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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바보=?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1-08-22
    방문 : 2070회
    닉네임변경 이력
    회원차단
    회원차단해제
    게시물ID : animation_208483
    작성자 : ∑바보=?
    추천 : 17
    조회수 : 614
    IP : 183.101.***.125
    댓글 : 16개
    등록시간 : 2014/03/11 17:35:10
    http://todayhumor.com/?animation_208483 모바일
    [스압?] 내 개인정보와 오장육부가 완전 수라장.lightnovel
     
     
    전에 말했던 대로 라이트 노벨화를 하여 들고 왔습니다!
     
    예고글 대로 제목은 '키노시타링고'님께서 올리신 [내 개인정보와 오장육부가 완전 수라장] 으로 했고, 예상치도 않게 'george.' 님께서 표지를 만들어주셔서 표지로 쓰게 되었습니다.(닉언급 죄송합니다)
     
    사실 예고글 쓸 때, 완전히 재미로 소설을 써볼 생각이어서 베스트 금지 옵션을 달고 싶었는데..핸드폰으로 글 작성 할 때 베스트 금지 옵션이 보이지 않더군요..낚였어...금지옵션 있다매...ㅠㅠ 라고 생각하며 올렸지만 설마 베스트나 가겠어 했는데 가버리더군요. 확인한 것도 집에 온 이후이고...
     
    제목과 표지의 퀄리티 보다 많이 떨어지는 글을 쓴 것 같아서 걱정이 됩니다. 아주 많이...흑..그래도 소재가 너무 재밌어 보여서 글까지 쓰게 됐네요. 그럼 일단 시작합니다~
     
     
     
     
     
     
     
     
     
     
     
     
     
     
    '얼마 전 카드 3사의 개인 정보 유출에 이어 이번엔 통신사에서 개인 정보가 대량으로 유출된 사실이 밝혀져…'
     
    개강 날, 학교에 갈 준비를 하며 켠 TV에서는 또 찝찝한 뉴스가 흘러 나왔다.
     
    "도대체가..."
     
    개인 정보가 털린 카드 3사 중 내가 사용하는 카드사는 두 곳. 그리고 통신사도 내가 사용하는 통신사.
     
    달갑진 않지만 내 개인 정보는 오늘도 불티나게 전 세계로 팔려나가고 있다는 거군.
     
    굳이 내 정보가 털린 것인지 확인하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는다. 세 곳에서 털렸으면 거의 확정적이겠지.
     
    그리고...
     
    "스팸 문자가 더 온다던지..전화가 더 온다던지 할 테니..."
     
    무엇보다 내가 그 사람들을 찾을 수도, 현 정부가 그 사건을 대대적으로 맡아서 해결해주리란 생각도 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포기하자니 뭔가 억울.
     
    에이 모르겠다..일단 학교 갈 준비나 마저 하자.
     
     
    오늘은 새 학기.
     
    옷도 힘줘서 입었고..로션, 향수..준비는 완벽하다. 집에서 학교 근처 지하철역까지 대략 40분 정도 걸리니 지금 나서면 대충 10시 30분쯤에 도착하겠군. 오늘은 11시부터 강의니까 30분 쯤 일찍 가서 동기들이랑 수다라도 떨면 되겠지.
     
    근처 지하철역까지 가는 마을버스를 기다리다 보니 지갑을 놓고 온 것을 알고, 다시 집으로 들어왔다.
     
    "어디다 뒀지..."
     
    방을 한참을 찾아도 지갑이 보이지 않는다. 이제 슬슬 나서야 하는데...
     
     
     
    그 때 -
     
     
     
     
    '딩동'
     
     
     
     
    "이 시간에 누구지?"
     
     
     
     
    나는 -
     
     
     
     
    '딩동'
     
     
     
    "네네 나가요~"
     
     
     
    그 문을 열지 말았어야 했다.
     
     
     
     
     
     
    오장육부 표지.jpg
     
     
     
     
     
     
    "후우...너 말이야..."
     
    11시 강의는 벌써 늦었다. 첫 강의니까 교수님께서 출석 체크를 하시지 않기를 빌 수밖에 없다.
     
    "코코라고 불러주세요 철수 씨!"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고...너 중국에서 왔다고..아니 그보다 여긴 어떻게 알고 왔..아니 너 진짜 누군데?!!"
     
    "중국에서 온 코코라고 해요!"
     
    "그건 아까도 들었어!! 그보다 너 한국말 엄청 잘하네?!"
     
    내가 지금 중국어로 떠드는 게 아니라면 아마 쟤가 한국어를 엄청나게 잘 하는 거겠지.
     
    "그리고 중국이라니? 왜? 왜 중국에서 날 찾아오는데? 그리고 만두 머리에 치파오만 입고 있다고 중국인이라고 할 셈이야?"
     
    "여기요!"
     
    뭔가를 건네준다.
     
    "주민..등록증 같은 건가?"
     
    중국어로 무언가 적혀있고, 코코의 사진이 있다.
     
    "그래..아무튼 네가 중국인이라는 건 잘 알았어. 날 찾아온 이유가 대체 뭐야?"
     
    "그건 아까도 말씀드렸고 처음에도 말씀드렸듯이..."
     
    "그럴 리가 없잖아 그럴 리가!! 대뜸 개강 날 아침부터 찾아와서 그런 말을 하는 여자가 세상에 어디 있어?!"
     
    "여기 있는데요?"
     
    코코가 방긋 웃으며 대답한다.
     
    "……."
     
    그래..
     
    "그건 그렇고..나 이제 학교 가야하는데..."
     
    "아, 그렇군요."
     
    뭘 그렇군요 야..덕분에 개강 첫 강의부터 놓쳤는데.
     
    일단, 코코를 집에 두고 나갈 수 없기에 같이 일어난다.
     
    "자, 일단 나가자."
     
    "네~"
     
    같이 현관까지 나와 신발은 신자,
     
    "다녀오세요~"
     
    "응, 다녀올게. 오늘은 강의 일찍 끝나니까 금방 올거ㅇ..."
     
    뭐?
     
    "그럼 점심이라도 미리 해놓을까요?"
     
    "나와 너도!! 뭘 당연한 듯이 인사를 하고 있어?!"
     
    "네??"
     
    "뭘 '네??' 야?!! 당연히 너도 나와야지!!"
     
    "저..정말요?"
     
    "그럼 이게 장난이게?! 너 같으면 생전 처음 본 모르는 사람을 집에 두고 나갈 수 있겠냐?!"
     
    "그치만..전 철수 씨를 아는데요...?"
     
    "뭐?! 아니 날 아니까 집까지 찾아왔겠지만 내가 널 모른다고 내가!!"
     
    그렇게 한참 실랑이를 벌이다가 결국 학교에 데려가는 것으로 타협을 했다. 학교에 있는 카페에라도 앉혀놓으면 되겠지.
     
     
    코코가 돈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교통비는 내가 해결 해주었다. 그리고 학교 근처의 역에 도착하여...
     
    "사람이 정말 많네요!"
     
    "뭐..근처에 대학교가 몇 개 있어서 유동인구가 많지. 거기다 이제 슬슬 점심시간이니까 학생들이 많이 나오기도 하고."
     
    후우..지금이 12시 20분이니까..1시까지는 시간이 조금 있네. 1시부터 2시 반까지 하는 강의를 들으면 오늘은 끝. 사실 그냥 집에 가서 푹 쉬고 싶다. 아침부터 심신이 이렇게 지치는 것도 힘들 텐데.
     
    "철수야! 학교 이제 오냐?"
     
    동기가 지나가며 말을 걸어왔다.
     
    "안녕~수업 다 끝났어? 일찍 가네?"
     
    "응, 오늘 9시부터 12시 강의 밖에 없어. 늦게 일어나서 밥도 못 먹고 나왔다. 후딱 집 가서 밥 먹어야지."
     
    "그려, 난 1시 강의라 슬슬 가봐야겠다."
     
    "그래 내일 보자!"
     
    "잘 가~ 코코 가자."
     
    동기와의 대화가 끝나고, 코코에게 말을 걸자,
     
    "아는 분이신가요?"
     
    "어? 응. 같은 과 동기."
     
    걔..아마 자취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떠넘길 수 있는 좋은 기회인가?
     
    "왜? 마음에 들어? 소개시켜줄까?"
     
    "네? 아뇨!!"
     
    강력한 거절이 돌아왔다.
     
    "전 철수 씨만 보고 한국에 왔으니까 다른 남자는 필요 없어요!"
     
    "그러니...?"
     
    하아...
     
    “그리고 아무리 철수 씨라도 그런 말을 하면 여 버릴지도 몰라요?”
     
    “응?!”
     
    자…잘못 들은 건가? 아..아니 잘못 들었겠지…. 설마 날…
     
    “거짓말이 아니랍니다? 헛소리하면 일 거예요?”
     
    하고 있어!! 당당하게 인다고 하고 있어!!! 방긋 웃으면서!!!
     
    “그..그러지 말고..가자!”
     
    “네~”
     
    죽인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다니..역시 뭔가 좋지 않은 이유로 날 찾아온...
     
    “어머? 전 정말로 철수 씨가 좋아서 찾아온 거예요?”
     
    “어?”
     
    “나쁜 생각 갖고 찾아온 게 아니라구요!”
     
    “그건 어떻게 알았는데?!”
     
    관심법인가?!!
     
    “철수 씨가 너무 얼굴에 티가 나게 생각하니까 그러죠!”
     
    “그래...?”
     
    설마 그렇겠지.
     
    “후후….”
     
    “아..아무튼 이제 조금만 더 걸어가면 학교니까, 빨리 가자.”
     
    “네~”
     
    “그리고 학교에 가서 나랑 강의실에 같이 들어갈 순 없잖아? 그러니까 카페에서 기다려 줄래?”
     
    “그런가요?”
     
    “응..아무래도 그렇지 않을까? 전공 수업이라 타 학과 학생들도 없고..우리 과가 인원이 많은 편도 아니라서 서로 많이 알아서 다른 사람이 있으면 금방 알아 볼 거야.”
     
    “으음...”
     
    “뭘 진지하게 생각하는 거야? 오늘 강의는 2시 반에 끝나니까..아니 첫 강의니까 아마 일찍 끝날 거야. 조금만 기다리면 되니까.”
     
    “알겠어요...”
     
    학교까지 걸어가면서 내 뒤를 졸졸 쫓아오는 코코. 이상한 애긴 하지만 조금 귀여울지도...?
     
    물론 집을 나서기 전에 만두머리와 치파오는 갈아입게 했다. 그런 복장으로 이 사람 많은 데를 걸어 다니면 시선은 시선대로 집중 될 거고, 무엇보다 그런 복장을 한 사람이 날 따라다니면 내가 창피하다.
     
    학교에 있는 카페에 도착하여 주스와 간단한 간식거리를 사주며 꼭 이 자리에 있으라고 당부했다.
     
    “다른데 돌아다니면 안 된다? 학교가 넓어서 길도 잃을 거고..교내에서 날 찾는 미아 방송이 안 나오게 해줘.”
     
    “네! 대신 꼭 일찍 오셔야 해요?”
     
    “응..그래 알겠어.”
     
    뭐..말이야 이렇게 했지만 사실 코코가 없어져도 나한텐 별로...가 아니군. 코코의 짐이 집에 있다.
     
    “후우...”
     
    내가 강의를 듣는 건물은 구석에 자리한 교육관. 가면서 동기들이나 선배들과 인사하며 강의실 앞까지 오자 시간은 12시 50분.
     
    “바로 들어가야겠네...”
     
    강의실에 앉아 있자, 곧 교수님이 오시고 강의가 시작됐다. 하시는 말씀들을 보니 역시나 강의에 대한 설명만 하고 금방 끝날 듯하다.
     
    그나저나..진짜 왜..아니 어떻게 코코가 우리 집을 찾아온 거지?
     
    첫 만남 자체가 신기할 따름이다.
     
     
     
     
     
    ‘딩동’
     
    “네네 나가요~”
     
    철컥-
     
    “누구세요?”
     
    “김철수 씨이신가요? 초면에 죄송하지만 저와 결혼해 주세요!”
     
    벨소리가 들려 연 문 앞에는
     
    “네?”
     
    “아! 나이는 제가 철수 씨보다 적으니까 말씀 편히 하셔도 돼요! 전 18살이고 철수 씨는 21살이잖아요?”
     
    누가 봐도 중국인 같아 보이는 소녀가 있었다.
     
    “누구세요?!”
     
    내 나이는 어떻게..아니 그것보다
     
    “저는 중국에서 온 코코라고 해요!”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아니 그게 아니고 여길 어떻게 찾아온 건데?!”
     
    “이래저래 알게 돼서 찾아왔어요!”
     
    “설명이 안 되잖아!!”
     
     
     
     
    라는 상황의 반복.
     
    도대체가 정체를 알 수가 없다. 그런 주제에 결혼하자며 달려든다. 이걸 기뻐해야 할지 도망 다녀야 할지...
     
    조별 발표를 할 조를 짜고, 강의 진행에 대한 설명만 듣고 30분 만에 강의가 끝났다. 일단..코코에게 가보는게 낫겠지...? 우리 집도 알고 있고, 돌려보내려고 해도 코코의 짐이 집에 있으니 일단 집에 같이 가야한다.
     
    카페에 도착하자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주스를 마시고 있는 코코가 있었다. 저렇게 있는걸 보면 천생 여자아이인데...
     
    “아, 철수 씨!!”
     
    “응..강의 끝났어. 가자 이제.”
     
    “네!”
     
    학교에 올 때와 마찬가지로 내 조금 뒤를 졸졸 쫓아온다.
     
    “아참, 철수 씨.”
     
    “응?”
     
    “그 강의, 여자들이 많네요? 아까 조를 짤 때도 같은 조에 여자가 두 명 있었고.”
     
    “아아 아무래도 교육학과다 보니까 남자보단 여자가 더 많지.”
     
    “여자가 많아요?”
     
    “응. 교육관련 학과들은 대부분 그래.”
     
    여자는 많지. 내 여자가 없을 뿐이고.
     
    “그 강의뿐만이 아니고 학과 자체에 여자가 많다는 거지요?”
     
    “그렇다니까.”
     
    “그 여자들, 전부 殺여버리겠...”
     
    “뭐라고?!”
     
    순간 무서운 중얼거림을 들은 것 같은데!
     
    “아뇨! 헤헤, 빨리 가요! 저, 배고파요~”
     
    자..잘못 들었을 것 같진 않은데 왠지!! 아까도 비슷한 소리를 했었고!!
     
     
    그 이후로 코코와 이런저런 대화를 하며 집에 도착. 얘기를 하면서 느꼈지만 코코는 나쁜 아이 같지는 않았다. 아까 중얼거린 것도 분명 내가 잘못 들은 거겠지.
     
    2시가 조금 넘었지만 점심을 먹지 않아서 점심을 먹자고 하니,
     
    “그럼 제가 해드릴게요. 저 요리 잘해요!”
     
    “그래? 그냥 시켜먹으려고 했는데.”
     
    “어머니께서 남자는 여자가 직접 해주는 요리에 약하다고 하셨어요!”
     
    “뭐..나도 나쁘진 않지만...”
     
    말은 이렇게 했지만 남중 남고를 나와 여자와 대화를 해본 거라곤 학원을 다니면서와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몇 번 정도가 전부인 나에게 여자가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준다는 것은 사실 매우 놀라운 것이었고, 당연히 처음이어서 기쁘긴 기뻤다. 정체를 모르는 여자애가 해준다는 것은 조금 마음에 걸리지만.
     
    어제 장 봐둔 식재료가 있기에 코코에게 그걸 쓰면 된다고 말을 해두고, 나는 거실로 와 TV를 켰다.
     
    부엌에서 요리를 하고 있는 코코를 흘깃흘깃 보며 TV 보기를 20~30분 정도. 다 되었다며 코코가 나를 불렀다.
     
    “다 됐어요! 김치찌개랑 계란말이, 고등어조림이예요!”
     
    “오? 요리 정말 잘하나 보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정말 맛있어 보이는 요리들이 차려져 있었다.
     
    “잘한다고 했잖아요~”
     
    “그래그래 미안해. 자, 먹자! 잘 먹을게 코코.”
     
    “네, 맛있게 드세요.”
     
    “진짜 맛있네!”
     
    “입에 맞으세요?”
     
    “완전!”
     
    “헤헤...”
     
    빈 말이 아니고 정말 맛있다. 내가 해먹는 것과는 수준이 다른 맛이었다.
     
     
    “우와 배불러. 진짜 잘 먹었다.”
     
    간만에 점심을 맛있게 먹어서 그런지 밥을 세 그릇이나 먹었다. 코코는 한 그릇도 안 되는 양을 먹고는 식탁에 앉아서 반찬을 집어주며 내가 다 먹을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그릇을 치우고 설거지를 하려하자 코코가 설거지도 자신이 한다고 나를 말렸다.
     
    “아냐, 쉬고 있어. 점심도 해줬고, 어디서 왜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코코도 일단은 손님이니까. 손님한테 설거지까지 시키면 내가 미안해서 그래.”
     
    “그..그래도...”
     
    “괜찮다니까?”
     
    “그렇게 말씀하신다면...아! 그럼 혹시 컴퓨터 좀 써도 되나요?”
     
    “응, 저기 TV 옆에 있어.”
     
    “감사합니다~”
     
    “아냐, 그럼 설거지 금방 끝내고 커피나 한 잔 마시자.”
     
    “네!”
     
    설거지를 하면서도 코코 쪽을 몇 번 살폈지만, 정말 앉아서 컴퓨터만 했다. 타자를 열심히 치는 것 같은데..이메일이라도 보내는 건가?
     
     
    설거지를 끝내고 코코와 커피를 마시며 대화도 하고, TV를 같이 보기도 했다. 내가 무엇이든 할 때 코코는 항상 내 옆에 붙어서 도움을 주었다. 물을 떠다 주기도 했고, 흘리면 휴지를 가져와 닦아 주기도 했다.
     
    정말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자라는 것만 빼면 이런 여자 친구를 갖고 싶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이래저래 시간을 때우다보니 벌써 5시 반을 넘고 있었고, 그 때 코코가 저녁 장을 봐오겠다며 나설 채비를 했다.
     
    “아니,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괜찮은데.”
     
    “아니에요, 혹시 못 먹는 음식 같은 건 없으신가요?”
     
    “못 먹는 음식?”
     
    “네. 예를 들면..위가 약해서 매운 걸 잘 못 먹는다던지 이런 거요.”
     
    “아니 딱히 없어. 오히려 너무 건강해서 탈이지.”
     
    “너무?”
     
    “응. 처음에 군대 때문에 신체검사 받기 전에 군대 가기 싫어서 어디 아픈데 없나 하고 병원에서 종합 검진을 받은 적이 있거든.”
     
    “결과는요?”
     
    “뭐..간수치 정상, 혈압 정상, 맥박 정상, 혈당치 정상, 콜레스테롤 수치 정상 등등...”
     
    “콩팥이랑 심장은 아무 문제없겠네...그러고 보니 철수 씨는 담배도 안 피우네요?”
     
    “응.”
     
    “그럼 폐도 깨끗하겠네..♡ 술은요?”
     
    “술은 좋아하긴 하는데 한 번 마시면 너무 많이 마시게 돼서 내가 자제하는 편이지.”
     
    “간도 매끈매끈♥ 안경도 안 쓰시는 것 보니 눈도...”
     
    “응. 양 쪽 다 1.5야.”
     
    “각막도 좋고..아참 혈액형은요?”
     
    “O형인데...”
     
    “피까지 너무나도 완벽해요 철수 씨♡”
     
    “뭐..뭐가??”
     
    “아무 것도 아니에요.”
     
    “으..응 그래...그런데 그런 건 왜 물어봐..?”
     
    “전부터 저희 집안은 남편을 들일 때 신체가 아주 건강한 사람들만 받았거든요. 제 아버지도 아주 건강하시구요! 그럼 장 보러 다녀올게요~”
     
    “응...조심히 다녀와.”
     
    “네~”
     
    뭐지...왠지 내 오장육부의 상태를 파악당한 것 같은데...혈액형은 왜 물어본 거지? 설마 혈액형별 성격론 같은걸 믿는 건가?
     
    기분이 조금 미묘하긴 했지만..TV를 보며 코코가 돌아오는 것을 기다렸다. 그나저나 저 녀석 언제 나갈 생각이지? 아니 억지로 내쫓지 않는 나도 이상하지만 말 안한다고 생판 남인 사람 집에 저렇게 있는 것도 이상한 거 아니야?
     
    코코가 돌아와 중국식 요리들을 만들어주어 또 맛있게 폭풍 섭취. 요리는 정말 잘하는 것 같다. 점심때와 마찬가지로 설거지는 내가 하고, 차를 마시며 쉬던 중 잠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아침부터 너무 피곤했나?
     
    “후아암..아직..8시 반 밖에 안됐는데 왜 이리 졸리지...”
     
    “그럼 쉬셔야죠.”
     
    “응..아무래도 그래야겠다.”
     
    잠이 쏟아지는 정신을 겨우겨우 붙잡고 양치질을 하고 있을 때,
     
    “아, 그런데 철수 씨. 부모님이나 가족 분은 안계신가요? 집이 넓은데 혼자 사시는 것 같네요.”
     
    “…응? 아아..누나는 유학 가있고..아버지가 해외에서 일을 하셔서 어머니도 같이 나가계셔...그래서 혼자 있는 거지. 누나는 방학 때마다 돌아오고.”
     
    “그럼 한동안 혼자 지내는 건가요?”
     
    “응...”
     
    “어쩜 가정환경도 이렇게 완벽할까...”
     
    그렇게 양치질을 하고 나와 내 침대에 쓰러지듯이 누웠다. 코코에겐 아무 방이나 쓰라고 말을 해 두었다. 통장이라던가 그런 것들은 전부 내 방에 보관하고 있으니..방문을 잠그고 자면 아무 문제도 없겠지...라는 생각을 마지막으로 나는 잠에 빠졌다.
     
     
     
     
     
    털썩 -
     
    누군가 내 위에 올라타는 게 느껴져 잠에서 살짝 깼지만 왜인지 정신은 몽롱한 상태였다.
     
    “응...? 누구...”
     
     
     
     
    YunoYandereFace.jpg
     
     
     
    “후후..이렇게 젊은 여자를 두고 잠에 빠지다니..철수 씨도 순진한건가요 멍청한 건가요? 아니..아까 그걸 열심히 먹었으니 어쩔 수 없긴 하지만...”
     
    코..코코인가...?
     
    “몸도 그렇게 건강하고..건장한 청년인데 나한테 관심도 없다니..조금 상처 받았어요. 바로 검열삭제를 하자고 달려들 줄 알았는데...”
     
    할짝 -
     
    “그냥 내가 지금 검열삭제 해버릴까나...?”
     
    코코...? 검열삭제 라니...
     
    “그럼..잘 먹겠습니다♥”
     
    뭐?!
     
    “코..코코?!!”
     
     
     
     
    코코를 밀쳐내며 벌떡 일어났지만, 아무도 없었다.
     
    “뭐..뭐지??”
     
    분명...코코가 내 위에 있었는ㄷ...
     
    똑똑 -
     
    “철수 씨? 무슨 일 있나요?”
     
    “코..코코?”
     
    “네, 저예요. 아침을 준비하는데 절 부르시는 것 같아서...”
     
    문도 어제 내가 침대에 눕기 전에 잠군 그대로 닫혀있다.
     
    “아니..아무 것도 아니야...”
     
    내..내가 미친 건가...어제 만난 아이를 꿈에서...아니 내가 당한 거 잖...아니야..이것도 미친 거지...
     
    그보다 그거 꿈은 확실한 건가? 누군가 내 위에 올라타는 것은 확실하게 느껴졌었다. 하지만 당시에 워낙 몽롱한 상태여서 그것도 확신을 할 수가 없을 것 같은데...
     
    “오늘은 9시부터 강의지요? 지금이 7시 20분이니까 씻고 아침 드시면 시간이 딱 맞을 것 같아요.”
     
    “그래..? 알겠어. 금방 나갈게.”
     
    “네~”
     
    그리고 바로 방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놓여있는 책이나 옷 등은 어제 내가 봤던 그대로 있는걸 보니 역시 내 꿈이었나?
     
    그나저나 어제부터 미묘하게 나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것 같은데...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얘기를 해서 이상한 것을 못 느꼈지만, 상당히 이상하긴 하다. 찝찝한 기분을 뒤로 한 채 씻고 나오자 식탁에는 또 식사가 차려져 있었다.
     
    “또 밥 한 거야? 아침정도는 내가 차려 먹고 가도 되는데.”
     
    “안돼요! 보나마나 대충 먹고 나가실 텐데 자꾸 그러면 몸에 안 좋아요! 아침은 든든히 챙겨 먹어야 해요.”
     
    “고마워.”
     
    라고 하며 의자에 앉다가 코코와 눈이 마주쳤다.
     
    “…….”
     
    껄끄러워서 눈을 바로 돌리고 말았다.
     
    “?? 왜 그러세요?”
     
    “아..아니 아무 것도 아니야...”
     
    “후훗...”
     
    “그..그럼 잘 먹을게.”
     
    “네, 많이 드세요!”
     
    식사하는 내내 민망함에 말도 없이 밥만 묵묵히 먹었다. 애초에 나는 그런 꿈을 꾸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할 정도로 낯짝이 두껍지가 않다.
     
    아주 조용했던 아침 식사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학교에 갈 준비를 하며 코코와 대화를 나누었다. 물론 눈은 마주치지 않고...
     
    “그..어제 자는데 불편한건 없었어?”
     
    “네, 덕분에요. 정말 편하게 쉬었어요.”
     
    “그래? 그건 다행이네. 그런데..이제 슬슬..어떻게 할지 얘기해보지 않을래...?”
     
    “네? 어떻게 하다뇨?”
     
    “계속 우리 집에 있을 수도 없잖아? 그..정말로 나를 왜 찾아온 건지도 모르겠고...”
     
    “아이참, 그건 어제 말씀 드렸잖아요!”
     
    “그게 진짜라고??”
     
    “네!”
     
    “하아...”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 믿어주던 말던 하지...
     
    “정말 못 믿으시겠어요?”
     
    “그럼 그 말을 어떻게 믿니...”
     
    “저..철수 씨를 만나려고…”
     
     
    그 때 -
     
     
     
    딩동’
     
     
     
    다시 벨이 울렸다.
     
     
     
     
    끝!!
     
     
     
     
    마..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하지...아무튼 한 화를 가지고 쓰려고 하다 보니까 사건들을 많이 넣기가 힘들더라구요ㅠㅠ 그래서 글이 너무 평탄한...그게 글 재주 없는 제 한계겠지만...
     
    그래도 기대해주셨던 분들과 도움을 주신 분들, 재미없더라도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려요 헤헤...
     
     
     
    여러분들의 간도 매끈매끈♡하신가요?
    ∑바보=?의 꼬릿말입니다
    으앙 민망해

    역시 이런건 능력자들만 하는 건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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