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ㄱㅇ은 어릴적부터 기가 강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고 자랐다.</div> <div> </div> <div>오죽했으면 옆집사는 무당이 접신에 방해된다며 어린아이에게 패악질을 해댔을까.</div> <div> </div> <div>비단 그 무당뿐 아니었다. 꽤 미신을 잘 믿었던 ㄱㅇ은 점이나 사주를 연례행사처럼 다녔는데</div> <div> </div> <div>한결같이 "기가 쎄서 잡귀가 붙진 않겠구만" 소리를 해대는 덕에 ㄱㅇ은 스스로도 나는 기가 쎄다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div> <div> </div> <div>그래서 일까 ㄱㅇ은 귀신은 존재한다고 철썩같지 믿었지만 귀신은 커녕 가위조차 눌려본적이 없었다.</div> <div> </div> <div>난 너무 기가쎄서 평생 그런일은 겪지 않을거 같아 라고 생각하고 살았다.</div> <div> </div> <div>최소한 그날 그사건 이전까지는</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 </div> <div>ㄱㅇ은 부산에 적을 둔만큼 전형적인 경상도의 무뚝뚝한 남성이었지만 여자친구에게만은 꽤나 다정다감한 남자였다.</div> <div> </div> <div>여자친구를 따라 무일푼으로 경기도까지 올라온 것만 봐도 ㄱㅇ이 여자친구를 얼마나 아꼈는지 알수 있으리라.</div> <div> </div> <div>ㄱㅇ의 여자친구는 ㄱㅇ보다 4살어린 갓 대학교를 입학한 새내기였다. 하지만 이런 저런 사정이 좋지 못하여 등록금은 학자금 대출로</div> <div> </div> <div>겨우 해결하였지만 하루하루 먹고살기 바쁜 처지였다.</div> <div> </div> <div>여자친구를 무사히 학업에 전념하게끔 하고 싶었던 ㄱㅇ은 경기도에 위치한 공단에서 야간조 고정으로 일하며 악착같이 돈을 벌었다.</div> <div> </div> <div>그런 모습이 고맙고 안쓰러웠는지 방값이라도 아끼라는 마음에 여자친구의 어머니는 같이 살기를 권유했고</div> <div> </div> <div>눈치는 보이지만 현실적인 이득을 위해 기꺼이 그러기로 했다.</div> <div> </div> <div>거취지만 바뀔뿐 밤에 일하고 낮에는 잠드는 그런 생활에 변화는 없었다.</div> <div> </div> <div>사건이란 변화없는 생활에 일어나기 때문에 사건인 것이다.</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기가 강하다. 라는것은 비과학적이고 설명하기 묘한 추상적인 기운이 많다라는 뜻이겠지만</div> <div> </div> <div>그것과는 별개로 ㄱㅇ에게는 또 다른 특이한 점이 있었다.</div> <div> </div> <div>오감을 넘어선 육감. 식스센스라고도 불리며 일반적으로 촉이라고 하는 그 무엇인가가 꽤나 잘 맞아떨어졌다.</div> <div> </div> <div>아주 사소한 내용이지만 꿈에서 미리보는 예지몽부터 뒤집어 보지도 않은 카드의 그림이 무엇인지 알아차리는것까지</div> <div> </div> <div>정말 무쓸모한 경우가 많은데다 임의적으로 컨트롤 할수 있는 능력도 아니고 어떤 조건이 갖추어야 발동되는지도 몰랐지만</div> <div> </div> <div>확실한건 ㄱㅇ은 촉이 꽤나 뛰어난 편이란 것이다.</div> <div> </div> <div>주변사람들이 시덥잖은 그 능력을 마주하곤 어떤느낌이냐 라고 물을때마다 ㄱㅇ은</div> <div> </div> <div>"글쎄 특별한 느낌은 아니고 정보? 같은게 등쪽으로 몰려서 척추로 들어오는 기분" 이라고 표현했다.</div> <div> </div> <div> </div> <div>그래, 그날도 그랬다. 아니 조금 달랐다.</div> <div> </div> <div>잠에서 깨자마자 등쪽이 시큰거리더니 금방이면 없어질 그 오싹한 기분이 몇시간이 지나도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div> <div> </div> <div>ㄱㅇ은 그날을 떠올릴 때 마다 역시 출근하는게 아니었다 라고 생각했다. 통장에 10만원만 더 있었어도...</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