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을 보면 언제 죽어도 이상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 전염병에 걸려도 이상할 게 없고 언제 사고를 당해도 이상할 게 없다. 아침에 문을 나서면서도 어떤 불안감에 사로잡힌다. 버스를 타면서도 사람 많은 마트를 다니면서도. 이 많은 사람들 중에 혹시? 이 큰 건물이 혹시? 어떤 제도나 장치로부터 보호받을 수 없다는 불안감. 그러한 문제 앞에서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다는 무기력함.
사람들은 다들 아무 일 없는 듯 일을 다니고 장을 보고 저녁을 준비하고 학교를 가고 아이들은 깔깔대며 자전거를 타고. 하지만 그 모든 것이 한 순간 끝나버릴 수 있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아 너무 두렵다. 친구의 딸이 열이 심하다는 소식에 심란해지는 것은 지금 번지고 있는 병 만큼이나 부피를 키우고 있는 두려움이다.
무능한 정부앞에 단체로 출근거부나 등교거부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왜 이런 상황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 자신의 포지션을 지켜야하는 것인가. 불안하다고 무섭다고 왜 피해버리지도 못하게 하는 것인가.
심란하다...다들 무탈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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