨있었지만, 그것이 독이 될 줄은 그땐 몰랐습니다.


    그렇게 2박3일간은 정말로 아무것도 없이 잠만 자고 px에서 먹을것만 왕창 사먹으며 다소 또라이같은 환자들의 괴롭힘을 받으며 나름 편히 보냈습니다.


    그렇게 꿀같은 2박3일이 금방 지나고 연대 주임원사가 우리를 각 대대로 흩뿌렸고 저는 1대대 소총수를 배치받아 또 한번 버스를 타고 이동하였습니다...
    도착하니 아무도 없더군요. 다음날 되면 행군 끝나고 다들 복귀할 거랍니다.
    다들 각잡고 대기하던 중에 대대 인사과장이 오더니 중대 구분을 해주겠답니다.
    저는 이때 1중대 60미리로 재배치 되었지요...

    슬슬 안좋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총 쏘는것도 미숙한 저에게 박격포라니요... 그래도 60미리는 작고 아담하여 가벼운 편이라는 말을 위안 삼으며 눈을 감았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대대장이 위장을 떡칠한 채로 들어오더니 우리를 한데 모아놓구 인사과장을 탈탈 털며 중대를 재배치 하였습니다... 저는 이때 4중대 81미리라는 배치를 받게 되었습니다. 눈앞이 깜깜합니다. 벌써부터 밀려오는 불안함과 공포가 숨쉬기조차 힘들게 만듭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제 동기 아버지가 여기 대대장이랑 아는 사람이란 썰....


    여튼 그렇게 배정을 받고 중대 행정반에 내려가니 위장을 더럽게 떡칠한 사람이 자기가 중대장이라며 우리를 반겼고, 각소대 소대장을 불러 가위바위보를 시켜 저와 제 동기한명을 알아서 찢어가도록 했습니다.
    정말 사소한 것으로 인생이 오락가락하는 것을 내 눈으로 보자니 아 내가 정말 덧없는 존재로구나... 라는것을 새삼 깨달았지요.


    그렇게 81미리 2소대에 배치받은 저는 생활관에 들어가 앉아있도록 지시 받았고, 위장을 떡칠하고 떡대가 장대한 인원들이 거대한 쇳덩어리들을 짊어지고 들어오자마자 이쌔끼 들어오자마자 혹한기 쨌네 ㅅㅂ부터 시작해서 글로 적어 올리기엔 뭐한 갖은 욕설과 함께 이제껏 일들은 아무것도 아닌.
    더욱 재수없는 군생활이 시작 되었습니다...

    그리고 2대대에서 만났던 환자중에 특히 저한테 개지랄을 하던 환자는 우리중대 우리소대 선임중 하나였....
    보자마자 너 이새낔ㅋㅋㅋㅋ 넌 웬지 우리 중대일 것 같은 니낌이 들었어 ㅅ캬 ㅋㅋㅋㅋㅋㅋㅋ 니 군생활 어찌되나 함 보자 ㅋㅋㅋㅋㅋㅋㅋ 라는 말이 인상적이었지



    진짜 밖에서 우연히 한번만 마주치자 제발. 내 일생 일대의 소원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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