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1. 얼굴이 간지럽고 내 피부가 순식간에 뒤바뀌어 버렸습니다.<br>원래 민감한 피부였긴 했지만.. 오돌토돌..텨다보기도 싫고 만지기도 싫은 상태.. 불룩불룩..<br>평생을 여드름 하나 없이 살다가 맞닥뜨린 상황에 당황당황 <br>피부과 한번 잘못 갔다가 얻은 결과가 이거라니..<br><br> <br>2. 피부과를 가서 진단을 받습니다. <br>적어도 내가 어떤 상태인지는 알아야 하니까.<br>다시 간다. 전문의에게 찾아갑니다. <br>지금 치료받고 있는 병원은 공네에서 2번째로 찾아간 병원이었습니다.<br>첫번째 병원은 강아지 알러지라고만 하고 상태 문답 없어 약만 타고 바로 다른 병원으로 간 곳이 이 곳이었습니다.<br>저는 지루성 피부염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9개월째 약을 먹고 있습니다. <br>한번 가면 2주 정도의 약을 처방해주시는데 처방전이 3천원, <br>약국 가서 약 타면 3천원. <br>이렇게 2주에 6천원 정도 비용이 듭니다. <br><br>3. 의사쌤이 지루성이라고 진단하고 강조한 말씀을 옮겨 보겠습니다. <br>흉 안져. 유분이나 피지가 너무 많이 나와서 그런거야.   <br>스트레스 받지 마. (불면증이 있어요.)자기가 가진 거 내려놓기 힘든데 아직 오지도 않을 일까지 꽉 쥐고 있으면 더 힘들어져. <br>조금 마음을 편하게 먹고 걱정은 내일로 미루고 잠을 자. <br>도움되는 성분 같은거 없어. 그냥 스트레스 받지 말고 일찍 자고<br>얼굴에서 땀나게 하지마.<br>(당시는 여름, 난 욱하는 마음에 어떻게 그래요? 라고 소리침) <br>허허 그렇게 해야 돼<br>(밀가루 안먹어야 되나요? 전 면이 없으면 못살아요) <br>굳이 먹고 알러지 반응이라던가 더 악화되거나 하지만 않으면 괜찮아 먹어. 필요하면 압출 받으면 도움은 될 수 있는데 안해도 돼<br><br><br> 3.그래서 저는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br>이제 꿈도 덜 꾸고 잠을 잡니다. 아직 졸리다는 느낌은 잘 모르겠지만..<br><br>4. 열심히 얼굴을 관리했습니다. 강아지가 핥지도 못하게 하고 <br>피부관리에 집중하는 시간이 즐겁고 많이 배웠죠.<br>이것저것 요것조것 다 사용해 보면서<br> 약의 도움으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고 마침 서늘한 가을이 찾아왔어요.<br>먹기 위해 사는 사람이라 먹고 싶은건 아무거나 먹고 살았습니다.  <br><br>5. 두 번 정도 약을 바꾸고 있는 중에 <br>욕심이 났습니다. 원래대로 더 매끈해질 수 있겠지? <br>설퍼 팩을 하고 <br>극세사 장갑으로 세안도 해보고<br>모공브러쉬로 모공 세척도 해봅니다. <br>지긋지긋한 털 때문에 용감하게 얼굴 왁싱도 시도해 봅니다.<br><br> <br>6. 아 착각이었습니다. <br>이 것들을 몰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건 오산이었습니다. <br>피부는 어느때보다도 더 울긋불긋 올라오고 코 부위에는 사라졌던 <br>화이트헤드까지 덮여있습니다. 코부분을 더 신경써줬는데 <br>이렇게 배신감이 밀려옵니다. <br>얼굴을 만지면 거칠거칠하고 아프게 봉긋 솟은 부분도 있습니다. <br>내가 잘못했구나..... <br><br><br><br>7. 선생님 저 어떡해요? <br>각질은 그냥 재워. 벗기지 말고. 그건 벗기는게 아니야. <br>각질들은 알아서 탈락 되는건데 그걸 인공적으로 벗겨 버리면 안되지 <br>약 다시 올려서 먹자 (징징:그 약 효과 별로인거 같아요 안 좋아요 징징)<br>그래 그럼 다른 약으로 바꿔서 줄게 <br><br><br>8. 다시 뒤집어진 얼굴은 여느때와 달리 아무리 신경 써주고 예뻐해주고 <br>관심을 쏟아줘도 나아질 기미가 없었습니다. <br>피부 관리에 흥미를 잃을 때쯤 예전에 사놓고 안 쓰던 살구씨 오일이 <br>덩그러니 놓여있길래 제자리를 찾아주고자 했습니다. <br>살구씨 오일에 올리브리퀴드와 비타민E오일을 섞어서 클렌징 오일을 만들었다. 그렇게 예쁘게 담아놨다. <br><br><br> 9. 코코넛 오일이 지루성 두피염에 그렇게 좋다길래 <br>엔터스님비누에도 섞어 써봤지만 별다른 효과는 못 느꼈다.<br>그냥 화장 안 한 날에는 세수 하기 전에 코코넛 오일을 발랐다 흠뻑. <br>10분쯤 놔뒀다가 5분 정도 마사지하는데 <br>오? 뭔가 빠져나오면서 피부가 평평해지는 느낌이다.  <br>비누로 씻어냈는데 뭔가 깨끗이 안 씻긴다. <br><br>10. 크렌징 오일엔 올리브 리퀴드라는 유화제가 들어있다. <br>등급 상으로는 별로 좋은 물질이 아니라 쥐똥만큼만 넣었는데 <br>코코넛 오일 맛사지를 하고 씻어내기엔 클렌징 오일이 좋을 것 같았다. <br>롤링 마지막 단계에 클렌징오일도 첨가해서 같이 롤링을 잠깐 해준 다음 유화를 해주는데 생각만큼 잘 되지는 않았지만 그럭저럭 괜찮았다.<br><br>11. 이렇게 피부가 진정이 됐다. 하지만 가끔 기초를 다 마치고 나면 미칠듯한 열감과 간지러움이 올라온다. <br>맨날 사용하던 팩을 사용해도 덧날 때가 있다. <br>팩은 다운간 사용하지 않기로..<br><br>12. 여러가지 크림을 사용해 보았지만 <br>나아졌다 치고 올라오길 반복하고 있었다. 지쳐간다. <br><br>이런 느낌이 나를 갉아 먹어서 화장은 죽어도 하기가 싫었다. <br>화장을 하면 할 수록 불룩불룩 올라온 얼굴 곳곳이 너무너무<br>보기가 싫었다. <br><br>13.하룻밤을 꼴딱 샐 뻔 했다. 얼굴이 간지럽고 열이 올라서 버틸 수가 없었다. 비상용 스테로이드 크림을 바르고 잘 잤다. <br><br>14. 크림을 끊기로 했다. <br>내 얼굴에서 너무 많은 유분(체감상 기름 폭발은 느끼지 못함)<br>이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데 '이에는이 눈에는눈' 이라는 법칙은<br>여기서는 통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 7스킨만 하자. 알로에는 옵션.<br><br>15. 7스킨 하는 김에 스킨을 만들자. <br>어디보자....<br>로즈워터에 나프리라는 한방보존제를 1%.. 대충 때려넣고 <br>글리세린 3%...아 우리집 저울은 소수점은 안알랴줌으로 대충 때려넣고 <br>짠! 스킨 완성. <br>공병에 담았다. <br><br><br><br>16.하루에 50분은 얼굴을 두드리는 시간으로 보낸다. <br><br><br><br>17.불긋불긋..난 생얼 미인은 못된다. 그래도 피부를 만져보면<br>걸리는게 없고 간지러움도 없다. 약을 많이 내려서 먹는데도. <br>클렌징오일은 보다 원활한 유화를 위해서 올리브리퀴드를 적당량 더 넣었다. 클렌징오일로 충분히 롤링을하고 충분한 유화과정을 거쳐<br>어푸어푸 많이 헹구기로 세안을 끝낸다. <br>2차세안은 필요가 없다.  <br><br>18.식염수를 사용한다. 세안 마지막에 식염수를 세면대에 부어서 <br>세수를 하기도 하고 화장솜에 푹 젹셔 팩을 하기도 한다. 정말 시간이 없으면 그냥 닦토로 사용한다. <br>만든 스킨으로 7스킨을 하고 알로에도 두둘겨서 바르면 끝. <br>조금 모자란 느낌이긴 하지만 건조한 느낌은 아니다.   <br><br><br>19.쌀뜨물도 가끔 사용한다. 얼굴이 밝아지는 느낌이 든다.  <br><br> 20. 실수로 약 받아오느 시기를 놓쳐서 약을 먹을 수 없다고 해도 <br>지금은 그렇게 불안하진 않다. <br><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