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울의 한 대학에 다니는 졸업을 앞둔 학생이다.<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하지만 5년에 걸친 학교 생활에서 얻은 경험이 무색하게도 나는 취업준비를 하며 학점을 꽉 채워넣는 우를 저질렀고, 다른 과목은 어찌어찌 받아내었으나 마지막 한 과목, 흥미본위로 넣은 통계학 관련 전공 하나가 발목을 붙잡았다. </span> <div><br></div> <div><br><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실낱같은 희망이라도 가져보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마치 모 웹툰의 표현처럼 제우스 신이 된 것마냥 벼락을 쳐보았으나, 막상 기말고사 시험장에 도착해서 시험지를 보았을 때, 내 머릿속에 들어있던 아노바, 랜덤 샘플링, 일원배치법 등은 게슈탈트 붕괴를 일으키며 고통의 심연 속으로 사라져갔다.</span></div> <div><br></div> <div><br><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문제지를 배부하는 시간 2분, 오탈자 수정 1분, 그리고 수능 수리영역 마지막 문제를 -1, 0, 1 중에 하나로 골라서 찍는 것처럼 어딘가 찍을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는데 걸린 시간이 5분. 야속하게도 통계학의 문턱은 게으른 자에게는 너무 높았고 시험 시간은 아직 한 시간 하고도 52분이 남아 있는 상태었다. 무언가 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싶어 한동안 시험지를 더 뒤적거렸지만 몇 번을 뒤집어 봐도 시험지에 적혀 있는 문제는 바뀌지 않았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퇴실 가능 시간을 얘기해주진 않았지만 2시간 시험이먼 암묵적으로 50분은 더 있어야 하나둘씩 사람들이 나가게 되리라. 그 때까지 뭘 할까. 교수님에게 편지를 쓸까.셀프 오목을 둘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찰나.</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옆에 앉아 있던 내 후배가 나를 쳐다보며 씨익 웃었다. 그의 웃음과 함께 역시나 백지로 남아있는 녀석의 시험지를 보며느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 이 새1끼도 어제 밤새 롤을 했구나.</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그 때, 그 녀석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예상치 못한 움직임에 당황한 듯한 조교의 얼굴과 시험을 치던 80여 명의 시선을 받으며, 녀석은 당당히 중앙 통로로 걸어가 자신의 이름 외에는 순백으로 남아있는 시험지를 제출하고 뒤돌아 나왔다. </div> <div><br></div> <div><br></div> <div>이심전심, 불립문자라고 했던가. 나를 보며 희미하게 웃는 그의 미소에서 나는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수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 '날 기억해줘!!' </div> <div><br></div> <div><br></div> <div>매드 맥스를 보진 않았으나, 찰나의 순간에 나는 느꼈다. 이 상황에서 어떤 대답이 나와야 하는지는 말해 무엇하겠는가. </div> <div>나 역시도 마주 웃으며 '기억할게!!' 를 외치고는 당당히 자리에서 일어나 백지를 제출하고 나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시험장을 나와 녀석에게 물었다. '왜 그랬냐?' </div> <div>그 녀석의 대답은 '형도 못쓰고 있길래 용기가 필요할 것 같아서' 였다.</div> <div><br></div> <div>역시 그 놈은 뼛속까지 정글러였다.</div></div></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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