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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에서는 먼저 화자인 한병태의 역할에 대해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병태는 전반부에서는 반의 독재자인 엄석대와 갈등을 일으키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그가 독재를 비판하기 위해 등장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죠. 제가 '김치'를 홍보하는 이야기를 만들려고 합니다.
그래서 김치를 아주 싫어하는 한 외국인을 화자로 설정합니다. 그는 김치가 얼마나 혐오스러운 음식인지를 증명하기 위해 자료를 찾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연구를 하면 할 수록 오히려 김치의 우수성을 발견하게 되고, 마침내는 김치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됩니다.
이 소설에서 한병태의 역할이 바로 이렇습니다.
이렇듯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은 엄석대를 더욱 극적으로 찬양하기 위한 장치로 볼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석대를 관찰하면서 더 자주 확인하게 되는 것은 담임선생이 그를 신임하지 않을 수 없는 까닭들이었다'로 시작되는 부분이 바로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런 관찰은 후반부에 가서는 한병태가 반 아이들 모두에 맞서 홀로 엄석대의 편에 서게 되는 근거가 됩니다.
이처럼 엄석대가 이 반을 전교 최고의 반으로 이끌었다면, 과연 반 아이들은 한병태의 개혁이 성공해서 엄석대가 쫓겨 나기를 원할까요? 한병태가 급장이 되어도 반이 여전히 전교 최고일 수 있을까요? 도대체 한병태는 무엇 때문에 그토록 반을 개혁하려고 하는 걸까요? 여기서 개혁의 정당성은 사라지고 한병태는 단순한 민폐 캐릭터로 전락하면서 성격도 점점 비뚤어집니다.
그리고 이 시골 학교를 '개발도상국들의 모임' 정도로 본다면, 작가는 전두환을 '한국을 개발도상국들 중에서 가장 강하고 풍요롭고 깨끗하고 안전한 나라로 만든 인물'로 높게 평가하고 있는 듯 합니다. 반대로 6월항쟁을 '비겁한 지식인들이 전두환의 지배에 만족하고 있는 국민들을 저열한 방법으로 선동해서 일어난 사건' 정도로 보고 있는 듯 합니다.
특히 이번 회에서 화자(40대의 한병태)가 과거의 자신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부정적인 인물로 묘사하고 있는데, 1회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화자를 작가로, 10대의 한병태를 6월항쟁에 참여한 지식인들로 본다면, '저급하면서도 교활한 정치기술', '어둡고도 수상쩍은 열정', '비열한 추문 폭로 작전', '비뚤어진 집착' 등의 표현들을 이해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다음 회에서는 6월항쟁에 대해서 작가가 바라는 이상적인 마무리는 어떤 것인지에 대해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출처 | http://blog.naver.com/megado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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