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맨날 괴롭힘 당하는 애가 있었다.</div>집은 찢어지게 가난하고 <div>아버지가 개장수였고</div> <div>어머니는 안계셨고</div> <div>형제자매는 잘 모르겠는데</div> <div>키도 작고 얼굴도 까맣고 볼품도 없는 애가 있었다.</div> <div>소극적이고 말수도 적고 공부도 싸움도 운동도 못했다.</div> <div>딱 괴롭히기 좋고 왕따 시키거나 놀려먹기 좋은 애였다.</div> <div>근데,  얘가 어떻게 지냈냐면</div> <div>소위 말하는 빵셔틀을 시킬려고 했는지 잘모르겠지만 학교에서 제법 잘나간다는 애가 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div> <div>하루가 멀다하고 괴롭힌건 아니었지만 일부러 불러내어 애들 보는 앞에서 쫑크를 주고 개냄새가 난다며 놀리고 지나가며 이유없이 뒤통수를 때리곤 했다.</div> <div>의외로 그게 그렇게 오래 가진 않았다.</div> <div>내 살다살다 그렇게 악바리는 처음봤다.</div> <div>원래 악바리였는지 마음을 먹은건지는 모르겠지만,</div> <div>그 싸움잘하는 애들과 싸우기 시작했다.</div> <div>매일 옷에는 피칠갑이었고 얼굴은 퉁퉁 부어있었지만 단 한번도 걔가 졌다고 느낀적이 없었다.</div> <div>첫시발점은 잘나간다는 애가 걔가 대답을 안한다는 이유로 주먹으로 얼굴을 정통으로 때렸을때였다.걔는 넘어졌고 다시 일어나더니 덤벼들었다.</div> <div>처음이었다. </div> <div>걔는 주먹이 쌔지도 않았다.</div> <div>그냥 의자를 들어 던지고 책상이고 뭐고 손에 잡히는건 다 집어던졌다.</div> <div>문제는 파워도 없었고,위압적이지도 않았다. 그냥 미친놈 같았다.</div> <div>싸움잘하는 불량한 애는 요리조리 피하거나 몇번를 맞으면서도 그애를 발로 걸어 넘어뜨리고 주먹으로 배며 얼굴이며 인정사정없이 때렸다.</div> <div>맞는 애는 절대로 누워있지 않았다.</div> <div>맞으면서도 발악을 하고 맞주먹질을 하고 </div> <div>도저히 안되겠다 싶으면 밖으로 도망갔다.1층이었는데 창문을 넘어 운동장으로도 도망갔다. </div> <div>절대로 가만히 맞으면서 누워있지 않았다.싸움을 절대로 끝내지 않았다.</div> <div>혼자서 <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피투성이는 되었지만 구경꾼과 시비건 대상의 눈에도 </span><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걔는 단 한번도 이긴적도 진적도 없다. </span></div> <div>여러차례 이런 싸움을 했다.</div> <div>싸움때문에 우당탕거리는 소리가 거의매일 들렸다.계단으로도 도망가고 또 갑자기 휙돌아서 발로차고 도망가고..</div> <div>구경하면서 웃는 애들도 꽤 많았다.</div> <div>소문이 나면서 불량한 친구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시비를 걸었다.자존심이 상했겠지. 자기들에게 대드니깐.</div> <div>어쨌든간에 결국 두달 안되어서 걔를 건드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요즘말하는 '짱', 부산에선 '통'이라고 했다.'통'마저도 걔에겐 아무런 말도 못했다.오히려 친해지려고 말도 싹싹하게 걸어주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나중엔 좀 친해지긴 하더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그당시엔 상도라이에 '통'보다 더 무서운 아이였다.역시 독한놈이 제일 무섭다고 생각했다.</span></div> <div>나이를 좀 먹게 되고 지금 생각해보면 대단한 아이였다.</div> <div><br /></div> <div><br /></div>